나의 운명, 나의 기도 저녁 미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아기를 안은 한 엄마가 성당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자기 얼굴의 반은 차지할 것 같은 큰 눈을 껌뻑거리는 그 콩만 한 녀석이 얼마나 예쁘던지 나는 그 녀석이 등장한 뒤로는 도무지 미사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미사가 끝나고 제의를 벗고 있을 때 누..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1.12.25
인간관계 로마에서 교회법을 공부하고 있는 신부님, 수녀님들의 개강 모임을 준비하기 위해 전화를 돌리고 있었다. 먼저 수업 시간이 어떻게 짜여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우르바노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P신부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P신부님, 여름 동안 잘 지내셨나요? 한국외방선교회..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1.12.25
칭찬합시다. 금요일 저녁 성체 현시, 여느 때와는 달리 이제 막 서품을 받은 서른 정도의 젊은 이탈리안 신부가 오르간을 연주하면서 성가를 불렀다. 훤칠한 키에다 잘 생긴 얼굴, 거기다 노래 부르는 솜씨마저 예사롭지 않은 그 친구가 내게 이렇게 이쁘게 보일 정도니 하느님 보시기에는 어..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1.12.25
[스크랩] 너무 깊이, 너무 오래 감추지는 마세요 깜뻬체로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뭐든지 미리미리 준비해 두는 편이라서 실제 떠나는 날은 아직 일주일 이상 남아있는 데도 이미 준비모드에 돌입했습니다. 옷장 속에 보관 중이던 여행 가방을 꺼내서 먼지를 털어내다가 그만 마시고 있던 커피를 잔뜩 쏟아..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1.12.22
주님은 신발 밑창이구나 10월 30일 새벽 3시, 매섭게 몰아치는 찬바람 속에 산을 올랐다. 함께 길을 나선 친구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모두 맨발이 되어 날카롭게 깨진 돌들이 뒹구는 돌산을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며 조용히 걸어 올라갔다. 발바닥이 너무 약한 것인지...... 내게는 너무 고통스럽..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1.12.20
☆ 목걸이 - 참신한 의외성 지난봄부터 시작됐던 것 같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확실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무튼 지난 봄 언젠가부터 목걸이가 그렇게 하고 싶어졌다. 그때까지는 남자들이 장신구를 하고 다니는 것에 오히려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내 자신에게도 약간은 의외였다. ..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1.12.20
종교인과 신앙인 “여보세요? 선생님, 혹시 ‘시튼 피정의 집’ 앞에 차량 주차하셨습니까?” “네, 그런데요?” 차량 소유자의 목소리가 약간 신경질적으로 들린다. 아마 주차한 차를 빼달라는 귀찮은 전화로 생각한 모양이다. “아예, 라이트를 켜놓으신 채로 주차해 놓으신 것을 행여 모르실까 ..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1.12.18
열공하시오, 열반하겠소. 거의 한 달 동안 시험을 치르느라 수업을 안 듣다가 2학기가 시작되어 다시 강의실에 앉아 있자니 영 적응이 안 되고 있다. 특히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6, 7, 8, 9교시, 학생들은 듣던지 말던지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그저 혼자서 라틴말 반, 이탈리아말 반씩 섞어 중얼거리시는 할아..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1.12.17
성지순례 5 - 사랑 순례 가족 중에는 가톨릭 신자가 아닌 분이 두 분 계셨다. 한 분은 개신교 신자였고 또 다른 한 분은 불교 신자였다. 하지만 이 두 분은 다른 신자 분들처럼 하루도 빼지 않고 미사에 참석했고 그 밖에 다른 일정에서도 참으로 헌신적으로 봉사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특히 ‘석..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1.12.17
성지순례 4 - 천사 당신은 천사의 존재를 믿는가? 나는 천사의 존재를 믿는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당신의 천사가 될 수 있음을, 또한 당신이 나의 천사가 될 수 있음을 믿는다. 전날 성모님이 지상에서의 마지막 날들을 보내셨다고 전해지는 생가 터에서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일정을 .. 강론 말씀 (가나다순)/최 강 신부님 2011.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