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묻힌 보물/책에서 옮긴 글

주님의 자비로 얻는 구원 / <벼락을 맞았습니다.> 중에서

김레지나 2018. 10. 10. 20:12

<벼락을 맞았습니다>  p.157

 

  하지만 제가 거기 그렇게, 의료진이 아닌 구급대원들 틈에 둘러싸여 누워 있었지만 의사들 중 아무도 제게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마치 숯에 탄 고깃덩이처럼 누워 있는 것을 보고는 이미 치료가 늦어 생명을 구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치료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에게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 순간, 모든 사람들로부터 완전히 버림받은 느낌이 뼛속 깊이 와 닿았습니다. 비록 거기엔 의사나 간호사와 같은 의료진들이 많이 있었고 환자들을 비롯해 많은 이들로 붐볐지만 말입니다. 고립무원의 처지에 있는 저를 아무도 받아주지 않으니 화도 났습니다.

  그렇게 화가 나 있을 때 저는 갑자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보았습니다. 그분께서 저를 굽어보시며 저를 위로하기 위해 제 머리에 부드럽게 손을 얹으셨습니다. 그 순간 저는 헛것을 보았다고 생각하고는 눈을 감았는데 다시 눈을 뜨자 여전히 우리 주님께서 제게 몸을 굽히고 계셨습니다. 그분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제게 들렸습니다. "나를 보려무나. 네가 이제 죽어가고 있으니 나의 자비를 구하고, 나의 자비에 네 바람을 드러내 보이거라."

  이 소리를 듣자 "도대체 지금 자비, 자비에 대한 바람이 무슨 소용이야? 내가 무슨 나쁜 일을 했다고? 내게 왜 자비가 필요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이유나 의미를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양심이 완전히 무뎌진 까닭입니다.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지요. 이미 양심이 없었습니다!

 

(중략)

  죽음을 확신한 가운데 제가 마지막으로 한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하느님 맙소사! 현재 내 은행 잔고는 마이너스 상태인데 내 장례비를 어디서 구하나?'

  이것이 양심을 상실하고, 하느님을 잃어버린 사람의 생각이며 말입니다.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생각과 순간을 세상의 시시콜콜한 것들에 써버리고, 영생이나 영혼의 미래나 주님의 제안과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는 그런 사람의 사고방식입니다. 이처럼 자신을 거룩한 사람으로, 성덕을 다 갖춘 사람으로 여기는 즉시 그는 지옥의 길로 미끄러지거나 지옥으로 빠지는 데 일조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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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지나 수다 - 저자의 임사체험들에서 우리 양심을 때리는 조언들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우리의 마지막에 오셔서(큰 죄인이었다는 저자에게도 오셔서) 당신의 자비를 청할 것을 (간절하고 부드럽게) 부탁하셨다는 이 장면은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모른다.

  주님의 자비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우리의 공로가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부족함이 있다. 정말이지 우리의 보잘것없음과 부족함을 깨달아 알아서 오직 주님의 자비에 우리의 구원을 기대려는 믿음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참 고마운 약속이고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