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묻힌 보물/책에서 옮긴 글

자신을 위한 자선 / <벼락을 맞았습니다> 중에서

김레지나 2018. 10. 10. 01:30

  저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생필품이나 옷 또는 필요하겠다 싶은 많은 물품을 매우 자주 전해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단 한 번도 저 자신을 내어 놓는 사랑을 준 적은 없었습니다. 대신에 제가 얼마나 착한 사람인지를 보여 주고 인정을 받기 위해,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억지로 심어 주기 위해, 사회에서 최신 유행을 달리는 저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 그렇게 했던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는 매우 부유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제가 얼마나 선하고 자비로운 사람인지를 보여 주고자 했던 일이었습니다. 제가 베푼 자선으로 사람들의 입이 벌어지고, 저를 부러워하며 제게 감탄을 쏟도록 의도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부자였기에, 제게는 그 비용이 부담되지 않는 선물 공세로 가난한 사람들의 곤경과 가난함을 조종하려고 했으며, 또한 그들을 제게 유리하게 이용하려 했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그것을-대개는 공짜로 생긴 것이거나 남는 것들- 주었으니) 부탁인데, 저 대신 아이들 학교의 학부모 모임에 참석해 주세요. 제가 직접 참석해야 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모임에 갈 시간이 없어요."

  이런 식으로 저는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많은 선물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선물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어떤 조건이나 요구가 달려 있었습니다. 즉 저는 제가 원하는 대로, 필요에 따라 사람들을 부렸습니다. 제 마음대로 사람들을 조종했고, 그들은 제게 구속되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제가 매우 자비로운 사람이고, 착한 사람이며, 성녀라며 제 등 뒤에서 속삭였는데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전 매우 흡족해 하곤 했습니다.

  이처럼 저는 사회에서 좋은 인상을 만들었습니다. 아무도 그것이 거짓 이미지이며 사실과 다른 허상이라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벼락을 맞았습니다>-p.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