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쉴 짬이 도저히 없네요.
저를 바쁘게 한 일들 중 한 가지가 거동이 불편한 말기암 환우를 대신해 정보 검색하고 일처리를 대신해 주는 겁니다.
엄청 헤맨 끝에 알아낸 정보인데,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들에게 유용한 정보이겠기에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갑은 십여년 전에 남편과 이혼했고, 단독 친권자로서 아들 한 명을 키웠구요. 아들은 고등학교 1학년이에요.
남편은 연락도 안 되었고 양육비도 전혀 낸 적이 없대요.
그런데 갑은 여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요.
재산은 거의 없는데, 생명 보험에서 갑의 사망 시에 지급할 보험금이 수억이 된대요.
갑이 보험사에 문의해보니, 갑이 사망하면 이혼해서 연락도 없던 전남편이 친권자가 되어 아들이 받을 사망보험금을 다 가져갈 거라고 했대요.
그래서 수익자를 삼촌으로 변경해 두었대요.
그런데 삼촌도 갑이 받을 몫의 부모의 유산도 어영부영 나누어주지 않았다고 해요.
아들은 2년 후에 성년이 되어요.
이 경우에, 전남편이 갑의 사망 사실을 모르고 넘어간다면 굳이 삼촌으로 수익자 변경을 할 필요가 없어요.
왜냐면 사망 보험금 청구는 사망 사실 발생 후 3년 이내에 하면 되거든요.(보험사 문의해보고 확인한 겁니다. 2년에서 3년으로 변경되었어요.)
아들이 성년이 된 후에 엄마의 보험금을 청구하면 안전하게 일시불로 수령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그런 경우에 대한 설명을 보험사에 문의했을 때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은 거지요.
(자녀가 사망보험금 수익자인 경우에 상속세 면제 한도 내라면 세금을 안 내지만, 형제가 수익자인 경우라면 형제간 상속이라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카터라 통신에 의하면 10%~20%의 세금을 내야 한다고 합니다.) 만약 갑의 보험금이 5억이라면 자녀가 수익자일 때 세금이 없지만, 삼촌이 수익자라면 꽤 많은 세금을 냈어야 했지요.)
(만약 갑이 단독 친권자가 아니라 전남편과 공동 친권자로 되어 있다면 사정은 아주 복잡해지고, 소송 등의 절차가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가사 담당 변호사에게 의뢰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갑은 도로 수익자를 아들로 변경했어요.
보험사에 따라 다를지 모르지만, 거동이 불편한 환자라 보험사에 방문하기 힘들면
본인 계약 건에 한해, 수익자 변경이 전화로도 가능해요.
전화로 신청한 후에 두어 가지 서류를 팩스로 보험사로 보내주면 수익자 변경이 되지요.
서류는 인터넷 발급이나 동사무소에서 떼면 되는 것들이어요.
변경을 확인하려면 병원 팩스 번호를 알려주고 증권을 다 보내라고 해서 확인하면 돼요.
미성년 자녀를 사망보험금의 수익자로 바꾸면 특약에 가입할 건지 물어요.
(보험사마다 다르지만, 한화와 교보생명 등에는 양육 연금 지급 서비스 특약이란 게 있어요.)
- 양육연금지급특약 : 자녀가 보험금을 수령하지 못할 위험을 막아준다. 부모의 유고시 다른사람을 거치지 않고 자녀에게 직접상속되기를 바란다. 상속인을 자녀로 지정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 특약은 사망보험금을 한꺼번에 받을 수 없게 안전장치를 해 놓은 제도다. 아이들이 성장할 때까지 사망보험금의 50% 이상을 연금 형태로 나눠 받도록 했다
* 갑은 일부 보험은 특약 가입이 가능했고, 일부는 특약 기능이 없는 상품이었어요.
갑의 경우에는 보험액이 크기 때문에, 연금으로 지급될 금액을 보험금의 50%(최저로) 정했고, 나머지 50% 지급 시기를 자녀가 25세가 될 때로 정했어요.
- 보험계약을 할 때 아예 특약에 가입해두면 좋아요. 미성년 자녀가 보험금을 일시금으로 받아서 관리하기 힘들 테니까요.
(갑의 경우에 가입한 보험들의 보험사가 한 곳이었는데, 특약 가입된 상품이 어느어느 것인지 전화해서 문의할 때마다 달리 알려주더라구요.
사망보험 지급 파트 등에 전화해서 보험증권 번호 하나하나 따져서 정확히 알려달라고 요구하셔야 해요.)
그럼, 만약 갑이 한 달 내에 사망한다면,
갑의 아들은 2년을 기다렸다가 보험금 전액을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고( 이 경우 아들에게 신탁 상품에 가입해서 매월이나 매 년 얼마씩 지급 받을 수 있게 하라고 권할 수 있어요. 정하기 나름이어요. 부모가 설계해두고 유언해둘 수도 있어요. 하지만 성년이 되면 전액을 다 수령하지 못하게 막는 방법은 없어요. 다만 권할 수 있을 뿐이지요. 신탁 업무는 은행이랑 보험사 등에서 해요.)
혹은 미성년 시기에 가정법원이 친권자를 지정해주면 그 친권자가 아들 대신 보험금을 수령할 수가 있어요.
친권자는 연금특약에 가입된 보험금은 일시불로 받지 못하고 연금액만큼만 받을 수 있고, 일시불로 받게 되는 보험금은 일시금으로 수령이 가능해요.
친권자가 보험금을 잘 보관하고 있다가 아들이 성년이 될 때 전해주면 좋은데,아들의 보험금을 탕진해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요. 그걸 막는 방법은 없다고 해요.
보통은 이혼한 전남편이 친권자 신청을 할 수 있고, 전남편이 친권자로 부당하다면 갑의 형제 등 친척들이 이의신청을 해서 막을 수도 있어요.
예전에는 이혼한 전남편의 친권이 자동으로 부활됐었는데, 최진실 법 이후로는 전남편도 법원의 심사를 거쳐서 지정을 받아야 한다고 해요.
전남편이든 친척이든 갑의 사망 시에 분란이 생겨서 좋을 게 없지요.
전남편도 친척도 친권 행사를 하면 안 되겠다 싶은 경우에는 미성년 후견인을 지정해 두면 돼요.
미성년 후견인은 미성년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친권자로서 경제 관리 (정하기에 따라서는 양육도?)를 해주는 거여요.
만약 전남편이 나타나 양육을 맡겠다고 소송을 걸더라도 양육은 전남편이 맡아도 금전관리는 후견인에게 남아있을 수 있답니다.
후견인이 영수증 첨부 등의 절차를 거치게 하고 양육비를 지급하는 거지요.
갑의 주위에 아들을 위해 정직하고 안전하게 후견인 업무를 해줄 사람을 못 찾았어요.
그럴 경우에는 변호사를 후견인으로 선임하면 돼요.(비용이 그리 많지는 않아요. 사망 보험금 날리는 것보다는 훨씬 나아요.)
후견인 업무는 사망 보험금 청구와 관리, 예금 청구와 관리, 양육비 지급 등으로 한정해서 계약서를 작성하면 돼요.
선임 보수와 보수 지급 시기 등도 계약서에 명시해두어야겠지요.
언제 갑이 사망할지 모르기 때문에, 후견인 업무 착수금 조금과 업무가 발생했을 때 지급할 수임료를 따로 정해서 계약하면 돼요.
(환자가 변호사 사무실 방문이 힘들면, 메일로 계약서 조정하고 팩스로 서류 주고 받고, 계약서 원본은 등기로 보내고,
필요하면 환자의 의사를 밝히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보낼 수도 있어요.)
변호사 말고 일반인도 후견인이 될 수있어요.
변호사가 성실하고 정직하지 못하다면 일반인보다 못할 수 있어요.
(후견인이 미성년 자녀 대신 보험금 청구하는 역할만 하는 건 아니에요. 후견인이 보험금을 청구하고 후견인 통장으로 보험금이 지급돼요.
그래서 아주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면 보험금이 새나가게 되겠지요.)
미성년 자녀를 위한 보험금 청구권 신탁 제도가 있으면
문제 해결이 쉬워지는데,
세월호 사건 이후에 보험금 청구권 신탁 제도를 법제화하자는 여론이 있었는데,
올해 통과되지 않았다고 해요.
보험금 청구권 신탁은 미성년자 자녀가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청구권을 기관 등에 맡겨 유보해두는 거여요.
지정 후견인은 유언 공증으로 정해두면 돼요.
단순히 후견인만 지정하는 유언공증이라면 몇 만원 정도만 수수료를 내면 돼요.(80000원쯤??)
사망 보험금은 아직 지급이 안 된 재산이기에 상속 재산에 포함이 안 돼요.
그래서 재산가 산정할 떄 포함되지 않아요.
(상속 재산이 많고, 그에 관련한 유언공증을 하려면 재산액에 따라 공증비용이 달라져요.)
갑은 거동이 불편해서 출장 유언공증을 신청해야 했어요. (출장 공증은 비용이 추가되어요.)
공증 변호사는 따로 있어요. 후견인을 맡아줄 변호사와 공증 업무를 맡아줄 변호사가 따로인 거지요.
유언공증으로 미성년 후견인을 지정해두면 갑이 사망했을 때, 공증된 유언서를 들고 법원에 가서 후견인 등록을 할 수 있대요.
유언 공증을 하려면 증인 두 명이 있어야 해요.
친척이 아닌 사람. 유언으로 이해관계에 없는 사람. 심신 미약자가 아닐 것 등등 조건이 있어요.
증인은 기본 증명서와 주민등록 초본등을 제출해줘야 하고 신분증 도장을 지참하고 유언하는 장소에 참석해야 해요.
유언자는 가족관계 증명서 인감증명서, 신분증 도장이 있어야 하고요.
후견인의 기본증명서 주민등록 초본 등도 있어야 한대요.
공증 사무소에서 미리 서류를 보고 적합한 사람인지 검토를 해요.
유언공증으로 미성년 후견인을 지정해두면
큰 걱정을 덜 수 있겠지요?
(한 가지 더!!
갑의 경우에 국민연금을 넣은 지 10년이 안 되었어요.
갑이 인터넷 검색을 하더니, 본인이 사망하면 미성년 자녀가 19세 되는 성인까지 유족연금을 받고, 19세가 되면 남은 연금이 사라진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유일한 유족이 19세가 지나서 사망하면 연금 넣었던 걸 받을 길이 없다고 이해했던가 봐요.
그래서 어제 자동이체 해지를 하고 해약을 하는 절차를 밟고 있더라구요. 해약금도 없이 사라지는 돈이라고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었어요.
(자동 이체가 해지되면 계속 연체처리 되고 압류가 될 수 있고, 해약은 연금공단에 따로 신청해야 하는 거래요.)
제가 다시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전화 통화 하게 해서 '해약 사고'를 막았네요.
갑이 지금까지 납입한 연금의 원금은 500만원밖에 안 되는데,
지금 당장 사망한다면 유족이 받을 수 있는 원금은 매 월 202000원이라고 했어요.
유족연금은 자녀가 만 25세 되는 때까지 지급된대요.
5년만 받게 된다고 해도 납입금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아들에게 남겨주게 되는 거지요.
만약, 아들이 갑이 사망 시 24세라서 일 년만 유족 연금을 받게 된다면,
원금 500만원에서 기 지급된 연금액을 뺀 나머지 금액을 일시불로 받게 된다고 해요.)
(이상! 일주일 넘게 검색하고 전화해서 알아낸 정보였습니다.
알아본 사람마다 다 다른 해법을 제시하여서, 100% 정확한 정보라고 자신할 수는 없습니다.
비슷한 경우에 처하신 분들이라면 제가 말씀드린 정보를 힌트라고만 생각하시고 자신에게 맞는 해법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여 찾으시길 바랍니다.
특히 이혼한 자가 단독친권자가 아닌 경우에는 후견인 정하는 것만으로 간단히 해결되지 않고 더 복잡해집니다.)
이상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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