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따뜻한 시선 (양치기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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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따뜻한 시선
물 건너오신 명강사를 모시고 피정강의를 잘 듣고 있습니다.
매일 당일 복음으로 렉시오 디비나(聖讀)을 지도받고 있는데 참으로 은혜롭습니다.
강사 신부님께서는 매일 렉시오 디비나를 시작하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노력을 해보라고 초대하셨습니다.
①복음 구절 안에서 예수님을 찾으십니다. ②발견한 예수님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하십시오.
③예수님 안에 거룩한 휴식(sacred sleep)을 취하십시오.
④예수님이 되십시오. ⑤예수님을 따르십시오.
이어서 두 가지 성찰작업을 추가로 부탁하셨습니다.
①나를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얼굴 표정이 어떤 것인지 묵상하십시오.
②예수님께서 오늘 이 자리에 있는 내게 무엇을 바라시는지 생각해보십시오.
내려주신 지침에 따라 복음을 묵상하니 결실이 참으로 풍요롭고 새롭습니다.
하루는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셨는데,
마침 회당 안에는 악령 들린 사람 하나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를 유심히 바라보십니다.
마치 징그러운 벌레라도 바라 보는듯한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달리 예수님의 시선은
더없이 부드러웠고 따뜻했습니다. 한없는 측은지심과 연민으로 가득했습니다.
참으로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고귀하고 아름다운 창조주 하느님의 시선과 망가질 대로 망가진
한 비참한 인간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시선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악령 들린 사람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극단의 신성함 앞에 극단의 사악함이 굴복하기 시작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침내 참다못한 악령은 두 손 두 발 다 들고 소리 소리를 내질렀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마르코복음 1장 24절)
악령 들린 가련한 한 인간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측은지심으로 가득한 눈길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오늘 하루를 살아봐야겠습니다. 2천년 세월이 흘렀지만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그 옛날 바로 그 시선으로 오늘 나를 유심히 바라보고 계십니다.
그 옛날 회당 안 악령 들린 사람마냥 ‘뭔가’에 단단히 홀린 나,
하느님 아닌 엉뚱한 대상에 단단히 빠져든 나, 한 순간 자신을 통제 못해 언제나 돌아서서
크게 가슴 치는 나를 예수님께서 자비심 가득한 눈길로 내려다보십니다.
이 시대 또 다른 악령에 사로잡힌 나, 죽음의 문화에 깊이 빠져든 나,
극단적 세속주의와 편리주의에 사로잡힌 나, 배금주의와 소비향락주의에 젖어든 나,
여러 가지 중독증세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를 예수님께서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옛날 악령에게 외치셨듯이 오늘 나에게 외치십니다.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마르코복음 1장 2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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