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는 요 며칠 00 성지 근처 병원에서 지내고 있어요.
아~~ 을매나 아름다운 성지인지, 날마다 행복 또 행복합니다.
그제는 사랑하는 00 샘이 병원에 오셨어요.
같이 성지를 돌아보고 미사참례를 하고, 넘 행복했지요.
오늘은 근처 봉쇄 수녀원에서 미사참례를 했어요.
성당 오른편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어요.
"하느님, 이 성전에서 찬미소리 높이 울려퍼질 때마다
사랑으로 바쳐지는 우리 형제들의 희생을 늘 기억하시고
영원한 갚음과 함께 축복하소서."
쇠창살을 가리고 있던 커튼을 동그랗고 환한 얼굴의 수녀님이 젖히더니 미사가 시작되었지요.
우리는 수녀님들의 반대편에 앉았구요.
수녀님들이 맑고 높은 목소리로 성가를 부르시는데 얼마나 곱고 아름다운지요.
우리 편에서는 신부님의 옆모습이 보이고, 십자가 예수님도 옆모습만 보이는데,
'어머나, 예수님이 웃고 계시네.'
예수님이 미소 짓고 계시는 십자가상은 처음 보았어요.
수녀님들의 거룩한 봉헌과 찬양을 기뻐하시는 것 같았어요.
신부님의 성모승천 대축일 강론도 얼마나 얼마나 좋았는지요.
성모님 안에는 "하느님만이 계시다."그래서 그 어려운 선택을 하실 수 있으셨다.
하느님만이 계시도록 하려면 세상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
........ 어떤 사람에게는 죽음을 빨리 맞아야 하고.....
(긴 강론 말씀 옮기지못하겠어요. 단어들이 기억이 안 나요.^^)
신부님께서 십자가를 보시며 말씀하셨어요.
"예수님도 십자가 위에서 오직 하느님만이 당신 안에 계셨기 때문에, 00,0000 에도 불구하고 평화로운 모습일 수 있었다."라구요.
수녀님들은 강론 중간중간 까르르까르르 행복하게 웃으시고...그 웃음소리 또한 감동이었지요.
(같이 간 00 환우 언니는 창살을 보고는 마음이 아파서 미사 후에도 머리가 무겁더라고 하셨어요.^^)
수녀님들이 창살 앞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고 성체를 영하시는데,
즐거움이 가득한 맑은 소리로 "아멘" "아멘" 하시는 거여요.
하느님이 웃으시고, 예수님이 웃으시고, 온 세상이 기뻐할 노래소리 같았어요.
제 차례가 되었는데, 제 평생 그렇게 큰 성체는 처음이어요. 커다란 반쪽 성체를 모시고 자리에 들어왔는데,
'성부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성체성사를 세우시고 이렇게 우리와 일치를 이루고 싶으시구나. 이 보잘 것없는 허물투성이 사람을 전능하시고 아름다우신 하느님이 이렇게 만나주시다니... '
그저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씀만 드리며 울었어요.
옆자리의 00 샘은 감격해서 무슨 사연있는 사람처럼 아주 콧물까지 흘려가며 훌쩍이시더라구요.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인 줄 저는 알지요.
(떨어져 앉았던 00형제님은 초보 신자이신데, 미사 때마다 눈물이 난다더니만,
성체 모시고 또 눈물이 나더래요. 형제님은 신앙생활 오십 년 한 사람들보다 여러 면에서 낫더라구요. 제가 예수님께서 안아주시기 때문이라고 했지요.)
미사가 끝나고 두 분의 수녀님이 꼬마 복사에게
수고했다는 인사인듯 미소를 지어보이시는데
맑고 투명한 미소!!! 으앙~!! 아름다웠어요.
병원에 돌아와 아침을 먹고,
다시 성지에 갔어요.
00 형제님이 십자가의 길 기도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해서요.
00샘과 저와 형제님은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고
성지 안에 있는 성상들에 낀 이끼때를 닦았어요.
프랑스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떠나오셔서 선교하시고 신학교 학생들을 가르치시다가 돌아가신 성인 신부님상에 때가 끼어서
얼굴까지 흉하게 얼룩이 졌더라구요. 죄송스럽고 안타까웠어요.
어제 성지에 가서 00샘과 허브카페에서 빙수를 먹고 있는데, 비가 오더라구요.
'앗, 빗물로 성인상을 좀 닦으면 되겠다' 싶어서 냅킨을 왕창 들고서 성인상 얼굴이라도 닦으려고 했는데,
히히 제가 좀 짧아서리 손이 안 닿았어요.
놀랍게도 딱 그 순간에, 00형제님이 저를 발견하고 부르는 거예요.
00형제님이 두 성인 신부님 얼굴만 닦았어요.
하느님께서 00샘과 저의 작은 바람을 기쁘게 여기시고
도와줄 천사를 보내주신 거지요.
오늘은 00샘도 계시겠다. 00형제님 도움도 받을 수 있겠다 싶어서
병원에서 양동이랑 물통이랑 바가지, 의자, 수세미 등을 챙겨 갔거덩요.
두 성인 신부님을 닦고, 내친 김에 요셉성인, 소화데레서 성녀, 성모상도 닦았어요.
절로 마음이 뜨거워져서 "우리 나라의 신부님들, 신학생들을 위해 빌어주소서."등의 기도를 하면서요.
00형제님과 00샘이 넘 수고하셨지요.
저는 대충~~ 나이롱으로 닦는 시늉만 하고..^^
땀과 물로 흠뻑 젖은 00 형제님을 보니 으찌나 미안하던지...,
형제님이 "저 가끔 성당엥 가면 꼭 이런 일을 하고 싶었어요."하시지 않겠어요.
00샘을 터미널까지 모셔다 드리고
병원에 돌아와서 아이고아이고 끙끙 앓으면서도
사랑하는 00샘과 착하디 착한 00형제님과
아름다운 미사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 가득했어요.
또 하느님께서
"얘야 얘야, 성인상 닦을 생각을 하다니 기특하다만, 너 혼자는 어림없다. 그래도 내가 도울 사람을 보내주면 그래 한 번 해보렴. 일이 좀 커질 것인디 우짠디야~~...."하신 거잖아요.
어제 그 순간에, 일 초도 비켜가지 않고, 성인상 얼굴을 닦으려고 할 때 00형제님을 만났는지...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작은 수고를 크게 기뻐하시며 응원해주신다는 생각에 또또 감사!!!
진짜 행복한 하루였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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