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용 요셉 신부님
5월 31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신경심장학이란 현대의학이 있습니다.
신경심장학이란 뇌를 연구하듯이 똑같이 심장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신경심장학에 따르면 심장과 뇌는 서로 독립적으로 정보를 밀접하게 주고받으며 소통하는데,
두뇌의 판단에 따라 심장박동수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심장에서 보내는 특정 신호가 감정이나 인지 능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즉 화가 나서 심장박동수가 불규칙하다기보다
불규칙한 심장박동수가 그 사람을 불안하고 짜증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학자들은 그래서 심장박동수를 가장 이상적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정서를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즐거운 일을 상상해 보게도 하고, 명상을 시키기도 했으며,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한 상태로 휴식을 취해 보게 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일련의 실험들을 통해,
심장 박동 수를 가장 이상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순간은 ‘감사’의 정서를 느끼는 상태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편안한 휴식이나 심지어 수면 상태에 있을 때보다도
심장박동수의 변화주기를 더욱더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감사는 호흡과 심장박동, 혈압의 리듬까지 신체기능의 가장 적합한 상태로
변화되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내었습니다.
늘 옆모습만으로 사진이 찍히기를 원했던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볼 수 없는 눈을 버리고 푸른색 유리 눈을 끼워 넣고
정면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람이 헬렌 켈러입니다.
생후 19개월 심한 열병으로 장님, 귀머거리, 벙어리가 되었습니다.
일곱 살에 만난 설리번이라는 스승의 도움과 자신의 의지와 노력 끝에
마침내 헬렌 켈러는 이렇게 외칩니다.
“I.... AM....... NOT ..... DUMB”(나...는... 버...엉...어...리가... 아니...임...니다.)
또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만약 내가 이 세상을 사는 동안에 유일한 소망 하나 있다고 하면
그것은 죽기직전에 꼭 3일 동안만 눈을 뜨고 보는 것이다.
만약 내가 눈을 뜨고 볼 수 있다면 나는 나의 눈을 뜨는 그 첫 순간
나를 이만큼 가르쳐주고 교육을 시켜준 나의 선생 설리번을 찾아가겠다.
지금까지 그의 특징과 얼굴모습을 내손 끝으로 만져서 알던 그의 인자한 얼굴
그리고 아리따운 몸매 등을 몇 시간이고 물끄러미 보면서
그의 모습을 나의 마음속 깊이 간직해 두겠다.
다음엔 친구들을 찾아가고 그 다음엔 들로 산으로 산보를 가겠다.
바람에 나풀거리는 아름다운 나뭇잎사귀들, 들에 피어 있는 예쁜 꽃들과 풀들
그리고 저녁이 되면 석양에 빛나는 아름다운 노을을 보고 싶다.
다음날 이른 새벽에는 먼동이 트는 웅장한 장면,
아침에는 메트로폴리탄에 있는 박물관 오후에는 미술관 그리고 저녁에는
보석 같은 밤하늘의 별들을 보면서 하루를 지내고,
마지막 날에는 일찍 큰길가에 나가 출근하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들.
아침에는 오페라하우스. 오후엔 영화관에서 영화를 감상하고 싶다.
그러다 어느덧 저녁이 되면 나는 건물의 숲을 이루고 있는 도시한복판으로 나와서
네온사인이 반짝거리는 거리, 쇼윈도에 진열돼 있는 아름다운 상품들을 보면서
집에 돌아와 내가 눈을 감아야 할 마지막 순간에
나는 이 3일 동안만이라도 볼 수 있게 하여준 나의 하느님께 감사한다고 기도를 드리고
영원히 암흑의 세계로 돌아가겠다.”
왜 우리는 볼 수도 있고, 들을 수도 있고, 말 할 수도 있는데도
3일만 볼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헬렌 켈러만큼 감사할 줄을 모를까요?
어제는 어떤 자매에게 살아오면서 언제가 가장 행복했느냐고 물었습니다.
오랜 냉담 끝에 성당에 찾아갔고 무릎을 꿇었고 하느님께 기도를 했는데
그 기도에 대한 응답을 들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그 이후로 많이 변해서 이제는 주님만을 바라보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얻은 바로 그 날을 가장 행복한 날로 기억하지 못할까요?
감사가 좋다는 것은 신경심장학이라는 현대의학도 증명해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모님께서는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라고 노래하시며
당신의 비천함에 비해 너무나 큰 주님 사랑에 찬미와 감사를 올리십니다.
우리가 감사하지 못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교만 때문입니다.
저도 신학교 때 주님께 무언가 해 드리고 있다고 교만해 있을 때
며칠 단식을 하여 매우 고통스러운 상태에서 성체를 영하고 무릎을 꿇었을 때
가장 큰 행복과 감사를 느꼈습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말하고 느끼고 걸어다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더 가져야 당연한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하기 때문이고,
하느님을 알게 된 날이 가장 행복한 날이 아닌 것은
그 때 온전하게 무릎을 꿇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그 분 앞에 무릎을 꿇는 날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기쁜 날이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성모성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성모님께서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해 주시고 싶은 말은 이것일 것입니다.
“겸손하여라, 감사하게 될 것이다.
감사하여라, 그러면 행복할 것이다.
행복하여라, 그러면 찬미하게 될 것이다.
찬미하여라, 그러면 그 분 안에서 기뻐 뛰며 머물게 될 것이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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