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6년

빛이 어둠이 아닌지 - 13 - 어둠은 쓴맛에도 집착하게 해요.

김레지나 2016. 3. 29. 19:06

어둠은 간혹 쓴맛에도 집착하게 해요.

 

아는 언니가 자기를 괴롭히는 사람이 너무 미워서 기도를 했는데

가시관을 쓰시고 피를 흘리고 계신 예수님이 바로 눈앞에 보였대요.

그 순간부터 미움이 싹 가셨대요.

그건 정말 주님이 주시는 위로일 거예요.

또 아는 언니는 성체를 모시러 나갔는데

성합 안에 피가 고여 있는 게 보였대요.

겁이 나고 두려웠대요.

그 의미가 무얼까 아직도 잘 모르겠대요.

그것도 주님이 보여주시는 것일 거여요.

 

그런데, 이건 가정이어요. 그 언니들이 그랬다는 게 아니구요.

만약 그 언니들이 자기들이 본 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자기들의 영적 수준에 대해 자만하게 되어서

자꾸 그런 섬찟한? 환시를 보고 싶어한다면

그때부터는 어둠이 작용하는 거예요.

혹은 그런 끔찍한 장면이 자꾸 떠올라

평화로운 묵상을 방해한다면 어둠이 주는 거여요.

 

극단적인 예로

나주의 경우가 있지요.

그 자매는 예수님이 맞으신 채찍을 자기도 맞는다면서

상처 투성이의 다리를 보여준대요.

악이 피를 내게 했을 수도 있고, 자기가 자기 다리에 상처를 내었을 수도 있겠지요.

얼마나 끔찍한 일이에요.

그런 고통을 거룩하고 특별한 표지인 양 여기는 마음이 있으면

악이 그런 쓴 맛도 계속 주어요.

악이 자기도 원치 않는 기적을 일으키는 거지요.

원치 않는 것같지만 사실은 마음 속에 영적인 우쭐함이 반드시 있어요.

 

어떤 자매는

악령 들린 사람을 구마할 때

옆에서 구토를 자꾸 해요.

악령 들린 사람 대신 자기가 구토를 느끼는 거라고 해요.

또 어떤 자매는

누군가를 위해서 기도하면서

마음이 너무 아프고 숨을 못 쉴 정도로 힘들면

'하느님이 나를 도구르 쓰시고 있나?'하는 생각이 든대요.

이런 경우에는 글쎄요.

그런 쓴맛이 지나친 것같고, 계속 자기를 괴롭힌다면

무시하고 몰아내는 것이 좋아요.

하느님은 누구 대신 다른 누구를 괴롭혀서 선을 이끌어내시지 않아요.

괴롭고 싫은 느낌이지만 뭔가 특별하고 거룩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들은 무시하셔요.

그렇지 않으면 점점 더 자기가 대단한 사람인 양 교만해져요. 

단맛이 아니라 쓴맛이라 자기도 너무 싫으니까

하느님이 뭔가 뜻이 있어서 선물한 십자가라이려니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런 쓴맛도 어둠에서 온 맛인 거지요.

 

하느님께서는 자발적인 사랑에서 오는 희생을 기꺼워하시지

충분한 사랑도 없는 사람을 고문하면서 희생을 받아내는 분이 아니어요.

하느님은 당신을 '바르게' 전할 때 겪는 십자가는 허락하셔요.

영적 만족을 위한 특별한 쓴 맛은 주지 않으셔요. 어둠이 주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