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6년

빛이 어둠이 아닌지 - 12 - 어둠은 단맛에 집착하게 해요.

김레지나 2016. 3. 29. 18:50

어둠은 단 맛에 집착하게 해요.

 

단 맛을 자꾸 찾게 되고, 단 맛을 위해 기도하고 봉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심하게 들면

자기가 느꼈던 단맛, 계속 얻고 싶어하는 좋은 느낌이 어둠에서 온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좋아요.

 

이런 말들을 들은 적이 있어요.

"나는 기도할 때마다 찌리리 전류가 흘러. 여러분들도 기도를 많이 해봐. 나처럼."

"기도할 때 성령께서 같이 놀자고 침대를 흔들어줄 때도 있어."

"기도할 때 향기가 맡아지는데, 요즘에는 그런 향기를 맡을 수가 없어.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봐."

"나를 우습게 보지 마. 나는 탈혼상태에서 천사를 만난 적도 있어. 수도원장이 이렇게 성령봉사를 하고 다니는 나를 박해해.  내가 이렇게 좋은 일을 많이 하는데.....(이 분은 결국 수도원 나가셨어요.)"

"나는 영서를 써. 내 은사를 천주교에서는 지도해줄 분이 없어. 개신교에까지 가서 영서를 쓰는 은사를 공부해야하다니 슬퍼."

 

대대레사 성녀가 말씀하셨어요.

하느님께서는 신앙의 단맛만을 조르는 영혼들에게 마지못해 간혹 단맛을 계속 주시기도 하지만

몹시 언짢아하신다구요.

그 영혼들이 단맛에만 머물러 있고 집착하게 되면

점점 하느님 대신 악이 좋은 맛을 주어서 영혼을 망치려 들어요.

기도의 맛은 기도의 보상이 아니에요.

악마는 천사인 것처럼 나타나 탈혼 상태의 신비한 느낌까지 줄 수 있다고 해요.

영혼들은 좋은 기분, 좋은 말씀이니 당연히 성령께서 주신 줄 알지만

실은 악이 주는 단맛이라는 거지요.

 

내가 느낀 단맛이 내 영적인 욕심을 만족시켜주는 데서 그치는가.

내가 느낀 단맛이 다른 사람 앞에서 허세를 부리는 데 쓰였는가.

내가 느낀 단맛으로 다른 사람들의 영적 수준을 얕잡아 보게 되고 교만해지지는 않았는가.

내가 느낀 단맛이 영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단순한 단맛인가

(위로를 주는 것도 아니고 깨달음을 주는 것도 아니고, 진보를 하게 하는 것도 아니라면....)

잘 성찰해보아야 해요.

(영서의 경우, 내가 영서를 배워서 자신 말고 어느 누구에게 유익한 은사일 수 있는지 살펴보아야 해요.

 자기 만족이나 영적인 탐욕에서 그걸 배우고 싶어하지는 않았는지...

 영서를 쓰고 해석하는 일이 달다고, 그럴듯하다고, 좋은 말씀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서 빛에서 온 거라는 증거는 아니에요.)

 

영적인 단맛을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면

반드시 마음이 불편해져요.

하느님께서 주시는 불편함이지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하느님과 이웃을 위하는 순수한 마음으로만 이야기하라는 도우심이어요.

심한 경우에는 예수님께 퍼부어진 것과 같은 무관심이나 조롱을 감수하게 하시지요.

 

(함께 기뻐하고 함께 찬양하고 신앙심을 북돋워줄 수 있을 경우에는 말해도 좋아요.

하지만 듣는 사람들에게 그같은 유익을 주었다고 해서, 체험자가 말하는 행위가 순수하다고는 할 수 없어요.

체험자는 자기 이야기의 효과와 상관없이 자기 자신을 성찰해야 해요.

이야기 듣는 사람에게 은혜가 된 것이 이야기 하는 사람의 동기가 순수하다는 증거는 아니거든요. 

하느님은 부족한 대로 쓰시겠지만, 많이 받은 사람은 더 엄격한 심사를 받는 게 당연하잖아요.)

 

0 언니는 가끔 환시를 보셨는데,

하루는 "다 잘 될 것이다."라는 위로를 받으셨대요.

그런데, 그런 전적인 위로가 오히려 의심스러워서

상담을 해보시고는

악에서 오는 달콤함이라는 확신이 들어서

주님께 분별을 잘못할까 두려우니 환시 보는 은사를 거두어주십사 청하셨대요.

정말 지혜로운 분이셔요.

 

마음이 얄팍하고 요란하면

조용히 말씀하시는 진짜 하느님을 알아차리지 못해요. 

(단 맛을)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이 더 행복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