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5년

집에 온 지 벌써 한 달이 되었어요.

김레지나 2015. 12. 23. 20:55

성탄절에는 제가 집에 돌아온 지 한 달이 되는 날이네요.

아프고 바쁘느라 블로깅을 제대로 못했어요.

 

- 8개월 요양생활하던 짐이 집에 오니, 그야말로 이 짐들이 다 어디서 나왔지 싶게 많더라구요.

  집안 구석구석 냉장고 구석구석 쑤셔 넣느라고 한 사흘 꼬박 걸렸구요.

- 열감기에 또 덜컥 걸려서 어마무시하게 아프느라고 한 사흘 고생했구요.

-  아들 기숙사 짐이~~ 흑.. 군대 간다고 2년간 집에서 재워야하는지라, 또 구석구석 정리해놓느라 한 사흘~~

   이불 빨고, 옷 빨고, 자질구레한 문구류까지 다 정리하느라~~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 오랫동안 집을 비웠더니, 다육이들이 많이 죽고, 살아 남은 놈들도 비실비실, 잎 따고 물 주고, 닦고,

   여기저기 정리 안 되고 더러워서 요래조래 닦고 책장 정리하느라 한 사흘 무리했구요.

- 군대 가기 전에 없는 시간 겨우겨우 만들어서 사진관에서 가족 사진 찍었시유.

  속으로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 함시롱.

- 군대 보낼 짐 싸고, 아들 치과 진료, 은행 일, 핸펀 정지 등등,,, 하게 하는 것 돕고

   부대 가서 배웅하고~~ 완존 무리 무리~~

- 겁없이 배웅했더니 사흘 앓아 눕고. 한 열흘간 무릎 뒤에 혹이 생겨서 아팠어요.

  한의원 침치료 받고, 의사샘이 정형외과 가서 물을 빼야 한다고, 오래 갈 거라고 했어요.

  하루는 눈 뜨자마자

  "하느님 뜻 안에서 아팠어요. 근데, 넘 힘들어요. 하느님 뜻 안에서 이제 나으면 좋겠어요."라고 기도하고

  기분이 으짠지 나을 것 같더라구요. 침대에서 내려왔더니, ㅋㅋ,, 완존 멀쩡해졌어요.ㅎㅎ

- 차 사느라 알아보고, 이것저것 처리하느라 흐휴~~ 한 사흘 빡시게 바빴고.

- 같이 지내던 모니카 언니가 돌아가셔서 빈소 다녀오고, 슬픔과 충격으로 헤롱헤롱 한 사흘 헤맸고

   헤어지기 전 날까지 둘이 산에 놀러가고, 시골장 돌아댕기고, 오리 고기 먹고 했었는데,

   보름도 안 되어 갑자기 위독해지셨다더니, 세상을 떠나셨어요.ㅠㅠ

- 초임 학교 때 제자 둘이 기어이 오겠다고 우겨서 옛날 옛적 사진 찾아 놓고, 

   집 정리하고  만나서 수다 떠느라 이틀. 반갑고 고맙고 즐거웠어요.

- 미국 있는 동생이 쓴 글 같이 교정보느라 사흘

- 날마동 짬짬이 군대 카페 가서 편지 쓰고, 여기저기 정보 알아보고, 수료식 떄 갈라고 펜션 알아보고 예약하고

  필요한 물건 주문해서 택배 보내고~~ 아무 것도 모르는 채 보냈다가 뒤늦게 공부하느라 낑낑~~

  부모가 알아야 하고 챙겨야할 일들이 많더라구요.

- 얼추 급한 일들이 끝나고 몸은 계속 안 좋고, 배는 자꾸 불러서 숨을 깊이 못 쉬겠고,

  아들 수료식 때는 가고 싶은데 갔다가는 정말로 큰 일 날 것 같아 안 가기로 결정하고 나니, 기분이 꿀꿀하고,

  우울감이 덮쳐서 한 이틀 아무 일도 안 하고, 기도도 안 하고 퍼져 있었고.

- 오늘은 아침 먹고 하도 피곤해서 오전 내내 자고,.. 좀 나아진 기분으로 한의원 가야지 하고 

   남편한테 차태워달랬는데,(조금이라도 몸 아낄라공.ㅎㅎ) 오늘은 문 닫는 날이라네요.

 

- 그라다봉께 벌써 성탄절이네요. ㅎㅎ

   12월 중에 요양병원에 들어갈라고 혔었는데,~ 만사가 귀찮어유.

   "하느님, 배 째십시요."하고 당분간 집에서 퍼져 있을랑만요.

   낼은 낮잠 실컷 자고, 컨디션 조절 잘 해서 미사참례 해야겠어요.

 

   하느님께서 가장 약한 민족을 택해서, 그 민족이 로마 압제 하에 가장 고통 받을 때에,

   가난하고 빽 없는 부모의 아들로, 누추한 마굿간에서,  힘없는 아기 모습으로 이 세상 오신 날,

   그 엄청난 사랑의 신비가 우리들 어지러운 마음 속 구석구석 환하게 밝혀주시길!!

   장하고 짠한 울 아들 마음도 따사롭게 덥혀주시길!!

   울 나라 국군 장병 아저씨,, 아니.. 국군 장병 아들들 모두의 마음도 살펴 다독여 주시기를!!

 

   해피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