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강요셉 신부님

.5월 22일 부활 7주간 금요일 /사제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대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인성을 대리하는 인물입니다

김레지나 2015. 6. 4. 20:59
5월 22일 부활 7주간 금요일 
 
어느 본당에서 신부님이 아이들에게 목동과 양들이 있고 양치기 개가 뛰노는 목장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물었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목장에 가면 양들이 있지요? 그리고 양을 치는 목자가 보이죠? 양들은 우리들이고 목자는 예수님이에요. 그리고 신부님은 예수님의 대리자라고 하잖아요? 그러면 여기서 신부님은 누구일까요?" 그러자 천진한 어린이들 입에서 이런 대답이 나왔습니다. "개요~!"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내 양들을 돌보아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베드로에게 양들을 먹이고 돌보라는 사명을 확인시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착한 목자이시고 베드로를 대리 책임자로 세우십니다. 
 
베드로를 통해 받은 교회의 사명은 예수님께서 목숨 바쳐 구하신 양들을 먹이고 돌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 양들"이라 표현하셨습니다. 사제들이 예수님이 맡겨 주신 당신의 양들을 '자기 양'처럼 마음대로 다룬다면 그는 목자가 아닌 개가 될지도 모릅니다. 
 
주님은 베드로를 당신의 대리자로 세우셨습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를 대신 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대리'는 그리스도 신성의 대리가 아니라 인성의 대리입니다.  
 
사제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대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인성을 대리하는 인물입니다. 예수님은 지금도 우리 곁에 살아계시고 우리를 위해 오늘도 살아있는 제사를 봉헌하시는 그리스도이십니다. 사제는 세상에 보이지 않는 그분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고 예수님께서는 사제의 인성을 통해 사람들이 당신의 신성 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사제를 도구로 쓰시는 것입니다.  
 
사제 스스로 이 사실을 망각한 채 자신이 예수님 '행세'를 하려한다면 저는 천진한 아이들 입에서 나온 말처럼 개가 되는 것일지도 모르니 두려운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양들을 맡기실 때 세 번 물으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15절과 16절의 질문에서 쓰인 '사랑하다'의 동사는 agapao이고 17절은 phileo입니다. 베드로에게 하신 세 번의 질문은 신뢰에 관한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높고, 넓고, 고상하며 범인류적인 고차원적인 사랑에서 내려와 베드로와 눈높이를 맞춰주십니다. 그래서 '필레요' 즉, 친구 사이의 우정과 신뢰를 바탕한 사랑에로 초대하십니다.  
 
베드로의 세 번재 응답은 자기 자신에게 확신을 둔 사랑이 아니라 주님께 확신을 둔 사랑입니다. 주님께서 자신을 지켜주시고 함께 해 주시리라는 겸손하고 확신에 찬 대답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자신을 믿고 신뢰하시며 친구로 여겨주시는 주님의 사랑을 보았고 믿었습니다.  
 
이 사랑이 베드로로 하여금 그분의 대리자로 살아가게 하였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직무가 일이 아니라 사랑일 수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사람들이 무거운 짐이나 숙제가 아니라 주님의 사랑임을 받아들였습니다.  
 
베드로를 통해 이어온 교회의 사제직에는 이런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니 사제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사제들이 주님의 사랑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사제들의 인성이 주님의 신성을 간직할 수 있는 깨끗한 그릇이 될 수 있도록 사제 주위에 있는 여러분들이 사제를 지켜 주셔야 합니다.  
 
사제들을 위한다고 여러분이 보기 좋은 세상것으로 그들의 마음을 채우려 하지 마시고, 하느님 보시기 좋은 것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사제들을 위해 기도하고 힘과 용기를 주셔야 합니다.  
 
신자들이 사제들에게 다가갈 때 세상적인 유혹을 들고 간다면 그는 양이 아닌 염소가 될 것입니다. 참된 목자이신 예수님을 사랑하는 순결한 마음과 정신으로 사제들 곁을 지켜 주시고 사제들 안에 살아 계신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신뢰하십시오. 
 
강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