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도 모임 때 S언니가 말했다.
"서른 일곱에 신장이 망가져 투석도 받았고, 신장 이식을 받았어요.
그후로 면역 억제제를 15년 먹었더니, 암에 걸린 거에요..
우리 집은 원래 구교집안이었는데, 할머니가 나한테 성당 가자고 하셨어도
나는 "성당 안 다니는 사람들도 다 착해요. 나갈 필요 없어요."하고 안 나갔어요.
그러다 내가 아프고 나서 성당에 나가고 레지오를 하고,
신앙에 대한 갈증을 풀려고 애를 썼어요.
근데, 예수님이 왜 나를 위해서 돌아가셨다고 할까?
그게 그리 이해가 안 되는 거에요.
내가 정말 아파보니까 예수님이 나처럼 고통을 당하셨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더라구요.
그제야 예수님이 나를 위해 고통을 당하셨다는 게 받아들여지더라고.
내가 고통을 당할 때 예수님의 고통이 얼마나 위로를 주는지,,"
내가 말했다.
"저는 고통의 가치를 이렇게 깨달았어요.
성령 호칭 기도를 열심히 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 기도문에
"성령님, 고통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십시오."라는 말이 있어요.
나보더 더 비참하게 영문도 모르고 고통을 당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그게 가치가 있을 거라고?
늘 그부분이 기도 중에 걸리더라구요.
근데 어느날
'아, 고통이 사랑의 속성이구나. 고통이 없으면 사랑을 못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 생각이 마음속을 환하게 비추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고통 속에서도 자식을 잘 키우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해서 훌륭한 일을 하고,
그런 사람들을 훌륭한 사람이라고 하듯이,
훌륭한 사랑도 고통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거든요.
하느님은 완전한 사랑 자체이시고, 훌륭하고 가치있는 사랑을 하시지요.
우리도 하느님 닮은 모상으로 창조되었으니, 우리도 하느님처럼 훌륭한 사랑을 할 수 있는 거여요.
고통의 가치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고 해도
그 고통이 덜해지는 건 아니에요.
그 고통을 가치있고 의미있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느낌 때문이 아니고
영원 속에 깃든 하느님의 섭리이기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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