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강요셉 신부님

☆ 4월 3일 주님 수난 성금요일 / 십자가는 영원한 현재의 사건

김레지나 2015. 4. 15. 10:28
4월 3일 주님 수난 성금요일 
 
사람들은 묻습니다. 예수님께서 이천년 전에 돌아가셨지만 부활하셨고 승천하지 않았습니까? 그분은 죄를 이기고 승리하셨는데 왜 성당의 십자가에는 예수님을 아직도 고통과 죽음에 못박아 두고 있습니까? 
 
성금요일의 십자가는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는 것일까요. 우리가 경배하고 바라보는 십자가에 하느님이신 그리스도 예수께서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는 영원하신 하느님입니다. 영원하신 하느님이 계신 십자가는 그래서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영원한 현재의 사건이 되었습니다.  
 
십가가가 과거라면 우리는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고통의 의미를 알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죄를 용서하시고 악을 이기시어 승리하셨는데 왜 우리가 아직도 고통과 죽음을 경험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으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주님이 나를 버리셨다는 어둠에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십자가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영원한 '지금' 현재의 사랑이라면 우리는 십자가의 의미를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살아계신 하느님께서 지금도 나의 죄로 만든 십자가에 내려오시어 나를 위해 이 시간을 함께 하고 계십니다.  
 
죄 없으신 그분께서 내가 겪는 아픔을 함께 겪으시고 나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 사랑의 힘으로 죄와 고통에서 새로운 생명에로 건너가도록 도와 주십니다. 
 
십자가는 하느님께서 만든 것이 아닙니다. 우리 인간의 죄와 잔악함이 만들어 낸 끔찍한 사형 도구에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한 당신 구원과 사랑의 자리로 삼으셨습니다.  
 
지금 내가 십자가라고 부르는 것들은 하느님이 나에게 고통을 주시기 위해 만드신 것이 아니라 나의 죄와 어리석음이 만들어 낸 고통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사랑과 구원을 십자가에서 이루셨습니다. 영원하신 하느님이 살아 계신 십자가는 그래서 지나간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영원한 현재', '영원한 지금'의 사랑이 되었습니다.  
 
오늘 주님께서 살아 계신 구원의 십자가 앞에 나아가 그분을 바라봅시다. 나의 상처로 주님의 상처를 닦아드리고 주님의 상처에 나의 죄를 넣어드립시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는 대사제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신,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신 대사제가 계십니다. 그러므로 확신을 가지고 은총의 어좌로 나아갑시다." (히브 4,15-16) 
 
강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