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강요셉 신부님

4월 12일 부활 제2주일 / 주님의 상처에 담겨 있는 사랑을 보았습니다.

김레지나 2015. 4. 15. 09:51
4월 12일 부활 제2주일 
 
우리는 하느님께 마음의 문을 열어 드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가족들에게도 내가 마음의 문을 닫아 걸으면 아무도 내 마음에 들어오지 못함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약함이며 한계입니다. 여전히 마음을 굳게 닫아걸고 있는 미움과 분노와 두려움이라는 빗장이 내 안에 가로질러 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 역시 문을 잠가 놓고 있었습니다. 유다인들이 두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문을 열어드릴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부활하신 주님께서 그들 가운데 오셨습니다. 
 
저는 부활의 이 복음을 통해 커다란 위로와 용기를 얻었습니다. 여전히 죄의 상처와 스스로의 한계 속에 갇혀 있는 제 안에 주님께서  들어와 함께 하심을 복음은 가르쳐 주었습니다.  
 
주님은 굳게 잠겨 있는 세상과 사람들 마음의 장벽을 지나 우리들 한 가운데 서시며 이르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그리고 당신의 숨을 우리에게도 불어넣어 주십니다. 이 숨은 태초에 인간을 창조하실 때 아담에게 불어 넣으신 생명의 숨결입니다. 인류의 죄와 우리의 죄로 잃어버린 생명과 은총을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다시 우리 안에 불어 넣어 주십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지 못해 부활을 믿지 못하던 토마스에게도 주님은 나타나 주십니다. 그리고 당신 손에 있는 상처와 창에 찔린 옆구리를 보여주셨습니다.  
 
토마스가 예수님의 못자국과 창에 찔린 상처를 보았을 때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요? 예수님의 상처 속에 미움과 분노와 죽음이 아닌 우리를 향한 사랑과 용서와 자비의 생명을 보았습니다.  
 
창에 찔린 옆구리의 상처를 통해 우리를 위해 뜨겁게 뛰고 있는 주님의 심장을 보았고 상처에 담겨 있는 사랑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토마스도 믿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오늘도 우리 마음에 오십니다. 여전히 문이 다 잠겨 있지만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죽음을 이기신 평화를 주십니다.  
 
죄로 인해 죽어 있는 우리에게 당신의 숨을 불어 넣어 주시며 우리를 살려 주십니다. 죄의 상처로 아파하는 우리를 당신의 상처로 감싸 안아 주십니다.  
 
주님의 부활로 인해 우리들이 지닌 죄의 상처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열리게 되었습니다. 찢겨지고 구멍난 우리들 상처에 주님의 사랑과 자비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는 없지만 주님의 부활로 인해 우리에게 새로움을 담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믿음이 부족한 우리들이지만 토마스처럼 주님께 나아갑시다. 우리를 찾아오신 예수님, 주님께서 열어 보여주시는 그분의 사랑의 성심을 바라봅시다.  
 
지금도 사랑으로 힘차게 뛰고 있는 주님 심장의 고동 소리를 들으며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자비와 은총의 물줄기를 내 상처에 담아드릴 때 물을 엎질러버린 우리의 마음은 새로운 그릇이 될 것입니다.  
 
주님 사랑과 용서가 담겨 있는 새로운 마음, 부활하신 주님의 생명과 은총이 담겨 있는 마음으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새롭게 하여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하느님의 자비가 필요한 시간입니다. 죄로 물든 우리들의 마음에, 사랑을 잃어버리고 이기심으로 굳게 닫혀 있는 무덤 속에 묻혀 있는 것같은 우리들 가운데 주님께서 함께 해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자비가 필요한 우리들이며, 주님 자비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우리들입니다. 흩어져 버린 가정과 불목과 갈등으로 나뉘어진 이 나라 이 땅을 불쌍히 여기시어 자비의 숨결이 부어지기를 기도드립니다 
 
우리 모두에게 하느님의 자비가 부어지는 거룩한 주일이기를 바랍니다. 
 
강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