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강요셉 신부님

4월 13일 부활 2주간 월요일 / 부활 신앙 안에 머무른다는 것은

김레지나 2015. 4. 15. 09:49
4월 13일 부활 2주간 월요일 
 
니코데모에게 주님은 "위로부터 내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고 하십니다. 사실 우리는 땅에서 나온 존재들입니다. 흙으로 빚어진 인간에게 하느님은 당신의 숨을 불어 넣어 주심으로 인간은 영혼을 지닌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교만과 배신의 죄가 하느님의 은총을 잃어 버리게 되었고 우리의 본성에는 죄로 기울어지기 쉬운 흙의 연약함이 간직되어 있는 것입니다.  
 
니코데모는 예수님께서 일으키시는 표징들을 통해 하느님의 힘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아직 예수님 그분이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신 줄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것이 니코데모가 머물러 있는 '밤'의 상태였습니다.  
 
주님은 그에게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위로부터 태어나는 것입니다. 위로부터 태어난다는 것은 위로부터 오는 힘이신 성령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승천 때까지 40일 동안 지상에 머무시면서 제자들을 만나 주신 이유가 그들에게 부활의 믿음을 통해 성령의 오심을 확인시켜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아직도 죄의 상처와 두려움에 갇혀 있는 이들을 만나 주시며 당신 부활에 대한 믿음을 키워 주심으로써 희망을 향해 걸어가게 도와주셨습니다.  
 
우리가 부활 신앙에 머무른다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부활의 기쁨은 인간적으로 기분이 좋고 신이나서 갖는 기쁨과 다릅니다. 사순시기가 끝나고 부활시기를 맞았다고 내 삶의 고통이 사라지고 기쁨만 주어지지도 않습니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많은 문제와 아픔 속에서도 우리는 부활에 대한 믿음과 희망으로 죽음과 같은 이 시간을 다시 살아가는 것, 그것이 부활이 주는 은총이고 우리는 부활의 완성을 향해 지금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체험한 제자들의 모습이 어떠했는가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들이 믿고 받아들인 부활 신앙은 제자들로 하여금 기도하게 만들었습니다. 주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며 그들은 예루살렘 이층방(다락방)에 모여 주님의 어머니와 함께 한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였습니다. 
 
우리가 살아야 할 부활시기는 인간적인 기쁨으로 들뜬 시간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과 자비를 바라보며 기도해야 합니다. 죽음을 이기신 하느님 사랑이 사랑의 영이신 성령을 통해 우리에게 임하시도록 기도하는 시간입니다.  
 
세례성사를 통하여 우리는 물과 성령으로 태어났습니다. 십자가에서 수난의 상처를 통해 옆구리에서 흘려주신 피와 물로 교회가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 속에서 다시 더러워지고 죄로 많은 것을 잃어버린 우리들은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교회가 새로워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사제들이 새로 나야 되며 교회를 이루는 신앙인들이 새로워져야 합니다. 그 새로움은 인간의 힘으로 개혁하여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위로부터 오는 영을 받아들임으로써 이루어 지는 것입니다.  
 
절망과 어둠 속에서도 부활의 빛은 타오르고 있습니다. 그 빛을 바라보며 기도합시다. 제자들이 기도하며 성령을 기다렸듯이 우리도 힘을 모아 이 나라, 이 사회, 우리 가정과 자신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육에서 태어난 우리들이 다시금 영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사랑의 영이신 성령께서 부활하신 주님의 숨결을 통해 우리 안에 부어지시도록 기도합시다. 그리하여 이 나라 이 땅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부활의 증인들인 교회와 우리들은 기도해야 합니다.  
 
강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