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13일 오후 4시(현지시각)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알리탈리아항공 전세기에 오르며 환송객에게 답례하고 있다. 교황청 대변인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기간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와 화해, 상호 이해를 얘기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어떤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할지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로마/EPA 연합뉴스 |
일등석 없고 침대설치도 없이…11시간30분 날아온 교황 |
소박한 교황, 특권없는 비행
“볼로 파팔레.” 13일 오후 4시(현지시각, 한국시각 밤 11시) ‘교황의 비행’이란 뜻을 가진 공항 콜사인(호출 부호)이 떨어졌다. 이윽고 프란치스코 교황을 태운 전세기가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을 날아올랐다. 즉위 이후 첫 아시아 방문의 목적지인 한국을 향한 교황의 여정이 시작됐다. 전세기는 11시간30분을 날아 14일 오전 10시30분께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다. 세계 12억 가톨릭교회의 수장이자 도시국가 바티칸시티의 국가원수인 교황이지만,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과 같은 별도 전용기는 갖고 있지 않다. 교황청은 대신 교황의 외국 방문 때마다 민간 항공기를 빌려 쓴다. 관례적으로 로마에서 출국할 때는 이탈리아 국적기인 알리탈리아항공을, 다시 돌아올 때는 방문 국가의 국적기를 빌려 탄다. 이번엔 방한 때 알리탈리아항공의 에어버스 330을, 돌아갈 때 대한항공의 보잉 777을 탄다. 전세기지만, 교황이 탄 비행기를 영미권에선 ‘에어포스 원’에 비겨 ‘셰퍼드 원’(목자 1호기)이란 별칭으로 부른다. 소박한 삶의 태도로 잘 알려진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세기 이용에서도 전임 교황들과 달리 별다른 특권을 누리지 않는다. 원래 알리탈리아항공 여객기에는 일등석 자체가 없어, 교황들도 외국 방문 때는 한 등급 낮은 비즈니스석의 맨 앞줄에 앉는다. 다만 전임 베네딕토 16세의 경우 전세기에 책상과 침대 등을 따로 설치해 썼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를 원하지 않아 비행 내내 비즈니스석만 이용한다. 비행시간이 11시간30분에 이르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교황은 전용 헬기로 바티칸에서 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한 후 별다른 환영식 없이 출국했다.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대주교 등 교황청 수행단 30명과 취재진 70명 등 총 100여명이 전세기에 동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으로 출발하기 직전인 13일 트위터에 한글로 한국 방문을 알리는 인사말을 올렸다. 교황은 한국시각으로 이날 오후 5시께 트위터에 한글로 올린 글에서 “한국으로의 여정을 시작하며, 한국과 아시아 전역을 위한 저의 기도에 동참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적었다. 교황의 이 글은 5시간여 만에 7000건 가까이 리트위트되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교황은 이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서한을 보내 국제사회가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도주의에 반하는 비극을 중단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외신들은 분단된 한반도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시복미사와 함께 이번 교황 방한의 주요 메시지라고 전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교황의 도움을 간절하게 요청하고 있다는 소식도 주요하게 타전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가 13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평화와 인권을 중시한다고 들었다. 제발 우리들을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14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울공항에 도착할 때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영접한다. 청와대는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교황이 도착하는 성남 서울공항에 나가 세계적 종교 지도자로서의 위상에 적합한 예우를 갖춰 영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원제 석진환 기자 wonje@hani.co.kr'강론 말씀 (가나다순) > 파파 프란치스코'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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