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오전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열린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 하얀색 지붕없는 차량을 타고 들어오면서 교황을 상징하는 금색 테두리가 그려진 흰색 손수건을 흔들며 “비바 파파”(교황 만세)를 연호하는 5만명이 넘는 신도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대전서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
월드컵경기장 입장에만 10분 걸려
5만여 신도들 20분간 “비바 파파”
교황 “가난하고 궁핍한 이들 관심을”
문화행사서 축가 부른 인순이
“세월호 유족들에게 힘 돼주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개를 돌려 앞자리에 탄 수행원에게 차를 멈추도록 지시했다. 조금 전 차량이 한 아기를 지나쳤기 때문이다.
아기와 10여m 떨어진 곳에 차가 멈추자 교황은 경호원에게 아기를 데려오게 해 얼굴을 쓰다듬으며 강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이틀째인 15일 오전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려고 대전월드컵경기장에 들어서면서 모두 여덟번 자신이 탄 차를 멈춰 세웠다. 환영인파 속에 있는 어린이들을 축복하기 위해서다.
교황은 어린이의 얼굴을 쓰다듬어 주거나 이마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늘어선 신자들과 악수를 하고 축복해주느라 경기장 입구에 들어서는 데만 10분이 걸렸다. 교황은 신자들과 가깝게 눈을 맞춰 인사하고 손을 잡고 기도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전 10시10분께 하얀색 무개차를 타고 행사장인 대전월드컵경기장에 입장했다. 5만명이 넘는 신도들은 교황이 제의실로 들어가기 전까지 20여분 동안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흰 손수건을 흔들며 “비바 파파”(교황 만세)를 연호했다. 축구경기 단체응원처럼 파도타기를 하며 교황을 열렬히 환영했다. 교황은 밝은 표정으로 환호하는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했으며, 무개차 옆에 서 있던 어린이와 장애인의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했다. 이어 교황은 제의실에서 15분 동안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김병권 위원장 등 10명을 만나 위로했다.
교황은 월드컵경기장으로 가는 도중 어린이들을 찾아 머리를 쓰다듬거나 입을 맞추기도 했다. 대전/사진공동취재단 |
교황은 월드컵경기장으로 가는 도중 어린이들을 찾아 머리를 쓰다듬거나 입을 맞추기도 했다. 대전/사진공동취재단 |
교황은 월드컵경기장으로 가는 도중 어린이들을 찾아 머리를 쓰다듬거나 입을 맞추기도 했다. 대전/사진공동취재단 |
성모승천대축일
8월15일 성모승천대축일은 천주교 신자들에게 희망을 표상하는 날이다. 사람으로 태어나 살았던 마리아가 죽은 뒤 몸이 썩어 사라지지 않고 부활해 하늘로 들어올림을 받았다는 사건은 신자들에게도 같은 구원의 날이 오리라는 약속과 같다. 1950년 11월1일 교황 비오 12세가 성모승천을 교리로 공식 선포하며 천주의 성모마리아대축일(1월1일)과 예수부활대축일(매년 날짜가 바뀜), 예수성탄대축일(12월25일)과 함께 천주교회의 4대 의무 축일이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강론에서 인용한 복음서 <루카>와 <묵시록>의 내용은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때 읽도록 지정된 성경 구절들이다. 이 미사에선 마리아의 탄생과 승천이 인간에게 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강론하는 것이 관례지만, 이날 교황은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고 비인간적인 경제모델을 거부하기를” 간청했다. <루카> 복음서에서 교황이 인용한 ‘마리아의 노래’(마니피캇) 다음 대목에 나오는 마리아가 믿는 하느님의 모습은 이렇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