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1년

항암 3차 맞았어용.^^

김레지나 2011. 11. 24. 21:34

엉터리 레지나 3차 항암주사 맞았어요

 

* 아침 6시 40분, 스테로이드 약인 덱사메타손 16알 복용 (탁소티어 과민반응 억제용. 어제 저녁 9시, 오늘 오전 6시,

  주사 맞기 1시간 전, 오늘 밤 9시, 내일 아침 9시, 내일 저녁 7시, 7차례 복용해야 함. 좋은 것도 아닌 걸.. 넘 많이 먹어 걱정..특히 부작용 문페이스~~..실제로 약 먹고?(아님 항암제 때문에?) 이틀만에 3.5키로 부음..)

 

* 아침 8시 10분에 집을 출발..9시 무렵 암센터 2층 채혈실에서 온찜질 후에 발에서 채혈,

* 체중 적어서 냄. (옷 무게, 부어서 몸에 쓸 데 없이 쌓여있을 수분 무게, 모자 무게, 실리콘 인조유방 무게, 며칠 내로 뺄 살 무게..등등을 감안해서 팍 깎아서 적어냄..주사약 많이 맞기 싫어서.. 글고 체중 늘어나면 주사약값도 대폭 늘어남...암튼.. 뜨끔...ㅠㅠ)

 

* 두 시간도 안되어 검사 결과가 나온 데다 의사선생님 스케줄이 여유가 있어서인지..10시 좀 넘어서 혈액종양 내과 진료.

* 백혈구 수치 5000 (예정보다 이틀 미뤄져서 1000 올라간 듯), 호중구 4600, 간수치, 혈압은 높은데 주사 못 맞을 정도는 아니라고 함.

* 의사샘께 보고 내용. : 설사는 1차때보다 덜하고, 구내염 혓바늘은 발음을 못할 정도로 심함. 근육통 신경염 심함

  1차때처럼 11일째 12일째 고열이 남. 38도를 오르낙 내리락 했는데 응급실에 안 왔다고 하니.. 의사샘께서 "그럼 위험한데.."라고 하심. (혼은 안 내심..ㅋㅋ )

병원 원내처방 받은 마약성 진통제를 먹었더니 위통이 넘 심해서 동네 병원에서 해열 기능은 없는 다른 진통제를 처방받아 두 번 더 먹었다고 함. 의사샘께서 위 점막이 다 상해서 그럴 수 있으니, 위장 보호제 처방해줄 테니 같이 먹어보라고 하심. ㅠㅠ

다른 증상들은 1차때와 동일하다고 아룁.ㅎㅎ

 

* 의사샘께 질문 : "항암 주사 넘 힘들어요.. TCH 4번 맞는 거랑 6번 맞는 거랑 별 차이 없으면 4번만 맞을래요.. 잉잉..."

* 의사샘 대답 : "4번 맞는 거는 아예 데이터가 없어요... 검증된 건 6번이에요. 다 맞으세요."

* 진아 반응 : 흑흑...ㅎㅎ(아이고..융통성도 없으셔라.... @#$%^%&^&^& . )

 

* 얼렁 수납하고...(의료보험이 안되서 몇백 만원..ㅠㅠ)

  항암 주사실에 접수

* 한 시간 반 기다리는 동안 구내식당에서 점심 먹음. 고등어 구이 정식, 만두...

* 선물 가게에서 이쁘고 귀여운 뜨게 모자를 삼..- 딩딩 부은 얼굴을 조금 커버해주는 듯.. 아주 마음에 듦. - 

   아~~ 옛날이여~지난 미모 다시 올 수 없나 그 날~~♬..

* 주사실 대기실에서 좀 기다리다가 주사실 안으로~~

* 식염수, 부작용 억제제, 식염수, 허셉틴, 식염수, 탁소티어, 식염수, 구토 억제제, 식염수, 카보플라틴, 식염수, 순으로 맞음.

* 5분 지혈, 주사 맞은 종아리 부분이 터질 수 있다면서 반찬고로 다리 둘레를 질끈 동여매줌.

* 주사약, 야채수, 배즙, 물, 귤 등 덕분에 화장실에 여섯 번~ 남편이 휠체어 태워서 화장실 입구까지 데려다 주어야 함.

  그렇지 않으면 1차 때처럼 멍이 들어서 며칠 동안 다리 혈관 부분이 엄청 아플까봐...

* 주사실에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총 시간 4시간, 오후 4시 좀 넘어서 병원을 나옴.

 

* 본인 확인 후 의료비 상세 내역서 끊음.

* 내과 상담 간호사 찾아가서 .. 나중에 허셉틴만 맞게 될 때도 붓나요? 물어봄.. 그렇다고 함.. 흑흑.. OTL

* 다른 병원으로~~~

 

 

* 체중 줄여서 써 낸 게 마음에 걸려서 저녁에 운동 한 시간 반 함.

  임신 중독증으로 계속 체중증가되고 걷기도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 분들은 지금 내 몸 상태가 얼마나 불편한지 아실 것임.

  흑흑... 그런 몸으로 힘들게 힘들게 운동을 했는데......

  근데.. 운동 전에 재 본 체중보다 운동 후에 잰 체중이 더 늘었음... 으악~~...%^%&^&$%^%** 요상타...

  의사 선생님의 예언대로 앞으로 더 부을 거라면~~숨도 못 쉬게 되지 않을까??..~~ 잉잉....ㅎ

  성당 어떤 자매님은 벌써 나를 못 알아보는데.. 부은 데다가 모자도 쓰고 다니니..

  보는 사람마다 부었다고 걱정해주시는데... 더 부으면 워떠켜~워떠켜~~~돌아오라 동안미모

  (혈액순환 잘 되고 땀 빼려고 각탕까지 하고 잤는데... 다음 날 아침 화장실까지 다녀온 뒤 몸무게 쟀는데...1키로가 더 늘었음... 몬 산다!!

    먹은 것도 별다른 게 없고 운동밖에 안 했는데....한숨~~.. 호박즙 주문해서 먹을까 늙은 호박을 삶아 먹을까 고민 좀 해봐야겠음)

* 2차 후에 화상 입었던 손가락 세 개에서는 한창 피부가 벗겨지는 중.

  어제 바셀린 몽땅 바르고 이불에 씻길까봐.. 좀 오래 된 메디폼 붙였다가 아침에 뗄 때 가운데 손가락 피부가 일찍 벗겨져 버림.

  벌겋게 부음... 흑흑.... 오늘 저녁에는 손가락에 기냥 바셀린만 바르고 자기로 함.

 

 

* 함암 주사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남편은 외래 약국에 약 타러 가고,

  나는 잠깐 암센터 지하 성당에 들렀음.

  통 안 읽어보던 방명록 비슷한 노트를 몇 페이지 읽었음.

  "....남편이 (아프게 되어) 이제라도 주님의 위로를 구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입니다. 고맙습니다...."

  "....저를 위해서 기도해주는 이들을 위해서 저도 기도합니다.. 주님, 고맙습니다...."

  "... 어제는 많이 불안했습니다... 지금은 마음이 많이 안정이 됩니다. 주님께서 함께 해주시니 힘이 납니다. 고맙습니다...."

  기도 나무에 걸린 기도카드의 사연보다 대부분 더 긴 이야기였음....마음이 짠하고..한 분 한 분들의 마음이 참 아름다웠음.

  (물론 울보 레지나는 또 울었다. 음...그냥.. 그분들 마음이 공감이 되어서.. 그분들의 마음자세가 감동적이어서...

  성당에 아무도 없어서..다행이었다.)

 

 

  * 제대 위에 펼쳐진 성경을 한 군데 펼쳐보았다.

    시편 22장이었는데, 다음 구절이 마음에 새겨졌다.

    "당신께서는 저에게 대답해 주셨습니다.

    저는 당신 이름을 제 형제들에게 전하고

    모임 한가운데에서 당신을 찬양하오리다."(시편 22:22-23)  

     헤헤..내 모습이 지금이나 앞으로나 딱 그랬으면 좋겠다. 

    주님의 대답이 내 뜻과는 가끔 딴판이어서 문제이기는 하지만...ㅎㅎ 기분이 좋았다.

    이젠 주님 사랑의 대답이 우리의 고통이나 질병을 없애주거나 생명을 연장해주실 거라는 약속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우리와 함께 해주시고, 용서해주시고,  위로해주시고, 힘을 주시고, 구원해주시고, 당신과의 영원한 사랑으로 초대해주시는 분.

    그분을 찬양해야지. ^^ 엉터리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