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차동엽 신부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기도의 힘 - 성찬경)

김레지나 2011. 1. 3. 08:12

엄연한 사실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루카17,5)

 

주님께서는 어떻게 우리의 믿음을 더해 주실까요?

여러 가지 길이 있을 것입니다마는, 그 가운데 주님께서 즐겨 쓰시는 방법이 체험입니다.

작은 믿음으로 기도를 해서 응답을 체험하게 되면 그 믿음이 조금 커집니다.

러면 그 믿음이 다음 기도의 밑천이 되고,

또 이 믿음으로 기도해서 체험을 통해 더 큰 믿음을 얻게 되고.........  .  

이렇게 믿음은 순환하면서 성장합니다.

 

[먹을 수 있는 보석]이라는 책에 실린, 성찬경 선생님께서 미국유학중인 사제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러한 믿음의 성장에 대하여 소상히 적혀있습니다. 

2008년 6월2일자 편지 한자락입니다.

 

 

[........]이번에 나는 기도의 힘얼마나 큰가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기도를 열심히 하면 하느님께서 그런 기도를 안 들어줄 수가 없고,

기도에 응답해 주시면 그것은 곧 은총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실감하였습니다.[........]

  

  4월20일 주일 아침 요한나에게 언어장애가 온 것을 발견하고 무척 놀랐슴니다.

갑자기 말문이 꽉 막힌 겁니다.[...]

즉시 신촌 세브란스에서 응급

처치를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다음날 아침 서둘러 뇌수술을 받았습니다. 

뇌의 혈관에서 피가 흘러 언어신경을 눌러서 생긴 현상이랍니다. [.....]

 

공교롭게도 수술하는 그 시간에 복자회 수녀님들에게 이 수녀회의 창설자이신 방유룡 안드레아 신부님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로 되어 있어서 나는 병원에도 못 가고 그 수도원으로 갔습니다. 마음은 수술 건으로 불안한데 그렇다고 몇 달 전부터 정해진 일을 취소할 수도 없어 착찹했습니다.

 

강연 후에 있는 파견미사에는 참석하지 못하겠다고  사양했더니 너무나 섭섭해 하시기에 하는 수 없이 요한나의  뇌수술 이야기를 했더니 총장수녀님께서 이삼백 명 정도 많은 수녀님들께 사정얘기를 하시며 기도 부

탁을 하시더군요. 장내에 모인 수녀님들이 웅성웅성하시며 합심하여 요한나를 위해 기도를 하실 때 나는 하느님께 한없는 감사를 드렸습니다.

 

사제의 모친 요한나를 극진히 사랑하시는 성모님께서 묘하게 여러 사람들의 기도를 이끌어내 주신 덕택에 수술 경과가 괜찮아 일주일 만에 퇴원했고 한 달 후인 5월 27일 CT촬영 결과,  '손상 됐던 뇌가 곱게 펴지고 있다.'는 주치의의 말을 듣고 후유증을 염려하던 온 가족이 한시름 놓았습니다. [.....]

 

발병과 뇌수술 후 지금까지 요한나의 일은 순조롭기만 했습니다. 이 일이 어쩌다가 우연히 그렇게 되었을까요? 

 

사제여, 나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에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는 하느님의 크신 사랑에 배은망덕하는 미련하고도 뻔뻔스런 위인(爲人)이 될 수밖엔 없을 것입니다. 이번 일은 순전히 기도의 힘이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  요한나를 위한 기도에 합세해 주신 분이 성직자, 수도자만도 2,3백을 헤아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나의 생각입니다.[........]

 

과학자라면 똑같은 실험을 여러 번 반복한 후에 어떤 결론을 내릴 것입니다만, 우리 신앙인이 그럴  필요가 있겠습니까. 단 한 번 겪는 일일지라도, 믿음과 관련되는 일에는 언제나 정성과 직관이 작용하며, 거기에서 강한 실감을 얻게 마련이며, 치유와 회복은 요한나를 위해 기도해 주신 많은 분들의 기도의 힘이며, 또 그것을 받아들여주신 하느님의 은총이라는 것도 나는 불을 보듯 엄연한 사실이라 확신합니다.(성찬경, [먹을 수 있는 보석] 참조).

 

 

성찬경 선생님은 영문학자요 문인이면서 학술원회원입니다. 학술원회원은 대한민국의 학자 중 학자라는 얘기입니다. 그러신 분이 당신의 아내 요한나를 치유해 주신 주님의 기도응답을 과학보다 더 '엄연한 사실'로 믿었습니다. 이는 보통 사람인 우리들에게는 크나큰 격려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오늘 복음에서의 제자들처럼 우리도 주님께 믿음을 청하고 싶은 의욕이 생깁니다.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루카,17,5).

 

함께 기도하시겠습니다.

주님, 극한 상황에서 저렇게 기도응답을 주시니, 그것이 제 믿음에 보탬이 됩니다.

주님, 저도 무조건 믿으며 기도드리겠습니다. 아니, 지금 제 모든 수고와짐을 주님 앞에 내려놓고 맡깁니다. 주님 선으로 바꿔주시고, 합하여 을 이루어 주소서!  아멘!

 

 

2010년 10월3일 연중제27주일 '신나는 복음묵상' 에서...

 

  - 무지개 다리에 이은숙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