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레지나의 편지

작디 작은 어린 양의 전설

김레지나 2008. 9. 12. 22:38

2006년

 

00님,

제가 보내드린 메일처럼 생각하게 된 것은 올해 열 달 동안 예수님께서 저한테 실습?시킨 수많은 일들에서 배운 거예요. 저한테 있었던 일들을 죽 돌이켜 보면, 분명히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저나 믿는 이들만 특별히 사랑하시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을 공평하게 사랑하시거든요. 저는 알 수가 없었어요. 왜 저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이 하느님의 위로를 직접 받지 못하는지,,,저는 4대 복음도 아직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어요..다 말씀 드리려면 천 페이지 넘게 적어도 부족할 거예요.


저한테 있었던 가장 최근의 일만 말씀드릴께요.

예수님께서 저한테 돕고 사랑하라고 주신 분이 있어요. 예수님 답장에서도 말씀하셨고, 여러 번 깨닫게 해 주셨어요.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그 분이 잘못되신 것 같고, 영영 고통 중에 계실 것 같았어요. 저는 몇 달 동안 거의 모든 시간, 기도, 희생, 봉헌 등을 그 분을 위해서 했기 때문에, 왜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제 기도를 모른 체 하실까? 하고 속상했어요. 그 분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요. 그 동안 저는 저 나름대로 배워야 할 것이 많았어요. 머리로가 아니라, 가슴으로 배워야 했어요.

 “사랑도, 기도할 수 있는 능력도, 스치는 생각들까지 낱낱이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은총이다. 내 것은 하나도 아니다. 좋은 모든 것들은 내 능력이 아니다.”,

“피조물에 의지하지 말라. 의지할 곳은 주님 뿐이다.”,

“거룩한 관계라도 하느님이 원하시면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눈짓만 잘 못해도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럽다, 그러니 한 영혼을 모든 영혼을 다 합쳐서 사랑하는 것 만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알아라.”,

“기도가 전부라는 것을 깨달아라. 그 동안 기도에 소홀하고, 하느님의 아픈 마음 모르고 보속하는 기도를 못 한 것을 가슴 아프게 뉘우쳐라”,

“인간의 자유의지 때문에 얼마나 마음 아프게 쩔쩔매시는지 깨달아라”,

“거절 당하면서도 지치지 않는 사랑이 하느님의 사랑이다. 얼마나 힘들고 마음 아픈지 깨달아라.”,

“내 기도가 훌륭해서 하느님이 상을 주시는 게 아니다. 다 하느님이 뜻하셔야 하고, 예수님의 수난공로가 아니면 어느 기도도 값이 없다. ”,

“인내하고, 때를 기다려라. 하느님의 섭리와 안배를 믿어라.”,

“고통 받는 사랑은 언제나 훌륭하다. 그것은 하느님의 사랑이다.”,

“불의의 광경도 가치가 있다.” 등등...


그 분이 고통 중에 계시니까, 제가 마음이 아파서  하느님께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 덕을 쌓을 기회까지 다 그 분을 위해서 쓰시라는 기도가 되더라구요. 저는 제 현재의 고통과 염려하는 마음과, 앞으로의 제 미래까지 다 드릴 수 있도록 제 마음을 움직이신 분이 성령님이라는 것을 알아요. 거의 언제나 울면서 기도하지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도 못해요. 저한테 미쳤다고 할까 봐서요. 저도 제가 왜 맨날 다른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하면서 우는지 몰라요.)

한 번은 성령께서 저한테 기도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거두어가신 적이 있어요. 어느 것에도 애착이 없어지고, 사랑도 없어지고, 기도도 전혀 안 되고, 그런 고통이 또 없어요. 그래서 그 때 절실히 깨달았어요. 기도하는 능력, 사랑하는 마음도 다 거저 받은 것일 뿐이라구요.

 

저번 주 토요일에 제가 그 분 때문에 마음 아파서 많이 울었어요.

"예수님, 왜 아무 것도 아닌 부족하고 죄많고, 실수투성이고, 떼쟁이인 저한테는 설레이는 은총도 주시고, 말씀도 주시고 하시면서 하느님 마음에 틀림없이 너무나 소중하실 00신부님에게는 진작에 위로를 제대로 안 해주시고,, 이런 일을 만드세요? 그러니까 제가 직무유기, 근무태만이라고 하지요.

그리고 이제는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구요.

제 기도가 부족했다고는 말씀 못하실 거예요. 그리고 제 마음이 너무나 간절하고, 제 사랑이 아주 순수했다는 것은 주님이 알고 계세요. 그리고 그게 다 주님이 시킨 감정이라는 것도 인정하셔야 할 거예요. 제가 이렇게 된 데는 순전히 주님 탓이라구요. 그런데 왜 이렇게 힘들게 하세요. 저 00님 때문에 배울 것 이제는 다 배운 것 같은데요..

아직도 맨날 울리시잖아요. 마음이 아파서 죽겠다구요. 그것도 주님이 시킨 일이라는 것 알고 있다구요. 정말 잘못되신 건지, 주님이 허락하신 고통인지,, 제가 어찌 아냐구요... 역대기 하권 20장은 다섯번도 넘게 펼쳐지게 해 놓고,, 그것도 제가 예수님 응답이라고 착각했다고는 말씀 못하실 거예요. 분명히 제게 그러셨는데.. 이제 와서 딴소리하시는 건가요? 아, 하느님이 엉뚱한 거짓말도 하시는 구나,,하는 것을 배우라구요? 저한테 너무하시는 거예요. "

제가 너무 마음 아파서 울다가 위로해주시라고 청했어요.

그리고 사놓고 하나도 안 읽은 열 권도 넘는 책들 중에서 아무 거나 뽑아서 아무데나 폈지요.

근데 그게 희한하게도 저한테 주시는 말씀이었어요. 제 경우와 100% 일치하는 말씀이거든요.

 

 

"양치기가 우는 것을 보고, 가련한 작은 어린양은 슬퍼져서 자기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이 양치기를 위로할 수 있는 길을 그 작디작은 마음 속으로 찾아보았지만 헛수고였습니다. .... "

"작은 어린 양아, 왜 네 눈에 눈물이 고여 있지? 왜 너의 양치기가 그렇게 자주 눈물을 흘리지?.. 너희 둘을 위로해주고 싶구나..:로 시작되지요....그리고 그가 계속 눈물을 흘릴지라도 그 눈물은 전처럼 쓰지는 않을 것이다. 이 눈물은 그가 감사로이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된 그 고통의 은은한 빛으로 그의 영혼을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내가 그에게서 인간적인 지원을 빼앗아간다면 그건 가장 사랑스런 그의 마음을 나 홀로 채워 주기 위해서란다..."


저는 저한테 주신 예수님의 답장이라고 생각해요. 놀랍고 고마운 표징이지요. 

저한테 많은 위로가 되었어요.

==========================================================

작디 작은 어린양의 전설 -


  환하고 비옥한 어느 초원에 행복한 양치기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양치기는 다정다감한 마음을 모두 기울여 양들을 사랑했고 양들과 어린양들도 이 양치기를 사랑했습니다.

.. 그러나 완전한 행복이란 이 눈물의 골짜기에서는 찾을 수 없게 되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 초원의 아름다운 푸른 하늘에 구름이 덮였고, 양치기는 점점 슬퍼졌습니다. 그는 더 이상 양떼를 지키는 일에서 아무 기쁨도 찾지 못했고, 이 양떼를 영원히 떠나겠다는 생각이 떠올라 감히 속삭이게까지 되었습니다. ....

다행히도, 그는 아직도 작디작은 어린양을 사랑했습니다. 그는 종종 이 어린양을 팔에 안고 쓰다듬어 주며 마치 이 어린양이 자기와 동등한 것처럼 자신의 고통을 털어놓았고, 가끔 어린양과 함께 울었습니다....

양치기가 우는 것을 보고, 가련한 작은 어린양은 슬퍼져서 자기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이 양치기를 위로할 수 있는 길을 그 작디작은 마음 속으로 찾아보았지만 헛수고였습니다...

어느 날 밤 작은 어린양은 양치기의 발밑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 때 초원도.. 구름도,, 모두 다 사라졌습니다. 어린양은 자기가 한없이 드넓고 한층 아름다운 들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눈보다 흰 양떼 한가운데서, 어린양은 영광과 아름다운 위엄 속에 빛나는 한 양치기를 보았습니다.

.... 가련한 어린양은 감히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없었지만 그 거룩한 양치기가 어린양에게 다가오시어 자기의 다정한 양치기가 한때 그러셨듯이 당신 무릎 위에 앉히시고 입을 맞춰주셨습니다.

작은 어린양아. 왜 네 눈에 눈물이 고여 있지? 왜 내가 사랑하는 너의 양치기가 그렇게 자주 눈물을 흘리지? 말해 봐라. 너희 둘을 위로해 주고 싶구나.”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우는 것은”하고 어린양은 대답했습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저의 양치기가 우시기 때문이예요. 거룩하신 양치기님, 저의 양치기가 왜 눈물을 흘리시는지 좀 들어봐 주십시오, 저의 양치기는 자기가 소중히 여기는 양떼한테 사랑을 받는다고 믿었고, 그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자기 목숨마저도 바치려고 할 때가 있었답니다. 그러나 주님의 명령으로 저의 양치기는 몇 년 동안 물러나 계셔야 했지요. 그런데 돌아와 보니 그처럼 사랑하셨던 그 정신을 자기 양들 안에서 찾아보실 수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한 번은 주님도 우리의 지상에서 우셨지요. 주님은 사랑하는 저의 양치기의 마음이 얼마나 괴로우신지 깨닫지 못하시나요?”

 어지신 양치기는 웃음을 머금으시고 어린양한테로 몸을 굽히며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 너의 양치기가 위로를 느끼게 해주렴. 그를 그처럼 괴롭히는 이 커다란 시련은 내가 허락했을 뿐만 아니라, 내가 원한 것이란다.

“그럴 수가 있습니까, 예수님!” 하고 어린 양은 대답했습니다.

“저는 주님께선 무척 선하시고 무척 친절하시다고 생각했어요.... 분명히 주님은 사랑하는..... ...."

왜냐고? 작은 어린양아? 그것은 내가 너의 양치기를 사랑하기 때문이지! 그의 평생 동안 나는 그를 잠시도 한눈 팔지 않고 보살폈단다. 그는 이미 그 영혼으로도 마음으로도 나를 위해 많은 고통을 겪었다. 그래도 그에게는 방금 그에게 보낸 그 선택된 시련이, 내가 영원에서부터 마련해 준 그 시련이 아직도 모자랐던 것이다.”

“아! 주님 , 저는 주님께서 저의 양치기의 가장 큰 슬픔이 무엇인지 모르신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습니다. ‘’

‘’아니면 저한테 말씀해 주고 싶지 않으신가 봅니다.! 주님도 우리 양떼가 지녔던 본래의 정신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다. 아, 그런데 어떻게 저의 양치기가 그렇게 생각되지 않겠어요? 무척 많은 양치기들이 양떼 속에서 똑같은 불행을 탄식하고 있습니다. .. ”

“ 그것은 사실이다.” 하고 예수님은 대답하셨습니다.

세속의 정신은 아무리 한적한 초원에도 스며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동기를 식별하는 데 있어서는 틀리기 쉽다. 나는 모든 것을 보고, 가장 은밀한 생각까지도 알고 있다. 이걸 말해주마. 너의 양치기들의 양들은 모든 양떼 중에서 내게 가장 소중하다. 나는 네가 사랑하는 양치기의 영혼 안에서 聖化라는 내 일을 완성시키기 위한 도구로서 그 양떼를 사용했을 뿐이다.”

“아! 주님, 저의 양치기는 주님께서 저에게 말씀해 주신 그 모든 것을 틀림없이 깨닫지 못하고 있어요. 게다가 사람들은 주님께서 저에게 만사를 보는 법을 가르쳐 주신 것처럼 판단하지 않으니, 저의 양치기가 그걸 어떻게 깨닫겠어요? 저는 세속적인 지혜로만 보고 따지면서 저의 양치기를 몹시 괴롭히는 양들을 알고 있어요. 예수님, 저에게 털어놓으신 이 비밀을 왜 이 양들에게는 말씀하시지 않나요? 왜 저의 양치기의 마음에 대고 직접 말씀하지 않으십니까?”

내가 그에게 말하면, 그의 시련이 사라지고 만다. 그의 마음은 너무나 커다란 기쁨에 차서 그 목장이 전에 없이 가볍게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서 이 시련을 거두고 싶지 않다. 나는 오직 그가 진리를 깨닫기를, 그의 십자가가 천국에서 온 것이지 지상에서 온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면 주님, 저의 양치기에게 말씀해 주세요. 그는 주위에서 온통 거짓 밖에는 못 듣고 있는데 어떻게 그가 그 진리를 파악할 수 있기를 기대하십니까?...”

작은 어린양아, 너는 너의 양치기의 귀염둥이가 아니냐? 그러니 아주 잘 되었구나. 내가 네 마음에 해준 이야기를 그에게 전하려무나.”

“예수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지만 세속적인 지혜로만 보는 양들 가운데 하나에게 이 임무를 맡기시면 좋겠습니다. ... 전 정말 꼬마고 목소리도 아주 가냘픈데, 저의 양치기가 어떻게 제 말을 믿으시겠습니까?”

너의 양치기는 내가 슬기롭고 똑똑한 사람들에게는 나의 비밀을 감추는 걸 기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내가 철부지 같은 사람들에게, 하얀 양털이 길의 먼지에 더럽혀지지 않은 소박한 어린양들에게 그 비밀을 드러내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너를 믿을 것이다. 그리고 설령 계속 눈물을 흘리더라도 그 눈물은 더 이상 전처럼 쓰지 않을 것이다. 이 눈물은 그가 감사로이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된 그 고통의 은은한 빛으로 그의 영혼을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알아듣겠습니다. 예수님, 그러나 또 하나 여쭙고 싶은 신비가 남아 있습니다. 제발 말씀해 주세요. 저의 양치기를 단련하시는 데에 어째서 그가 사랑하는 양들을 선택하셨나요? .. 만일 낯선 이들은 선택하셨더라면 그 시련이 덜 힘들었을 텐데요.

그러자, 어지신 양치기는 빛나는 상처로 온통 장식된 발과 손과 가슴을 어린양에게 보여주시면서 대답하셨습니다.

이 상처를 보아라. 나는 이 상처들을 나를 사랑하던 자들의 집에서 받았다!... 그러기에 이토록 아름답고 이처럼 찬란한 것이다. 그러기에 영원무궁토록, 그 광휘는 천사들과 성인들을 기쁨으로 황홀케 할 것이다. 네 양치기는 그가 무엇을 했기에 양들이 나를 멀리하는지 의아해하겠지만, 그렇다면 “내 백성아, 내가 너에게서 무엇을 했느냐! 내가 너를 슬프게 만드는 일을 했단 말이냐!”

그러므로 너의 사랑하는 양치기는 내 고통을 나누게 된 것을 기뻐해야 한다. 내가 그에게서 인간적인 지원을 빼앗아간다면 그건 가장 사랑스런 그의 마음을 나 홀로 채워 주기 위해서란다. ... “

나 안에 자기의 버팀을 두는 이는 행복하다. 하늘에 오르는 사다리를 마음 속에 두었기 때문이다. 작은 어린 양아 잘 들어라, 나는 피조물에게서 완전히 떠나라든가,,, 그들의 사랑이나 호의를 무시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반대로, 나를 기쁘게 하기 위해 그것을 받아들이고 사다리처럼 이용하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피조물한테서 떠나버리는 것은 한 가지 결과 밖에 가져오지 않으니까. 즉, 세속의 오솔길을 걸으며 길을 잃게 되고 말거든. .. 오르기 위해서는, 피조물이라는 사다리에 발을 딛고 나한테만 매달려야 한다. ... 작은 어린양아. 정말 알아들었니?”

“주님, 저는 믿습니다. 주님의 말씀은 진리라고 느끼기까지 합니다. 왜냐하면 주님의 말씀은 제 작은 마음에 평화와 기쁨을 주니까요. 아! 그 말씀이 저의 양치기의 저토록 큰 마음을 달콤하게 뚫고 들어가게 되기를!........

너희들은 이처럼 많은 행복을 얻어준 복된 고통을 영원무궁토록 기릴 것이다. 그리고 내가 너희들의 눈에 고인 눈물을 모두 훔쳐주겠다.”


-<소화데레사의 편지> 중에서-

'신앙 고백 > 레지나의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참한 존재임을 깨닫는 기쁨   (0) 2009.04.10
고통의 가치를 깨닫게 하소서  (0) 2008.09.12
사랑 때문에  (0) 2008.09.12
여제자의 할 일  (0) 2008.09.12
예수님, 짱!  (0) 2008.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