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가 저한테 보낸 멜이예요.
의학적 입장에서
정상이란 질병이 없는 상태
비정상은 질병이 있는 상태
확실히 언니는 질병이 있는 상태
하지만
질병이 있는 상태든 없는 상태든 누구나 겪어야할 본질이고
극단의(치우친) 상태에서 건강한 사람은 얻기 어려운 깨달음이 있다고 생각해.
추해지지 않고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난 비정상이 훨 좋드라.
쿠하하
예수님도 그러셨잖아.
알아들을만한 사람만 알아들으라고 해.
마더데레사도 너무너무 외로웠대.
예수님만 믿고 혼자서 무대뽀로 싸웠잖아.
나 열라 바쁜 거 알지?
지금 한시간동안 아침부터 글썽거리면서 언니글 읽었다.
언니야. 화이팅. 사랑해.
어떤 신부님이 쓴 영성글보다 쉽고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솔직함이 있어서
알아들을만한 사람은 훨 감동 받을꺼야.
나는 마더데레사의 훌륭한 말씀보다
외로웠다는 밤이 더 좋드라.
얼마나 치우친 삶이었는데. 이상한 생각도 많이 하고
가난한 사람들처럼 살아야한다고
봉사하면서 일 많이 해야하는 사람이
좋은 식단을 거부하고 일부러 가난한 사람처럼 먹어야한다고 했대잖아.
그래서 사람들이 다 말렸대잖아.
봉사는 커녕 금방 병걸려 죽을꺼라고.
마지막으로
하느님만 믿고 좋은 식단 거부하지 말고
조금은 더 이성적으로 언니 몸을 보살피기 바래.
몸에 좋다는 것 다 해도 모자랄판에...
잘 먹고 적당히 운동하고 무리하지 말고...
나중에 정상으로 돌아왔을때를 대비해서
후회없이 좀더 몸에 신경을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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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
농담이구요.
오늘 아침에는 0000을 위해서 제일 진하게 기도가 되었어요.
아침 먹고, 9일기도 다 하고, 0000님을 위해서 따로 고통의 신비 4단까지 하다가 잠이 들었지요. 잠자고 일어나면 금방 주님께 설레는 마음이 돼요. 참 신기해요. 평생 동안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는데, 들어 주실지 모르겠어요. 저는 아무 것도 해 드린 게 없는데 너무 많은 은총을 주셨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왜 그런 과분한 감정을 갖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느끼는 행복을 000도 종일 느끼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성령님께서 기다리지 마시고 먼저 주시라고 기도했어요.
고통의 신비 5단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하는 거잖아요.
00000000000마음에 박힌 못 빼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어요. 묶인 마음 풀어주시라고요.
5단만 줄창 여러 번 했어요.
(아마 하느님께서 제 기도 들어주실 거예요. 불쌍한 환자니까요. 히히..
지금 발바닥 감각이 없어져가요. 손은 글 써야 되니까 남겨주시라고 했는데, 그래선지 손바닥은 괜찮아요. 근데 저 불쌍한 거 맞나요? 하나도 안 불쌍하지요? 너무 씩씩해서요.)
000, 저 수술 받기 전에요.
제가 이상한 체험을 했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그 때는 심령기도 후에 주체할 수 없이 기뻐져서 하느님 전할 생각에 마음이 꽉 차 있었거든요. 기분이 아주 좋아서 심령기도를 시작했어요. 이상하게 귀신 쫓는 소리처럼 기분 나쁜 소리가 나오더라구요. 제 감정하고는 전혀 엉뚱하게요. 두어 마디 하다가 기분이 나빠져서 그만 두었어요. 그러고 잠을 잤지요. 별로 안 잤을 거예요. 갑자기 깼어요. 제가 제 몸에서 뭔가 나쁜 것을 있는 힘을 다해서 밀어냈어요. 팔이 오그라들고, 입술이 심하게 일그러지고, 몸의 모든 근육들이 쥐어짜듯이 뒤틀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세 번을 무언가를 내 보냈어요. 저는 몹시 기분이 나빴어요. 지금도 생각하기 싫어요. 제 맘이 아주 편하고 영성체도 했는데 뭐가 더 제 맘에 남아있을까 의아하기만 했어요. 짚히는 것도 없었구요. 이해할 수가 없었지요. 아무튼 마음을 괴롭히는 병마인지, 몸을 아프게 하는 병마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내보내고 나서도 한참을 주먹 쥐고 분노하면서 아주 멀리 가서 없어져 버리라고 기도했지요. 참 알 수 없는 체험이었어요. 그날 성령님은 저 자는 동안에도 저를 위해서 일을 하시나 보다라고 생각했지요. 그 다음날은 전보다 더 기뻐지더라구요. 그 후로 사흘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쁜 상태였어요.
저 초임 때 0선생님이라고 계셨다고 했지요? 그 선생님이 어느 날은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었어요. 그 선생님과 그 선생님 동생이 모두 환시를 보는데 둘이 같이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었어요. 예수님이 제 머리에 박힌 못을 빼 주셨대요. 그리고 성혈을 제 입에 부어주시려고 했는데 제가 입을 절대 벌리지 않았대요. 그 날도 조금 섭섭했어요. 제 머리에 무슨 못이 박혀있었다고 그럴까 생각했고, 성혈이 의미하는 바가 뭔지 몰라서 답답했지요. 아직도 그 의미가 뭔지는 모르겠어요.
아무튼 기도하면 성령님이, 예수님이, 우리들 마음에, 몸에 박힌 못을 먼저 빼 주시는 것은 분명해요. 자는 중에도, 의식하지 못하는 것들까지도 다 알아서 해 주시는 것 같아요. 000도 성령님께 맡겨 버리세요. 완전히요.
(생략)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제 마음에 남아있는 미움도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어요. 성령님이 그걸 알게 해 주셨지요.
제 경우에는 용서 못하는 마음도 하느님 사랑 느끼는데 장애가 안 되더라구요.
(생략)
근데 참 이상하게도 저는 너무 괴롭고, 부끄럽고, 한심했는데.
기도하는 제 감정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 때문에 어쩔 줄 모르는 상태가 되었어요. 아주 신기하고 신기했지요. 하느님, 예수님, 성모님, 사랑해요. 라는 기도만 수도 없이 되풀이했어요. 그 기도하면서 살면서 어느 누구한테도 느껴보지 못하고, 어느 누구한테서도 받아보지 못했을 느낌이 들었어요. 제 부족하고 부끄러운 모습까지 있는 그대로 부드럽게 안아주시는 분에게 느끼는 황홀한 감정이었어요. 제 감정에 너무 놀라고 감사해서,, 제가 그동안 사랑을 느꼈던 모든 상대를 다 기억해 보았지만 견줄 수 없었어요. 마치 산처럼 든든하게 제 모든 것을 보아주고 예뻐해 주는 이성에게 느끼는 감정이었지요. 제 사랑의 감정을 다 전하지 못해서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요. 온 마음을 다해서 사랑고백을 했어요. 알아주시기를 애타게 바라면서 사랑한다고 했어요. 생전 처음 느껴보는 완전한 사랑의 감정이었어요. 연인에게나 느낄 만한 감정을 하느님께 느낀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거든요. 너무 신기했어요.
고등학교 때 TEC 피정에서 한 수녀님이 하느님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저한테 물으셨어요. 절대자처럼 생각하느냐, 아버지처럼 생각하느냐, 친구처럼 생각하느냐, 선다형으로 물어보셨지요. 저는 그 당시에 하느님이 절대자이고 어렵고, 눈치보는 상대로 느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연인처럼 느낄 수 있다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지요. 어느 누구한테도 들은 적도 없구요.
하느님이 주시는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을 전하는 데는, 우리의 부족함이 장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요. 하느님이 제일 싫어하시는 ‘용서 못하는 마음’도 그대로 안아주시고 감싸주시는 것을 알았지요.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믿으면 아무리 못나고 부족한 모습도 낫게 해 주실 거예요.
(생략)
그냥 부족한 대로 하느님께 맡겨버릴 일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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