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레지나의 졸시

암환자들은

김레지나 2008. 8. 28. 20:11

암환자들은

 

암환자들은

암에 걸린 걸 아는 순간부터

생활이 바뀌고

마음도 바뀌고

사람이 확 변한대요.

 

지나온 생활을 돌아보는 여유가 생겨요.

‘무엇을 잘못했나?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뭔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느끼는 촉촉한 마음도 생겨요.

‘저건 또 얼마나 아플까? 아파 보아서 조금은 알겠다.’

날마다의 삶에 감동하는 시인이 되어요.

‘작은 일들이 이렇게 소중하고 아름다울 줄이야.’

시간을 아껴 쓰는 지혜도 얻어요.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나와 이웃에게 최선을 다해야지.’

착하디착한 이웃도 될 수 있어요.

‘당신의 마음 알 것 같아요. 도와드릴게요.’

누가 뭐래도 상처를 덜 받는 강심장도 생겨요.

‘더한 고통도 겪어 보았는데 이쯤이야,’

세속적인 것들에 집착하지 않는 자유도 얻지요.

‘지나가는 것이 영원한 가치를 가질 수는 없더란 말이지.’

인생을 온 마음으로 생각하는 철학자가 되어요.

‘우리는 매 순간 낫기를 원하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암환자들은

치료를 잘 받아 암이 나아도

아프기 전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한대요.

예전처럼 살기에는

너무 많이 변한 탓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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