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문신
온 몸에 돌이 생기는 이상한 병을 앓아
혼자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고통 속에서
시를 쓴다는 남자를 다큐에서 만났다.
그가 오직 의지하는 엄마의
환한 미소가 놀라웠다.
미소보다 놀라운 건 엄마의
눈썹문신이었다.
저 힘겨운 마음에 눈썹문신 할 여유가 있었을까?
오늘에야 조금 알 것 같다.
병원 지하에서 엄마가 사준
병아리 아플리케가 예쁜 꽃분홍색 티셔츠를 입고
거울 속 내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수술 부위의 철침도 빼지 않은
암환자처럼 보이지도 않고
호호 참 좋다.
이런 여유가 기적이다.
나보다 더 아픈 그 시인에게도
고통을 함께 안은 그 엄마에게도
눈썹문신이 기적이다.
예쁜 티셔츠가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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