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송용민 신부님

나는 양들의 문이다.

김레지나 2017. 5. 7. 11:22

<나는 양들의 문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10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1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양 우리에 들어갈 때에 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른 데로 넘어 들어가는 자는 도둑이며 강도다. 2 그러나 문으로 들어가는 이는 양들의 목자다. 3 문지기는 목자에게 문을 열어 주고, 양들은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그리고 목자는 자기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4 이렇게 자기 양들을 모두 밖으로 이끌어 낸 다음, 그는 앞장서 가고 양들은 그를 따른다. 양들이 그의 목소리를 알기 때문이다. 5 그러나 낯선 사람은 따르지 않고 오히려 피해 달아난다. 낯선 사람들의 목소리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서 자기들에게 이야기하시는 것이 무슨 뜻인지 깨닫지 못하였다.
7 예수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양들의 문이다. 8 나보다 먼저 온 자들은 모두 도둑이며 강도다. 그래서 양들은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9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 10 도둑은 다만 훔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고 올 뿐이다. 그러나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

예수님께서 자주 쓰시는 목자와 양의 비유는 당시 유목 생활을 하던 유다인들에게 가장 친근한 비유였습니다.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양은 그의 인도를 받아 낯선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마침내 ‘푸른 풀밭’과 ‘잔잔한 물가’로 인도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문’으로 비유하신 말씀은 자못 의미심장합니다. 우리가 어떤 공간을 들어설 때 문을 통하지 않고서는 들어갈 수 없듯이,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통하여 들어가야 할 공간이야말로 참된 구원의 길임을 선언하십니다. 이런 의미에서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당신의 몸에 친히 지시고 십자 나무에 달리시어”, 그분의 상처로 우리의 병이 나았다고 고백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영혼의 목자이시며 보호자이시기에 그분의 부르심을 따르면, 우리가 설령 고난을 겪더라도 하느님의 자녀로 성장할 수 있는 은총을 입게 되기 때문입니다.
거짓 예언자와 지도자들이 난무하는 우리 시대에 예수님의 부르심에 귀 기울이고, 그분께서 열어 주시는 문으로 들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당장은 내 감각을 자극하고 장밋빛 희망으로 포장된 유혹의 손길이 곳곳에 퍼져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타락한 세대로부터 자신을 구원하십시오.”라고 외친 베드로 사도의 경고가, 2천 년이 넘은 오늘에 더 절박하게 들리는 듯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거룩하게 살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 특별히 성소 주일인 오늘은, 스스로 거룩하게 살면서 세상에 복음의 참된 기쁨을 선포할 성소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세상이 어두울수록 우리 교회는 거룩한 일꾼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들이 용기를 갖고 기쁘게 각자 받은 부르심에 따라 충실히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송용민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