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7년

부활절에 (우르비 에트 오르비)

김레지나 2017. 4. 17. 01:53

예수님 부활을 축하합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주님께서는 십자가 죽음을 받아들이시기까지 당신 자신을 낮추셨습니다.

 부활하신 목자께서는 길잃은 모든 이를 찾으러 오십니다."

 

4월 16일, 부활절입니다. 세월호 3주기이기도 하구요.

2015년 일기들에 나오는 비아 언니와 안드레아 형제님의 소식을 전합니다.

제가 머물던 요양펜션에서 모니카 언니, 비아 언니와 형부, 안드레아 형제님과 같이 지냈어요.

모니카 언니는 그해 돌아가셨고

비아 언니와 안드레아 형제님은 저랑 같이 예비자 교리를 다니다가 헤어진 후로

계속 교리를 받으시고 정식 세례를 받으셨지요.

4월 14일에 비아 언니의 형제님은 담도암 재발 전이 선고를 받으셨어요.

4월 15일에 전화통화가 되어 몇 가지 정보를 드렸구요.

성모 꽃마을 면역력 향상교육에 참여하실 것을 추천해드렸어요.

간만에 안드레아 형제님 소식이 궁금해서 전화를 드렸더니 받지 않으셨어요.

16일 부활절, 미사에 가기 전에 안드레아 형제님께서 돌아가셨다는 문자를 받았어요.

15년에 펜션을 떠나실 때에도 복수가 차고 식사를 잘 못하셔서 힘들어하셨었는데,

꽤 오래 고생하시다 부활절 아침에 떠나신 거여요.

"셰례 받은 신자로서 예수님과함께 고통을 겪으셨으니, 예수님과 함게 부활의 기쁨을 누리시리라 믿습니다."라고

부고에 대한 답장을 보냈어요.

부활절 미사는 안드레아 형제님을 기억하며 드렸고,

16일 저녁 미사에 연미사 봉헌을 신청했어요.

가족 중에 신자가 없어서 아무래도 장례미사를 안 하실 것 같아서요.

오후에는 비아 언니랑 형부가 병원에 오셨어요. 반갑기도 하고 마음 아프기도 했지요.

항암을 할까 말까 고민하신다고 해서, 이런저런 말씀을 해드렸어요.

 

밤에 잠이 들었는데, 전이된쪽 갈비뼈 안쪽이 너무 아파서 잠에서 깼어요.

평화방송을 틀어보니, 바티칸의 부활절 미사 중계방송 재방송이 나왔어요.

통증 때문에 찜질하고 마사지 기계로 마사지해도 차도가 없어서, 진통제를 먹고

끙끙 앓으며 비몽사몽 미사 중계를 잠깐잠깐씩 보았어요.

미사가 끝났는데도 계속 아파서 잠을 다시 못 이루고 있는데,

미사 후 '우르비 에트 오르비'라는 교황님 축복과 강복을 받으면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는 말씀이 들렸어요.

처음 듣는 이야기였어요.

안드레아 형제님을 위한 전대사를 받을 궁리를 하고 있던 참이어서 정말 반가웠어요.

일어나 앉아서 경건한 마음으로 교황님의 부활절 메시지를 듣고 강복을 받았어요.

우리 안드레아 형제님, 이제 천국의 기쁨을 누리고 계시기를....

 

(이번 부활절에는 그리이스 정교회와 함께 했는데,

 정교회 신부님들이 복음을 한 번 더 봉독하시고 성가도 불렀어요.

 우리는 그레고리오력을 쓰지만 정교회는 율리우스력을 쓰기 때문에 부활절이 다를 때가 많은데

 올해는 두 교회가 부활절 날짜가 일치했다고 하네요.)

 

 이 메모를 하고 나니, 통증이 많이 줄었어요.

레지나는 다시 잠을 청해볼게요.

 

우르비 에트 오르비(라틴어: Urbi et Orbi)는 라틴어로 ‘로마 도시와 전 세계에게’라는 뜻으로, 고대 로마에서 성명문의 서두에 썼던 문구였다. 오늘날에는 기독교에서 주로 사용되는 말로, 특히 교황이 라틴어로 행하는 공식적인 축복(강복)과 강론을 말한다.

이 축복은 1년에 2회, 부활절과 성탄절 기간에만 교황에 의하여 바티칸 시국의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발코니에서 실시한다. 가톨릭교도에게 있어서 교황의 축복을 받는다는 것은 잠벌의 면제, 즉 전대사를 통해서 시간을 초월하여 죄의 모든 보속을 면제받는 것을 의미한다. 부활절과 성탄절 때 있는 교황의 축복은 유럽방송연합을 통해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로 전 세계에 생중계로 전달한다. 전대사는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 뿐만 아니라,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통해 방송을 시청 내지는 청취하는 사람한테도 주어진다. 축복에 앞서 교황은 군중과 전 세계 사람들을 향해 시기와 연관된 세계 각국의 언어로 개별적으로 인사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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