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7년

떠나보내는 슬픔

김레지나 2017. 4. 12. 20:38

몇 주 전에는 저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이 세상을 떠났어요.

개신교 신자였는데,

암이 커지니까, 하느님이 게으름을 피우면 병이 악화되게 하셔서 한 대 때리시는 거라고 했었어요.

제가 그게 아니라고 이야기해주었어야 했는데, 갑자기 악화되어 병원에 오지 않아서 기회를 놓쳤지요.

그게 그렇게 후회되고 마음이 아픈 거예요.

아는 분께 동생을 위해 성지에서 전대사 양도기도 해주십사 부탁했어요.

 

며칠 전에는 두 환우가 좋지 않은 일로 퇴원해서 마음 아프게 했구요.

신경 쓰고 마음 아파 했더니, 위가 상해서 지금도 힘들어요.

 

어제는 00 아저씨가 저 남쪽 고향으로 가셨어요.

음식을 못 드시고 너무 많이 야위셔서 이제는 항암 그만하고 고향 병원에서 지내시겠다고 하셨어요.

"다 비운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본병원에 있으면 간호사들이 자주 들락거리고, 여기서 죽지는 않겠구나 하고 안심이 되더라."고 하셔요.

최근에 많이 우울해하시고 외로워하셨어요.

그제 병실에 몇 번 들어가서 인사드렸어요.

고통이 헛된 것이 아니라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씀드렸고,

세례 받으시라 몇 번 권했었는데, 병실에서 못 나오셔서 더 말씀 드릴 기회가 없었어요.

세례 못 받으셨어도 영원한 생명에 들 거라고,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씀 드렸고,

잠시 손잡고 기도해드렸어요.

어제 아침 떠나셨는데, 배웅하는 환우들이 다 울었어요.

마음아프고 슬프고 자꾸 울게 되네요.

 

어제 오후에는 숨차고 기침나고 식당에 갈 수가 없을만큼 힘들어하던 옥이씨가

본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갑자기 들렀어요. 내일 다시 다른 병원으로 옮기겠다고 해요.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네요.

얼마 전에 세례 받고 싶다고 해서

서둘러 대세 준비를 했어요.

옥이씨 주소지 성당 신부님께 연락드렸고, 사무장님에게 보고서 써 보냈어요.

옥이씨는 제가 추천해준 여러 세례명 중에서 비아..를 선택했어요. 오상의 비오 성인이 주보 성인이에요.^^

어제 천주교 4대 교리 설명해주었구요.

병원 신자 환우들이 옥이씨 방에 모여서

성가 1번, 나는 굳게 믿나이다.. 또,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또,기쁜 날 기쁜 날.. 을 불렀구요.

사도신경, 주모송 바치고, 자유 기도 하고, 세례식 했어요.

현 언니가 훌륭하게 주례해주셨어요. 저는 대모를 섰구요.

기쁜 날인데, 비아도 환우들도 슬퍼서 훌쩍였어요.

점심은 옥이씨 병실로 갖고와서 같이 먹었어요.

"세례 축하합니다." 노래도 불렀구요. 기념 사진도 찍었지요.

며칠 몰아치게 바빠서 쉬지를 못했더니, 전신 통증이랑 부종이 심해져서.. 제 사진을 보니 안구 테러 수준이대요.ㅎㅎ

대녀 비아랑 내일 다시 찍어야겠어요.

내일 비아를 배웅할 때는 또 눈물날 것 같아요.

 

레지나는 종일 혈압이 높고, 위가 아팠고, 맥박수가 120이 넘었고 갈비뼈 안쪽 통증이 있었어요.

오늘은 밤참으로 누룽지와 계란찜을 담아왔어요. 자다 깨서 위통이 심할 때 먹으려구요.^^

에효~!! 몸도 마음도 굉장히 괴롭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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