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7년

거룩한 소원

김레지나 2017. 2. 26. 16:08

며칠 전, 집에서 지내는 동안

대녀친구를 만났어요.

암환우이고 회사원이에요.

 

친구는 곧 중증기간 5년이 끝나는데, 2년쯤 휴직을 하겠대요.

항암을 하면서도 회사를 다니더니, 자녀 교육비도 한창 많이 들어갈 때에

휴직을 하겠다고 해서 엄청 궁금하더라구요.

"공기 좋은 데서 쉬게?"

"아니."

대녀가 그림 그리는 취미가 있어서

"그림 그리게?"하고 물었더니, 그것도 아니래요.

"나는 특별히 잘하는 재주가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가운데서 가장 가치있는 일을 해보려고."

잠깐 머뭇거리더니,

"아이를 하나 입양해서 키우려고. 그건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아~!...

거룩하고 아름답고 장한 뜻!

와락 눈물이 나더라구요.

"다들 반대하니까 다른 사람들한테는 이야기 못하겠더라고."

"내 소원이었는데,~ 그래, 세상에서 제일 귀한 일 맞다. 네가 자랑스러워."

헤어지면서 친구가 당부했어요.

"그러니까 너도 건강해서 아이 같이 키워줘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