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박영봉 신부님

*♥* 내가 성체가 되기 위하여^^* *♥* -

김레지나 2016. 5. 30. 19:48

*♥* 내가 성체가 되기 위하여^^*  *♥*  -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지난 한 주간 동안
구체적으로 사랑을 실천하면서
하느님께서 성부와 성자 그리고 성령 삼 위로 계시면서도
참으로 한 분이심을 조금 깨달으셨나요?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늘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삶을 살다보면
언젠가는 깨닫게 되리라 믿습니다. ^^*


형제 자매님,
오늘은 성체성혈 대축일입니다.
오늘 대축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랄 것 같습니다.
우리 구원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성체성사이기 때문입니다.

형제 자매님은 언제 세례성사를 받으셨죠?
왜 세례성사를 받으셨습니까?

물론 우리가 세례성사를 받는 이유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성체를 모실 수 있기 위해서 세례성사를 받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가 됨으로서 누리고자 하는 영원한 생명은
성체를 통해서 양육되고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형제 자매님,
요한 복음사가는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3,16)라고 증언합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셨기 때문에
인간도 당신처럼 영원히 살 수 있도록 하시기 위해서
하느님의 외아드님께서 인간이 되어 오셨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참 믿기 어려운 말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되어 오신 하느님 곧 예수님께서 하신 약속이기에,
그리고 그분이 부활하셔서 당신의 모든 말씀이 진실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셨기에
사도들은 그분의 약속을 믿었습니다. 

오늘 2독서의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우리는 사도들이 전해준 예수님의 말씀과
사도들이 증언하는 예수님의 삶을 믿기 때문에 세례를 받고 신앙인이 되었고
오늘도 예수님께서 약속해주신 영원한 생명을 받아 누리기 위해서
미사를 드립니다. 

형제 자매님,
오늘 복음은 5천명을 먹이신 기적을 전해줍니다. 
이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그러한 능력을 지니신 분임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복음에서 제자들의 역할도 돋보입니다. 
그들은 주님의 협조자로서 빵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축일의 참된 의미는 같은 5천명을 먹이신 기적을 전하고 있는
요한복음 6장에서 잘 드러납니다. 

요한복음에서는 예수께서 기적을 베푸신 후에
다시 당신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생명의 빵에 대한 긴 담화를 하셨는데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살릴 것이다.”(6,54)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제자들 중의 많은 이가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하면서 예수님을 떠나갔다고 합니다. 

그 제자들은 “우리가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것은 좋지만
어떻게 당신의 몸을 먹을 수가 있단 말이오. 
우리더러 식인종이 되란 말이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몸을 먹어야 한다는 것은 올바로 알아들었지만,
예수님께서 주시고자 하시는 몸이 어떤 몸인지를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 당신 몸을 주시겠다고 하신 것은 최후의 만찬 때입니다.

최후의 만찬 때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당신의 죽음을 내다보며 하신 말씀, 곧 유언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유언은 그 당사자가 죽어야 효력이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주시고자 했던 몸은 죽으시고 부활하신 당신의 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식인종이 되었기 때문에 예수님의 몸을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당신의 몸을 우리에게 빵의 형상으로 주셨기 때문에
그 몸을 받아 모실 수가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미사 중에 성체를 받아 모실 것입니다.

왜? 
무엇 때문에 우리가 성체를 모십니까?

무엇보다도 내가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서 머무른다. ⋯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6,56-57)

내가 성체를 모시면
내가 그리스도 안에 머물고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머무신다는 것은
나와 그리스도가 완전히 하나가 된다는 것입니다. 

곧 “내가 성체를 모시면 내가 성체가 된다. 
즉, 또 다른 그리스도가 된다.”는 것이다. 
놀라운 말이지만 쉽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대 알벨또 성인은 우리의 이해를 도와주기 위해서 말씀하십니다. 
“두 개의 것이 합쳐져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면
더 강한 것이 약한 것을 끌어올려 자기화 한다.”

성체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몸,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몸입니다. 
그러니 성체가 나보다 훨씬 강한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성체를 모실 때,
성체가 내 안에서 소화가 되어 나의 살과 피가 될 수 없고
성체가 나를 성체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그런데 아무런 조건도 없이
누구나 성체를 모시기만 하면 성체로 변화된다면
우리의 신앙생활은 참 쉬울 것입니다.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거짓된 사람 안에서는 성사가 아무런 효과도 내지 못한다. 
거짓된 사람이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다.” 

바꾸어 말하면
“성사가 올바른 효과를 내는 것은 진실한 사람 안에서다.” 
다시 말해서 진실한 사람 안에서
성체가 그 사람을 성체로 변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진실한 사람이란 겉과 속이 일치된 사람을 말합니다. 
세례를 받고 성체를 받아 모시는 우리의 속은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의 겉이란 드러나는 말과 행동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하느님 자녀다운 말과 행동을 하면서 성체를 모실 때,
성체가 나를 성체로 변화시킨다는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는 또 다른 그리스도가 되기 위해서,
하느님의 자녀답게,
그리스도처럼 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처럼 바라보고,
그리스도처럼 느끼고,
그리스도처럼 생각하고,
그리스도처럼 행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가치관을 완전히 바꾸어야 합니다.
 
형제 자매님,
지금까지는 내가 누구를 도와줄 때,
당연히 그 사람을 위해서 도와주셔ㅉ죠?
 
그러나 이제는 내가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을 위해이기도 하지만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행하도록 합시다. 
왜냐하면 그것이 내가 또 다른 그리스도가 될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면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새 계명을 좀 더 쉽게 실천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면서 성체를 모실 때
성체가 우리를 성체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우리는 점점 더 쉽게 사랑할 수 있는 참된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갈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오늘도 성체로 오시는 그리스도께 이렇게 간절히 기도드립시다.   

“성체로 오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님,
저희가 당신처럼 사랑으로 살 수 있도록
그래서 당신의 은총으로 우리 안에 영원한 생명이 완성되도록
이끌어주시고 지켜주십시오.”

대구대교구 산격성당에서 안드레아 신부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