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박영봉 신부님

지상천국은 가능할까요? 죽기까지 사랑하라

김레지나 2016. 4. 30. 16:20

지상천국은 가능할까요? (박영봉 안드레아 신부님의 강론입니다.)


- *♥* 지상천국은 가능할까요? ^^* *♥* -

사랑하올 형제 자매님, 지난 주일엔 어떻게 지내셨어요? 성소주일이었는데 어디 방문해 보셨나요? ^^* 주일학교 아이들은 들뜬 마음으로 여기 저기 방문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 봄인듯 여름인듯 수상한 날씨는 계속 우리를 놀리는 것 같아요. 부활을 지내고 각 단체마다 사순시기 동안 못하고 미루었던 행사들을 한다고 많이 바빠요. 본당 신부가 몸살이 날 정도입니다.ㅠㅠ 형제 자매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새 계명을 주십니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예수님께서는 이제 제자들과 함께 있을 시간이 잠시뿐이라고 하시면서 이 계명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이 말씀은 예수님의 유언이자 당신 가르침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을 들으면서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한 가지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새계명을 주시면서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나를 사랑하여라.” 혹은 “너희는 내 아버지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라고 요구하시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당신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라고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당신이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사랑입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들 속에 당신이 계속 현존하시겠다고 약속해주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보고 예수님의 제자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형제 자매님,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고자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무엇보다 예수님께서 주신 새계명, 서로간의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요구하시는 사랑은 사실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당신이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신 것처럼 곧 목숨을 다 내놓을 만큼 사랑하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위해서는 목숨을 내놓으라고 요구하지 않으시면서, 우리 동료들을 위해서는 목숨을 바치기 까지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형제 자매님, 누구나 처음부터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그런 놀라운 사랑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누군가 “사랑도 예술이다”라고 했습니다. 예술가들은 아주 초보적인 첫 단계부터 시작해서 한 단계 한 단계 부단히 노력을 해서 최고의 경지에 올라 자신의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들입니다. 예를 들면, 현존하는 최고의 피아니스트라고 불리는 마우리치오 폴리니(이태리)도 5살 때부터 피아노를 연주했다고 하지만, 처음엔 건반에서 도레미파를 두드리면서 연습을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짧고 쉬운 곡부터 연주를 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가고 종국에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같은 긴 대작을 연주하면서 청중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는 연주를 하게 됐습니다. 사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사랑할 수 있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작고 쉬운 사랑을 하나하나 실천하면서 사랑하는 능력이 커지고, 그렇게 계속 반복하면서 좀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사랑할 수가 있게 됩니다. 그래서 경지에 오르게 되면 어떤 경우든 모든 사람을 쉽게 사랑할 수가 있습니다. 사랑의 예술가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성 요한 비안네 신부님은,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 13장을 인용하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랑을 지닌 사람은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을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을 지배하기를 즐기지 않고, 다른 사람의 행위를 결코 비난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에 대하여 언급하기를 즐기지 않습니다. 사랑을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따지지 않으며, 다른 사람보다 자기가 더 잘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자기 옆 사람 위에 올라서는 일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그는 다른 사람들이 항상 자기보다 더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을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보다 이웃을 더 좋아한다 하더라도 마음을 상하는 일이 없으며, 멸시를 받고도 역시 만족해 하니, 그는 이보다 더한 멸시를 받기에 합당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지닌 사람은 가능한 한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지 않으니 사랑은 마치 망토와 같아서 자기 형제들의 실수를 잘 덮어줄 줄 알며 자기 자신이 그들보다 낫다고 믿도록 내버려두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형제 자매님, 아주 실천적인 말씀이죠? 우리가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나 이웃들, 학교 혹은 직장의 동료들을 경쟁상대라고 생각하면 사랑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잘잘못을 따지거나 판단하는 것도 사랑을 방해합니다. 내가 형제들보다 못났다고 생각하고 형제들이 다 나보다 잘되기를 바랄 때 우리는 잘 사랑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후에 이 새 계명을 주셨습니다. 자신을 낮출 때 비로소 새 계명을 살 수 있음을 손수 보여주신 것입니다. 형제 자매님,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나 혼자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나는 열심히 사랑하는데 상대방이 사랑하지 않는데 어떻게 합니까?” 라고 걱정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상대방에게서 사랑이 돌아오지 않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계속 사랑해야 합니다.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는 속담도 있듯이 영원한 짝사랑은 없습니다. 그리고 나의 사랑이 순수한 사랑이면 언젠가는 반드시 사랑의 응답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형제 자매님, 오늘 독서인 요한 묵시록은 새 하늘 새 땅, 곧 지상천국에 대해서 말합니다. 과연 지상천국이 가능하겠습니까? 우리 모두가 새 계명을 산다면 가능합니다. 과거 공산주의자들이 내세운 지상 천국론은 하느님을 배제했기에 결국 혼돈만을 가져왔습니다. 인간세상 안에서의 천국은 형제간의 상호적인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가능합니다. 그때 예수님은 당신의 약속대로 늘 우리 곁에 현존하십니다. 우리가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우리 안에 예수님은 존재하시며 고통 중에도 존재하십니다. 지상에서의 천국 체험은 사랑을 실천하는 우리의 삶 안에서 가능합니다. 형제 자매님, 이번 한 주간은 우리 모두가 서로간의 사랑을 잘 실천함으로써 천국을 미리 맛보는 행복한 시간들로 가득 채웁시다! 대구대교구 산격성당에서 안드레아 신부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