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겸손을 가장할 줄도 알아요.
보통 생각하기에, 악마를 보면 어쩐지 으스스한 느낌이 들고 어두운 구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그렇지 않더라구요. 악은 자기를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사람들을 속이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아주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악은 우리들 지능보다 몇 만 배 뛰어나대나 뭐래나..ㅎㅎ. 그래서 어떻게 하면 상대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연기를 기가 막히게 잘 해요.
뉴스에 보면 사기꾼한테 속아서 돈이고 시간이고 빼앗기고, 심지어는 자기 아이들까지 바치는 경우가 있잖아요. 보통은 아주 지능적인 악이 선한 탈을 쓰고 있는지 알아차리기 힘들어서 그래요. 특히 신앙인들을 상대로 하는 악은 영적으로 높은 경지에 있는 듯, 겸손해 보이기까지 한데, 그야말로 그럴듯하게 매력적이라네요.
성당 다니는 형제, 자매들을 상대로 수십 억씩 사기를 친 여자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요. 수년 간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서 편안하고 친근하고, 영적인 이야기도 나누면서 관계를 맺어가더라구요. 그 여자 이야기를 들어보면, 영적인 체험도 정말 그럴듯하게..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도 겸손하게 하더라구요. 정말 상대를 위하는 것처럼.. 근데 그런 이야기를 억지스럽지 않고 진심이 느껴지게 하지요. 은총 체험을 울면서 이야기할 때는 같이 감동을 받기까지 했어요. 그런데 수 년이 지나서 정체가 탄로나서 되짚어 보니, 다 가짜이고 사기였던 거지요.
흠... 작정하고 속이려드는 어둠을 만나면....분별 기준으로 상대가 믿을 만한가를 기준으로 삼으면 실패하기 쉬워요. 악은 겸손도 가장할 줄 알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분별하기 힘들거든요. 그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의 제안을 듣고, 내 마음 속에서 어떤 탐욕이 일어나는지 살펴야 해요. 영적인 탐욕이든, 물질적인 탐욕이든 명예욕이든 정당한 바람이 아닌 게 있는지 성찰해보아야 해요. 상대를 판단하고 믿을지 말지 결정하려 애쓰지 말고, 먼저 자신의 마음에 일어나는 유혹을 먼저 살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속아요. 어떤 사람과 관련된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는 내 눈에 보이는 모습이나 느낌을 아예 믿지 마시고,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셔요. 악에 맞장구치는 우리의 욕심이 없으면 악은 우리를 망가뜨리지 못해요. 자신의 마음속을 잘 들여다볼 줄 알아야 악에 속지 않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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