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기도원, 어느 단체에 정기적으로 찾아다니는 신자들이 있어요.
사이비 종교나 신흥영성이나 교회 내 이단 단체 등, 어둠이 조종하고 있는 곳에 가면
가르침이 그럴듯하기 짝이 없고, 실제로 몽환체험 비슷한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어요.
'왜 미사에 자주 가도 이런 맛을 못 느꼈나? 여기가 정말 하느님 만나는 곳이구나.'하고 생각하게 되지요.
하지만 그런 황홀한 느낌이나 평안이 빛이고 진리라는 증거는 아니에요.
초기에 그런 맛을 본 사람들은 금새 약효가 떨어지면 그 단맛을 보기 위해 자꾸 찾아가고 싶어해요.
마약과 같아요.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약을 맞지 않으면 불안해지지요.
어디에서나 계시는 하느님인데, 꼭 그 사람을 만나고 그 장소를 가야만 하느님 은총을 받을 거라 여겨지는 거여요.
거기서 파는 것들을 사서 갖고 있거나 그 물건을 가지고 기도해야 효험이 있을 거라 여겨져서 돈을 쓰지요.
그곳에서 만나는 지도자(교주 행세를 하는 사람)을 떠받들게 되어요.
성령께서 주시는 참평화는
그런 곳에서 느끼는 싸구려 평화, 약효가 짧은 몽환체험과는 달라요.
감정이 통째로 흔들렸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진짜라는 증거는 못 돼요.
성령께서 주시는 평화는 감정이라는 껍질을 뚫고 영혼 깊숙이 스며들어요.
영혼 깊숙이 한번 자리잡은 평화는 아무리 현실의 문제가 미해결이더라도 사라지지 않아요.
감정이 식어서 삭막해지더라도 영혼 깊숙이에서 다시 길어낼 수 있어요.
그래서 몽환체험을 느꼈던 장소나 느끼게 해준 사람에 매이지 않아요.
성령께서 주시는 평화로 이미 내면이 변화되었기 때문이에요.
성령께서는 사람이나 장소는 성령께서 오시는 통로일 뿐이라는 것도 깨닫게 해주시지요.
그래서 특정한 장소나 사람에 매이게 되지 않고 자유로이 사랑하게 되지요.
기도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요.
<기적을 일으키는 기도문>이라는 책자가 있었는데,
특별히 어떤 기도가 효험이 있다는 식의 생각은 잘못 되었어요.
효험 있는 기도는 오직 사랑 담긴 기도나 행위나 봉헌이여요.
기도문이나 형식에 관계 없어요.
기도는 사랑이지 주술이 아니어요.
성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요.
어느 성지에서는 특별히 수험생을 위한 기도가 효험이 있다더라는 소문이 있더라구요.
그럴 리가요.
다만, 그렇게 믿고 그 성지에 가서 미사를 드리는 엄마들의 정성과 사랑이 효험이 있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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