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5년

주님께 의탁하는 것, 참 행복한 일입니다

김레지나 2015. 8. 20. 17:36

00님

 

저를 격려해주시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하셨지요.

네. 앞으로 어떤 일이 제게 일어나든 저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겁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좋은 것을 주실 궁리만 하시는 분이시니,

제가 건강을 되찾든, 곧 세상을 떠나든

영원 속에서 제게 가장 좋은 걸 주실 거라 믿습니다.

다만,

제 부족함, 가족들에게 좋은 엄마, 좋은 표양이 되어주지 못했고

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충분히 챙기지 못하고 있어서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오늘 00님께서 메주고리예 메시지를 알려주시길래,

저도 제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우연히 이런 구절을 읽게 되었어요.

웨인 와이블의 <메주고리예>라는 책의 일부분입니다.

 

“너는 왜 내게 부탁하지 않느냐?는 성모님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나도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도 내 병을 낫게 해달라는 기도를 드려보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냥 내 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에만 급급해 왔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 목소리를 들은 나는 열심히 부탁드렸습니다. 그 분의 아들이신 예수님께 내가 치유 받아야 될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던 간에 다 고쳐주시라는 부탁을 드려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저도 거룩한 척 폼 그만 잡고

건강을 회복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려고 합니다. ㅎㅎ

 

00님이 제게 그러셨지요.

어린아이처럼 하느님께 의탁해야 한다고요.

제가 어린아이가 되어 기도한다면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만약, 지금 예수님께서 제게

“나는 너를 위해 내 생명을 주었는데, 너는 무엇을 주겠느냐?”하고 물어보신다면,

“예수님, 저도 제 생명을 당신께 드렸습니다. 제 생명을 더하기 위해 애쓰는 대신, 제 생명 같은 아이들을 챙기는 대신, 제 시간과 노력을 우선 당신 뜻을 헤아려 썼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앞으로 제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저와 제 남편, 제 아이들의 부족한 점들 늦지 않게 챙겨주십시오. 당신 뜻에 맞갖게 변화시켜주십시오.”

하고 기도하는 모습이 어린아이같은 솔직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ㅎㅎ

 

하느님께서는 제가 헛되이 낭비한 시간이 얼마나 많은지 짐짓 아시면서

이놈~하지 않으시고, 제 뻔뻔한 청을 들어주십니다.

하느님께서 가족들을 조금씩 좋은 쪽으로 변화시켜주고 계셔요.

정말 놀라운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남편, 아들들 다요.

 

가족들 뿐만 아니라 제가 알고 있는 환우들이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가족들과의 관계에서 생긴 매듭들로 고통 받고 있다면

자비로이 살피시어 풀어주시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급하고 간절한 바람들이 넘 많지만 조바심 내지 않고

제가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만 주님 앞에 내려놓습니다.

주님께 의탁하는 것, 참 행복한 일입니다.

'신앙 고백 > 투병일기-2015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회상  (0) 2015.08.21
명품일수록  (0) 2015.08.20
환우들과 만날 기회가 많으니,  (0) 2015.08.20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것을 요구하실 때에는  (0) 2015.08.19
더 좋은 것을 주시려고  (0) 2015.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