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5년

내가 너에게 무엇을 했느냐?

김레지나 2015. 7. 25. 08:22

  공동체의 관계를 위해서는 거짓을 전하는 것이 선이 될 수 있고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 공동체를 해치는 결과를 낳는다면 분명 악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자신의 분노를 교묘히 포장하기 위해 다른 사람한테  좋지 않은 말을 전하면서

  대리 분노 발산을  하려는 무책임과 교만.............

 

 "그럼, 나는 당신들에게 무엇을 했다는 말입니까?"

 

 한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미움과 억울함 한 조각도 내버려두지 않고 이용하는 악은

 우리 각자가, 아니 어느 한 사람만이라도 그 미움을 껴안고 십자가에 못박힐 때까지

 끊임 없이 분열을 책동하고 거짓을 만들어내고 공동체 전체와 구성원 각자의 평화를 깨뜨립니다.

 그러니, 자신의 언행뿐만 아니라 감정까지도 분별하려 애쓰고,

 자신과 공동체를 해치는 감정은 아무리 그것이 정당한 것일지라도

 그대로 껴안고 십자가에 못 박히기로 결심합시다.

 내 귀를 못박고, 내 입을 못박고, 내 억울함을 못박는 것,

 악의 활동 무대를 없애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하 소화데레사 성녀의 편지글 일부입니다.

 

“알아듣겠습니다. 예수님, 그러나 또 하나 여쭙고 싶은 신비가 남아 있습니다. 제발 말씀해 주세요. 저의 양치기를 단련하시는 데에 어째서 그가 사랑하는 양들을 선택하셨나요? .. 만일 낯선 이들은 선택하셨더라면 그 시련이 덜 힘들었을 텐데요.

  그러자, 어지신 양치기는 빛나는 상처로 온통 장식된 발과 손과 가슴을 어린양에게 보여주시면서 대답하셨습니다.

  “이 상처를 보아라. 나는 이 상처들을 나를 사랑하던 자들의 집에서 받았다!... 그러기에 이토록 아름답고 이처럼 찬란한 것이다. 그러기에 영원무궁토록, 그 광휘는 천사들과 성인들을 기쁨으로 황홀케 할 것이다. 네 양치기는 그가 무엇을 했기에 양들이 나를 멀리하는지 의아해하겠지만, 그렇다면 “내 백성아, 내가 너에게서 무엇을 했느냐! 내가 너를 슬프게 만드는 일을 했단 말이냐!”

  그러므로 너의 사랑하는 양치기는 내 고통을 나누게 된 것을 기뻐해야 한다. 내가 그에게서 인간적인 지원을 빼앗아간다면 그건 가장 사랑스런 그의 마음을 나 홀로 채워 주기 위해서란다. ... “

  “나 안에 자기의 버팀을 두는 이는 행복하다. 하늘에 오르는 사다리를 마음 속에 두었기 때문이다. 작은 어린 양아 잘 들어라, 나는 피조물에게서 완전히 떠나라든가,,, 그들의 사랑이나 호의를 무시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반대로, 나를 기쁘게 하기 위해 그것을 받아들이고 사다리처럼 이용하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피조물한테서 떠나버리는 것은 한 가지 결과 밖에 가져오지 않으니까. 즉, 세속의 오솔길을 걸으며 길을 잃게 되고 말거든. .. 오르기 위해서는, 피조물이라는 사다리에 발을 딛고 나한테만 매달려야 한다. ... 작은 어린양아. 정말 알아들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