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5년

나쁜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김레지나 2015. 7. 23. 21:49

우리의 영혼은 상처받는다.

우리가 나쁜 일을 당할 때뿐만이 아니다. 영혼은 나쁜 것을 볼 때,

그게 살육이든 다른 이에 대한 학대이든, 그게 포르노이든,

하느님과 사랑에서 먼 것을 볼 때 상처 입는다.

 

심지어 범죄를 저지른 자는

그 범죄의 대상인 상대방의 육체와 영혼을 해치는 것은 물론

실은 하느님을 닮게 지어진 자신의 영혼까지 해친 것이다.


그러니 그 전쟁터에서 몸은 멀쩡하지만 만신창이가 되었을 그의 영혼은

침묵과 기도와 하느님의 빛으로 치유되어야 한다.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2> 중에서

 

이 부분을 읽었다.

악은 고단수가 맞다.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아주 작은 미움이나 부족함을 너무도 잘 이용해서

상처를 주고 분열을 일으킨다.

 

<해명> <합리화> <상처 토로> <중재> 등등의 인간적인 노력으로는

악의 소용돌이 속으로 더욱 깊이 휘말려들 수 있다.

오직 <침묵> <기도> <하느님의 빛>만이

악을 이겨내고 상처를 치유시킬 수 있다.

 

영혼은 나쁜 것을 볼 때, 악의 활동을 볼 때, 

무질서와 무분별과 어리석음과 교만을 볼 때

상처 받는다.

보는 것만으로도  만신창이가 될 수 있다.

하느님과 사랑에서 먼 것을 볼 때 상처 받는다.

정말 그렇다.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의 상처는

그럼 얼마나 깊을 것인가.

 

'신앙 고백 > 투병일기-2015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라지의 비유가 주는 위로  (0) 2015.08.01
내가 너에게 무엇을 했느냐?  (0) 2015.07.25
칠흑같은고통 속에서도  (0) 2015.07.19
☆ 예수님의 수난은 기다림  (0) 2015.07.17
풍경  (0) 201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