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영혼은 상처받는다.
우리가 나쁜 일을 당할 때뿐만이 아니다. 영혼은 나쁜 것을 볼 때,
그게 살육이든 다른 이에 대한 학대이든, 그게 포르노이든,
하느님과 사랑에서 먼 것을 볼 때 상처 입는다.
심지어 범죄를 저지른 자는
그 범죄의 대상인 상대방의 육체와 영혼을 해치는 것은 물론
실은 하느님을 닮게 지어진 자신의 영혼까지 해친 것이다.
그러니 그 전쟁터에서 몸은 멀쩡하지만 만신창이가 되었을 그의 영혼은
침묵과 기도와 하느님의 빛으로 치유되어야 한다.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2> 중에서
이 부분을 읽었다.
악은 고단수가 맞다.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아주 작은 미움이나 부족함을 너무도 잘 이용해서
상처를 주고 분열을 일으킨다.
<해명> <합리화> <상처 토로> <중재> 등등의 인간적인 노력으로는
악의 소용돌이 속으로 더욱 깊이 휘말려들 수 있다.
오직 <침묵> <기도> <하느님의 빛>만이
악을 이겨내고 상처를 치유시킬 수 있다.
영혼은 나쁜 것을 볼 때, 악의 활동을 볼 때,
무질서와 무분별과 어리석음과 교만을 볼 때
상처 받는다.
보는 것만으로도 만신창이가 될 수 있다.
하느님과 사랑에서 먼 것을 볼 때 상처 받는다.
정말 그렇다.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의 상처는
그럼 얼마나 깊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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