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5년

고무줄 기도응답과 수호성인의 사인.

김레지나 2015. 6. 17. 22:47

미국에 있는 울 제부의 이야기입니다.

 

제부는 미국에 가기 전에 동생이 다니던 성당 신부님께서 원하면 세례를 주시겠다고 했는데도,

생각이 없다고, 오십쯤 되면 한 번 생각해볼까 말까 한다며 거절을 했어요.

불교 집안에서 자라서 성당에는 관심도 없어 했거든요.

 

그후 미국에 가서도 동생이 성당에 가면 미사 끝날 때까지 주차장에서 기다릴 뿐, 성당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대요.

하루는 성당 부부모임에서 파티가 있어서

주차장에서 기다리느니 와서 음식을 맛보라고 초대를 받아서 참석했어요.

지금은 제부의 대부님이 되신 분이

다음 날부터 예비자 교리를 새로 시작하는데, 교리 받아보지 않겠느냐고 제부에게 권했고,

한 번만 참석해보라는 동생의 권유에 못 이겨 교리를 들으러 갔는데,

대부님 인품에 반해서 계속 교리를 배우게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이거 뭐하는 짓이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하느님이 정말 계실까? 정말 계시다면 이 고무줄이 끊어지게 해주세요.'하는 기도가 되더래요.

마침 실험실에서 쓰는 아주 질긴 고무줄을 갖고 있었고, 여간해서 끊어지는 고무줄이 아니었기에

그런 기도를 했던 건데,

살짝 잡아당겼더니, 이상하게도 고무줄이 툭 끊어졌대요.

'이건 우연일 수 있어.'하고 다른 고무줄을 한 번 더 잡아당겼는데, 그것도 툭 끊어지더래요.

놀라서 다른 고무줄을 갖고 또 잡아당겼는데, 세 번 연속 고무줄이 힘없이 끊어졌대요. 

 

그렇게 계속 교리를 받고 세례를 준비하던 중에

제부가 동생에게 학식이 있는 분을 수호성인으로 모시고 싶다고 했어요.

동생은 학자 성인으로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과 아우구스티노 성인밖에 몰랐는데,

토마스는 아들 세례명이고 해서 아우구스티노 성인을 추천했대요.

제부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삶도 마음에 든다며 좋아했어요.

하루는 제부가 대부님 댁에 놀러가서 창고에 아무렇게나 쌓여있던 브래태니커 백과사전을 한 권 꺼내서 무심코 펼쳤는데,

'성 아우구스티노'에 대한 부분이 딱 나왔대요.

놀라서 도로 덮어 놓고 한참을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책을 집어들고 아무 데나 펼쳤는데, 다시 그 페이지가 나왔고,

그런 식으로 세 번 연속 아우구스티노 성인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대요.

며칠 후에 동생이 성당 도서관에서  세계사 책을 빌려서 갖고 있었는데,

옆에 앉아있던 제부가 그 책을 아무 생각없이 훓어보려고 한 곳을 펼쳤는데,

그곳에도 '성 아우구스티노' 이름이 나오더랍니다.

 

세례를 하루 앞두고 제부는

'허, 어이 없게도 내가 세례까지 받게 되었네.'하는 생각이 들면서

'예수님이 정말 계시면 오늘 꿈에 한 번 나타나주세요.'하고 청했어요.

그런데 꿈에 예수님께서 한국에 살던 동네 거리에 있는 동상 옆에 앉아 계시면서

제부를 돌아보시고 환하게 웃으시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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