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강요셉 신부님

6월 10일 연중 10주간 수요일

김레지나 2015. 6. 16. 20:19

6월 10일 연중 10주간 수요일 
 
사람은 누구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비주의 시대는 우리에게 행복과 성공을 위해 쉼없이 새로운 것들로 자신을 채우라고 속삭입니다.  
 
사람이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인체의 호르몬 작용이라고 합니다. 호감을 가질 때는 도파민, 사랑에 빠졌을 때는 페닐에틸아민, 서로를 갈망하는 관계에서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마침내 엔돌핀이 생성되고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행복해집니다.  
 
그러나 이 모든 항체는 2년, 길어야 3년이면 말라버린답니다. 그래서 사랑의 유효기간은 2~3년이라 하는가 봅니다. 그래서 또 다른 두근거림과 설레임을 찾아 새로운 사랑을 찾아 헤매는 부초와 같은 인생을 많은 사람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옛것을 폐지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오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에게서 새로움을 보았지만 그것은 옛것이 사라진 새로움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옛것을 완성하시는 새로움이었습니다.  
 
옛것을 버리고 새로운 사상을 자기 것으로 하기는 쉽습니다. 옛것에 대한 책임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규범을 새로운 사상에 입각하여 따르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사랑의 느낌과 감정을 주는 호르몬이 말라버린 후에도 변함없는 헌신과 충실함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헌신과 충실함이 우리를 더욱 큰 사랑에로 이끌어 주는 것입니다. 
 
좋은 느낌과 감정을 품는 것만이 사랑이 아닙니다. 우리는 더 큰 사랑에로 성장하도록 초대 받았습니다. 그것은 변함없는 헌신과 충실함으로 가장 사소한 계명 하나까지 소중하게 여기는 것으로 완성됩니다.  
 
소비주의와 물질주의 세상은 우리에게 옛것을 버리고 새것을 주기적으로 교체하라고 이야기합니다. 끊임없이 출시되는 신제품들의 주기가 짧아지고 그것을 따라가기가 버거울 정도입니다. 2년이면 휴대폰을 당연히 교체하는 것으로 여기는 우리들은 그래서 일상의 작은 것들에 담긴 소중함을 알아보는 능력을 상실해 버린 것 같습니다.  
 
율법과 예언서의 말씀은 폐기처분 해야 할 죽은 것이 아니라 완성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새로움을 주셨습니다. 새로운 것은 완전히 다른 것이 아니라 옛것의 완성이었습니다.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옛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약속입니다. 구원에 대한 약속,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겠다는 약속, 우리를 잊지 않으시겠다는 약속이 계명과 예언서를 통해 주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이 약속을 당신의 전생애와 죽음을 통하여 완성하셨습니다. 
 
우리 몸에는 더이상 도파민도, 페닐에틸아민도, 옥시토신도 분비되지 않을수 있습니다. 이러한 호르몬이 말라 더이상 사랑이라는 설레임과 두근거림이 사라진 순간에도 여전히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 받는 존재임을 믿어야 합니다. 그래야 느낌과 감정이 아닌 성숙한 사랑을 완성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호르몬에 취해 움직이는 사랑이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그 사랑이 우리로 하여금 나에게 맡겨진 아주 작은 일에서까지 성실을 다하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며, 작은 일에 충실을 다하는 삶이 우리가 받을 하늘 나라에서의 지위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시고 용기와 희망으로 다시 사랑하는 삶이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강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