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강요셉 신부님

.5월 31일 삼위일체 대축일

김레지나 2015. 6. 4. 20:51
5월 31일 삼위일체 대축일 
 
삼위일체는 우리의 고향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창조 되었고 우리는 그 사랑을 따라 언젠가 다시 하느님께 돌아가야 하는 삼위일체는 고향입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은 사랑을 알려 주십니다. 그 사랑은 서로를 원하는 사랑이며, 서로를 필요하는 사랑입니다. 내가 부족하기에 내것을 채우기 위해 너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완전함으로 넘쳐 흘러 넘쳐 너를 향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거스른 세상은 우리에게 사랑을 소유하는 것이며 쟁취하는 것으로 왜곡시켰습니다. 세상의 방식은 선별적이며 나와 너를 갈라 놓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나와 다른 너의 모습이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요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기에 무수한 분열과 차별과 갈등에 휘말리게 됩니다. 
 
세상은 삼위일체의 신비에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삼위일체적 사랑의 질서 안에서만 진정한 평화와 행복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서로는 장애물이 아니고, 극복해야 할 문제나 비교와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의 선물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가난한 이들, 약한 이들은 도움의 대상만이 아닙니다. 그들을 이 사회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나 구제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더욱 풍요롭게 되고 잃어버린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 허락된 선물로서 바라볼 때 우리는 서로에게 감사하게 됩니다.  
 
세상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갈라 놓고 구분짓기에 차별이 나옵니다. 더이상 소통하지 못하는 세대, 지역, 계층 간의 단절이 결국 우리 사회를 죽음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고립된 존재로 살아가지 못합니다. 나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 둘러 놓은 미움과 증오의 벽을 허물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죽음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삼위일체는 일치의 하느님이십니다. 일치는 무조건적으로 나를 너에게 의존하거나 서로를 종속시킴으로 얻을 수 없습니다. 일치는 같은 정신과 마음을 간직하는 것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간직하셨던 사랑의 영이신 성령 안에서 갈라진 우리들이 다시 일치하게 됩니다. 바로 삼위일체 하느님의 정신인 사랑을 우리 안에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피조물로서 삼위일체 하느님과 이러한 사랑과 일치의 관계를 이루신 분이 동정 성모 마리아십니다. 성모님은 성부의 사랑받는 딸로서, 성자의 어머니로서, 성령의 배필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셨습니다.  
 
성모님은 아버지의 사랑에 당신의 삶을 의탁하셨고 그 사랑을 당신 안에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래서 하느님 말씀을 묵상하시고 잉태하시어 성자를 세상에 낳아 드리는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그리고 성령의 짝으로 성령께서 당신 안에 놀라운 힘으로 활동하실 수 있게 협력하셨고 주님의 제자들이 성령께 마음을 열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삼위일체는 알아듣기 어려운 이론이나 신학지식이 아니라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길이요 방식입니다. 그것은 하느님과 우리도 사랑과 일치의 관계를 이루며 살아가도록 초대하신 사랑의 길입니다. 
 
우리도 아버지의 사랑받는 자녀로 성부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 성자께서 다시 한번 이 세상에 오실 수 있도록 나의 몸과 마음을 그분께 내어드리는 영적모성으로 어머니가 되는 것, 성령께서 나를 통해 활동 하실 수 있도록 그분의 협조자가 되어 드리는 것이 우리가 삼위일체적 사랑을 살아가는 삶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이 우리의 전부가 아니며, 이 세상이 우리 사랑의 목적지가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다시 돌아가야 하는 고향을 향하는 길고 지루한 여정입니다. 우리 고향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이십니다. 
 
비록 이 세상의 삶에서 고난과 시련과 많은 도전을 받을 것이지만 우리에게 아버지를 알려 주시고 성령을 보내주신 예수님께서 함께 이 길을 걷고 계십니다. 우리가 가야할 이 길을 끝까지 걸을 수 있도록 거룩하신 삼위일체 하느님의 축복이 우리 모두와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강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