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아가 5월 7일에 겪은 일이랍니다.
율리아가 적어서 보내준 글 그대로 올립니다.
(이 일이 있던 날 저녁 한 시간 이십 분 통화했는데,
녹음해두었으니 그 내용을 정리하는 대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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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가위눌렸는데 아래층에서부터 누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남편은 일찍 출근하고 애랑 저랑 누워있었는데 남편이 문을 열어놓고 가서 누가 들어온줄 알았습니다.
일어나서 문을 닫아야지 하고 있는데 몸은 움직여지지 않았고
그 누군가가 와서 발치에 앉더니 제 몸을 무겁게 눌렀습니다. 검은 황소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구마경을 외웠습니다.
다른 때 같으면 구마경을 외우자마자 금방 사라졌는데 이번은 좀 달랐습니다.
구마경을 여러번 해도 소용없자 힘으로 열심히 밀어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라는 말이 이젠 좀 시시하고 그다지 막강하지 않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좀 더 강력한 게 필요했고 제 마음 한구석에 인정하지 못하고 있던 한가지가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바로 "십자가"입니다.
그래서 "그래, 십자가" "십자가" "그래, 십자가" 를 외쳤습니다.
어쩔 수 없다는 듯이요. 그랬더니 나를 누르던 힘이 스르르 사라졌습니다.
십자가의 고통을 "왜 굳이 그렇게까지"하고 생각했고 정말 싫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해 가능한 고통"만을 받아들이며 "내가 인정하는 선까지만의 희생" 만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십자가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예수 이야기 해봤자 아무 소용 없다는 걸 그 황소도 알고 있었나 봅니다.
"이해할 수 없는 고통" "물음표의 십자가"를 받아들이기 위해 더욱 더 단순한 믿음과 사랑을 간절히 청해야할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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