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 병원은 근무자들도 환자들도 표정이 밝다.
목사님이 상주하는 병원이라서인지 개신교 신자들이 많아서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 같다.
신앙의 위로와 힘을 느낄 수 있다.
환자들끼리 모이면 암 이야기와 개신교식 신앙 간증을 주로 한다.
"암 수술 받고 물도 못 먹고 누워있는데, 세상에 그렇게 심한 외로움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주님이고 뭐고 찾을 힘도 없고, 세상에 아무도 없는 거야. 외롭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조금 몸이 좋아지니까, 그래 주님이 계셨지 하고 주님, 주님 하고 불렀어요.
주님을 만난 적은 없지만, 내가 나음으로써 주님의 사랑을 느끼게 된 거지요."
"나는 하나님한테 특별히 귀한 존재"
"아프기 전에는 하나님이 저 멀리 계신 분이었는데,
아프고 나서는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가 딱 붙어버렸어."
"이유 없는 고난은 없다고 했어요."
"나는 수술하고 났는데, 세상에 감사 기도가 나오는 거야."
"주님은 자연 속에서 다 나을 수 있게 섭리하셨어요. 좋은 공기, 좋은 물이면 충분해요."
암환자가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낸다는 것은 얼마나 큰 기적이고 축복인지 모른다.
그래, 좋다. 참 좋다.
그런데..
일부 몰지각한, 덜 떨어진 신앙인이 나를 열받게 한다.
좀 전에 저녁 예배가 끝나고 환우들이 우르르 몰려나오는데, 누군가 병원 마당에서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고 고래고래 외치는 거다.
"이런 @$#^%&^%&^% 들, 그것이 시방 암환자들 병동에서 외칠 소리여?"
누가 그럽디여? 방금 목사님한테 그런 설교 듣고 왔수? 하고 소리를 빽 지를까 하다가,
"그려, 무지한 탓이지. 니들은 천국 가서 좋겠다. 니들 아닌 사람들 다 지옥 갈 거라 믿어서 좋겠다.' 속으로만 중얼거리고 말았다.
또, 이곳 사람들은 성당 다닌다는 환우를 보면 개신교 나오라고 권유를 많이 한다는데,
목사님 사모님이 한 가톨릭 신자 환우한테 요렇게 물었단다.
"천주교에도 구원이 있습니까?"하고.
가톨릭 환우 대답하기를
"구원은 영원한 생명인데, 우리도 예수님 부활을 믿고 부활의 희망 속에 살고 있지요."라고 했단다.
'그려, 당신들만 구원해주는 하느님, 개신교회 밖의 사람들은 지옥 보내는 하느님,
그런 분을 인간을 만드신 창조주로 모시다니....
그런 하느님상 만들어 할렐루야 해서 좋겄다.
죽음의 두려움과 싸우고 있는 암환자들을 상대로 '구원'을 들먹이며 겁을 주다니, 그것이 할 일이여?
정체성 없는 천주교 신자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고 성사의 은총에서 멀어지게 하다니,
하느님께서 나중에 당신들에게 책임을 물으실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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