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송봉모 신부님

용서와 화해는 다르다

김레지나 2015. 4. 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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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나해 부활 제5주간 토요일 - 용서와 화해의 차이 (전삼용 신부님 강론)

 


       송봉모 신부님의 상처와 치유에 대한 강의를 차에서 들으며 오는데, 사람들은 용서화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에게도 고해성사보시는 분들이 용서를 하면 가서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게 화해를 먼저 청해야 하느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상대가 잘못하여 용서를 청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마음을 열어놓고 기다리면 되지 굳이 먼저 다가가지는 말라고 말씀드립니다.

용서는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혼자 하는 것이지만, 화해는 둘이 하는 것입니다. 상대 또한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데 용서한답시고 화해까지 청하다가는 더 큰 상처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송 신부님은 이런 예를 들어주셨습니다. 한 번은 성당 단체에서 한 자매님이 다른 자매님의 말에 상처를 입어 마음고생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정과 기도 끝에 어차피 성당을 다니기 위해서는 그 자매를 다시 보아야 하기에 고해성사를 보고 용서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용기를 내서 자신에게 상처를 준 자매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매가 도리어 그러더랍니다.

이제야 잘못을 뉘우치는군!”

 

용서를 하면 그만이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도 않는 사람에게 화해의 손을 먼저 내미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예수님은 용서하라는 말씀은 수도 없이 하셨지만 자신이 잘못한 경우가 아닌 한 먼저 화해하라는 말은 단 한 번도 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오늘 예수님은 세상이 당신을 박해하였듯이 당신 제자들을 박해할 것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상에서 세상을 이겼다고 하셨지 세상과 화해했다고는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끝까지 세상과 싸우셨던 것입니다. 이는 화해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는 뜻입니다. 예수님도 화해하지 않는 것들이 있는데, 우리는 화해라는 미명하에 절대 화해해서는 안 되는 자기 자아, 육욕, 또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송 신부님이 들은 예화 중 더 충격적인 것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로부터 어렸을 때 성추행을 당했던 딸이 있습니다. 그 딸은 오랜 노력으로 아버지를 용서하게 됩니다. 그리고 화해까지 합니다. 문제는 아버지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는데도 화해하고 받아들였다는데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과 화해한다는 것 자체는 상대의 행위를 인정해주는 꼴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딸이 결혼하여 또 딸을 낳았는데, 자유롭게 딸집에 드나들던 아버지는 손녀딸에게 또 몹쓸 행동을 하게 된 것입니다. 어쩌면 자신의 딸이 할아버지에게 성추행 당하게 만든 것에는 화해하지 말아야 할 사람과 화해했던 어머니에게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자기 자신과 싸우셨습니다. 그러기 위해 40일간 단식하며 자신의 육신을 괴롭히셨습니다. 또한 아버지의 뜻에 복종하여 십자가에 달리심으로써 당신 자신을 이기셨습니다. 그리고 세상도 이겼다고 하십니다. 우리는 자아와 육욕과 세상을 우리가 싸워야 할 세 가지 원수, 즉 삼구(三仇)라고 합니다. 주인이 이렇게 싸웠는데 종이 그런 것들과 화해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어떤 분들은 자기 육체와 화해해야 하고 자기 자신과 화해해야 하고 세상과 화해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어떻게 들으면 좋은 말 같지만 실제로는 뉘우치지도 않은 적을 받아들이라는 말입니다. 그 결과는 위의 예화의 경우처럼 내가 화해했다고 생각한 적들이 나에게 더 큰 상처만 남기게 될 것입니다.

용서는 항상 해야 하지만 항상 화해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절대 화해해서는 안 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우리들도 용서와 화해의 개념을 확실히 구분하며 살아가야 더 큰 피해를 입지 않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