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묻힌 보물/책에서 옮긴 글

광야 / 엘리야와 함께 한 40일에서

김레지나 2015. 3. 14. 11:46

물은 생명에 꼭 필요하며 물이 없는 곳에 광야가 생깁니다.

광야....,

이스라엘 백성은 약속의 땅으로 가는 사십 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광야를 겪었습니다.

광야에서는 꼭 필요한 것이 새롭게 인식됩니다.

물 한 모금, 빵 한 조각, 연대감.

광야는 황량하게 비어 있어서 눈 돌릴 곳이 없습니다.

광활함 속에서 길을 잃고 끝없이 펼쳐진 밤하늘의 별들만 보입니다.

광야는 홀로 자기 자신에게, 그리고 하느님에게 향하는 장소입니다.

광야는 하느님을 찾고, 또 하느님이 날 찾으시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광야는 고요함입니다.

홀로 있고, 본질이 되고, 본래의 모습을 발견하는.......

이스라엘 백성은 다시 '광야'로 인도됩니다.

본래의 모습으로, 본질로, 그러다가 다시 하느님을 의식하게 되겠지요.

광야는 우리가 다시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는 곳입니다.

광야엔 아무 것도 없으니 하느님이 충만하게 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슬도 비도 없는 광야에서는 굶주림, 목마름, 갈망이 자라납니다.

내가 굶주리고 목마르고, 갈망해야한 모든 게 자라나는 광야에서

나는 정말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게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광야의 반대는 시장입니다.

시끌벅적한 움직임, 사고파는 행위, 시끄러운 목소리,

다들 뭔가 원하고, 혼잡하고 분주하며 약속으로 바쁩니다.

시장에서는 많은 걸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의 굶주림, 목마름, 갈망을 가라앉혀 줍니다.

때때로 시장에서는 아주 조용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기 어렵습니다.

어쩌면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가끔 내 삶에 '시장'을 만들어 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 때 나에겐 광야가 필요합니다.

하루에 십오 분만이라도, 한 달에 하루라도, 일 년에 한 번이라도.

내 인생의 시장 한 복판에 광야 한 자락을 만들 수 있습니다.

 

 

광야로 갈 수 없다면 당신 삶 안에 '광야'를 만드십시오.

그 광야를 위해 가끔은 사람들을 떠나 고독을 찾으십시오.

침묵과 지속적인 기도 속에서 당신의 영혼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정말 꼭 필요한 일입니다.

이것이 영적 생활의 '광야'를 의미합니다.

                                                        카를로 카레토

 

                                                    <엘리야와 함께 걷는 40일>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