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9일 04시 15분
어제 미사 후에 대녀와 근처 산림욕장에 다녀와서 무지막지 피곤했는데,
삼둥이를 보고, 개콘까지 본 후에 잠이 들었었다.
그런데 벌써 깨어 다시 잠을 못 이루고 있다.
흉부 씨티 결과가 안 좋아서 상당히 긴장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대녀는 성모꽃마을에서 만난 갑장 환우인데,
그곳 신부님과 가르침에 반해서 셰례를 받고 열심히 직장생활하고 있다.
병원 정보를 좀 물어보느라 검진결과를 이야기해주었더니
한달음에 달려왔다.
환우들끼리만 통하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편안하고 즐거웠다.
사실 암환자들은 가족들과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도 외롭다.
고통과 임종에 대한 두려움과 싸우는 일은 철저히 혼자 겪어야하는 일이기 때문에.
비슷한 길 위에 서 본 적이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해하지 못할 감정들이 있다.
성경을 펼쳐보았다.
"그분께서 명령하시면 뜻하시는 바가 모두 이루어지고
아무도 그분의 구원하시는 능력을 막지 못한다.
모든 인간의 일은 다 그분 앞에 있고
그분의 눈앞에서 숨겨질 수 없다.
그분께서는 영원에서 영원까지 내려다보시니
그분 앞에는 도무지 신기한 것이 없다.
아무도 "이게 무어냐?
어찌된 일이냐?"고 말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이 필요에 따라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내게 허락된 오늘 이 시간도, 앞으로 내게 일어날 모든 일도
영원 속에서 '필요에 따라 창조하시는' 하느님의 손길 안에 있다.
요 며칠, 내가 얼마나 큰 은총 속에 살아왔고 살고 있는지 실감한다.
신앙이 없었더라면 주님의 사랑을 몰랐더라면 얼마나 큰 두려움과 외로움에 시달렸을까.
내 병이 낫든 말든, 나는 주님께서 나를 사랑하시기에 허락하시는 일만 내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믿는다.
주님께서 최고의 평화를 누리는 길을 당신의 고통과 내 고통을 통해 가르쳐주셨으니,
" 내가 사랑 받았고 은총 속에 산 것은
성령께서 나에게 가르쳐주셨도다.
주의 참된 평화여 신성한 감격이여
주는 나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성가 34번^^)
신성한 감격이여~!
신성한 감격이여~!
아함~!! 감격 그만 하고 다시 자야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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