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2년

레지나는 요즘

김레지나 2012. 9. 26. 19:55

다른 카페 활동을 하면서도 제 블로그에 메모 한 줄 안 남겼네요.

엉터리 레지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블방 들러주시는 고마운 님들!

건강하고 행복한 추석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사랑해

 

저는 그냥 애들이랑 제 집에서 추석을 지냅니다.

남편은 내려간다 하구요.

남동생이 명절연휴에 4박5일로 해외나들이를 가는 바람에 친정 부모님이 제 집에 오십니다.

저 좋아하는 거 마아~~니 들고 오신답니다. ㅎㅎㅎ

(ㅋㅋ 몇 주 전에는 엄마가 민어를 왕 큰 걸로 사오셨어요. 음청 맛있었지요.

 그 다음 주에는 아빠가 무화과를 사들고 오셨었지요. 음하하.

 이번에는 소고기 장조림이랑 굴비랑 말린 양태, 장어, 꼴뚜기 등등이랑 죽순이랑 토란이랑... 갖고 오신대요.

 아싸!

 

저는 일년 동안 한 시간쯤 걸리는 거리를 대여섯 번 다녀온 것 말고는 집에 콕 박혀 지냈어요.

다음 달에는 성모 꽃마을에 일주일 들어가 요양할 생각입니다.

선착순 전화신청이라 힘들다고 하던데, 연결이 될지 모르겠네요.

 

한달쯤 전부터 매일 침 맞고 있습니다.

숨 쉬는 게 엄청 힘들어서 응급실 가는 심정으로 한의원에 갔었는데

침 맞아서이기도 하고 항암제를 끊어서이겠지요. 조금씩 차도가 있습니다.

요즈에는 의사 선생님이 기운을 회복시켜주는 침을 준다고 하시네요.

심장을 좀 튼튼하게 해주고, 가끔 부종 치료도 하고

오늘은 감기 때문에 두통 콧물이 나서 그와 관련한 침도 맞고..^^

 

이상하게도 부종은 여전합니다.

다리는 누르면 쑥 들어가구요. 배도 빵빵하고..ㅋ 볼만합니다.

(다리와 복부 부종도 심부전증 신부전증 증상이기도 하네요.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

어제 밤에는 자다가 눌러보았는데도 많이 들어가네요.

자다 깨서 다리를 높이 들어올리고 있었습니다.

다리를 높이 들어올리고 있으면 여차저차해서 부종이 조금 빠진다고 하네요.

한의사 샘 말씀으로는 잘 때는 기력이 더 떨어져서 그렇게 부을 수 있다고 하셔요.

그래도 숨 쉬는 건 많이 편해졌어요. 이젠 아주 가끔씩만 답답합니다.

집 옆에 10분 정도면 꼭대기가 나오는 산이 있는데,

어제 오늘은 거의 일 년만에 처음으로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정상에 있는 훌라후프도 하고 왔습니다. 야호!

한동안 슬리퍼도 발끝만 들어갈 정도로 붓고 천천히 몇 발짝 디디는 것도 힘들었던 것에 비하면 완존 용되었습니다.ㅎㅎ 전에는 집에서 몇 바짝도 못 걸었고 앉았다 일어섰다도 못했었지요.

최근에는 숨이 차서2-3분 올라가다 포기했었구요.

아직 전에 신던 구두에는 발이 잘 안 들어가지만 새로 산 운동화는 불편하지 않습니다.

야호. 낮은 산이지만 명색이 꼭대기까지 올라가니 기분이 좋았어요.

좀 있으면 뛸 수도 있겠지요.

 

얼굴에 난 종기는 더 심해졌구요.

콧물이 나서 콧 속은 헐어있습니다. 

제 기억에 남아있는 모든 추석에는 100퍼센트 감기에 걸려 지냈던 것 같아요.

기분은 오락가락하구요. 자꾸 신경쓸 일이 터지네요. 자동차까지 말썽이었구요.

워낙 회복에 신경을 쓰고 있어서 피로감은 많이 덜합니다. 거의 일을 안 하고 지내서이기도 하구..

체중은 빠질 생각도 않구요. 여전히 7키로 부은채로..맞는 옷이 없습니다. 힝~!

 

눈썹은 다 다시 자란 것 같은데 전보다 확연히 숱이 줄어서 듬성듬성하구요.

속눈썹은 원래 1센티가 넘었던 것 같은데, 6년 전에 항암 후에 날 때 3밀리즘 되더니,

이번에는 1밀리도 안되는 것 같아요. 속눈썹도 듬성듬성해서 있으나 마나 합니다. 에효.

머리카락은 상당히 자랐습니다. 원래 가늘었는데 더 가늘게 나왔어요.

아직은 가발을 써야합니다. 내년에나 가발을 벗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참, 그리고 반신욕을 하고 있습니다.

부종이 있을 때는 각탕도 하면 안된다고 하셔서 통 못했었는데,

조금 빠지니까 에라 모르겠다 하고 반신욕기 안에 들어가 앉아서 한 시간씩...

한의사 선생님이 기운 빠지니까 날마다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반신욕 시간에 성경통독 시작했습니다.ㅋㅋ

지금은 최강 신부님의 책 <너무 깊이, 너무 오래 감추지는 마세요.>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눈부신 장동건'끕' 외모의 신부님 사진이 엄청 많이 실려 있어서 특별히 재미있습니다.

내용은 물론 감동이구요.

 

 

며칠 전에 K샘이 보내주신 유황밭마늘을 구워 먹기 시작했는데,

그래서인지 그제는 더 퉁퉁 부었어요.

한의사샘이 부종 다 빠진 다음에 천천히 시작해보고 붓는지 안 붓는지 봐가면서 먹으라고,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어제부터 끊었습니다.^^

한의원에서 준 약은 2주일 먹었구요. 지난 주부터는 약을 안 주시네요.

병원에서 준 이뇨제는 이제 안 먹습니다. 어휴. 넘 오래 먹었어요. 작년 12월초부터 먹었으니까요.

(먹기 시작한 첫날만 반짝 빠지고, 차도도 없고 끊으면 도르아미타불.. 부작용이 더 큰듯 ㅠㅠ)

부종이 저처럼 심하게 생기면 항암약을 조절하든지 간격을 늦추든지 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모든 약을 끊었으니, 잘 조리하고 해독에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흑! 그런데 다음 주에 외과에 가면 또 5년간 항암약 먹으라고 처방해줄 겁니다.

안 먹겠다고 떼써볼까 싶네요. 물론 안된다 하시겠지만요.

원래 그 항암약은 5년간 먹어요.

그런데 저는 5년간 이미 먹었거든요. 5년이 넘어가면 득보다 실이 많으니까 안 먹는 거겠지요.

5년 먹어도 또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암종양이 생겼으니, 약효가 없었던 셈인 것 같은데,,

그걸 또 먹어야하는지. 원. 그럼 10년이나?? 후덜덜..

저는 자궁 내막이 자꾸 두꺼워지고 부작용이 심했었걸랑요.

고민 좀 해봐야겠습니다.

 

최근에 뭘 하고 지냈느냐면요.

며칠 전에는 "하느님께서 나에게 오시는구나"라는 제 졸글 속의 주인공인 자매님 병문안을 갔습니다.

여러 달 만에 만나서인지 살이 쑥 빠져서 마음이 아팠는데,

병원에 입원할만큼 아프면서도 "저 요즘 행복해요~"라고 하더군요.

그 자매님의 미소가 기적이지요.

 

B 언니가 맛있는 쑥떡을 한 박스 보내주셨어요. 고맙습니다.

대장님이 옥수수 수염이랑 화장품이랑 책이랑 보내주셨구요. 고맙습니다.

친구가 배를 보내주었고..고마벙..

염치 없어서 어쩔 줄 모르겠습니다.ㅠㅠ

음,, 저는. 이번 명절에는 처음으로 선물을 안 했습니다.ㅎ

몇 지인들에게 책 선물 한 것, 성경에 관심 있는 분에게 성경책 사서 선물한 것,,환우에게 책이랑 마늘환 선물한 것.. 그것 말고는. 받기만 했네요.

추석 끝나고 배즙 나올 때쯤 생각해볼래요.

 

오늘은 성경을 가르치고 계신다는 분이 제게 전화를 하셨어요.

블방 자료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고맙다 하셨어요.

그분이 제 목소리가 무지 밝고 예쁘다고 놀라워하셔요.

제가 또 깔깔대면서 "하하하. 그러게요. 저는 사람들한데 전화하거나 만나면 손해에요. 기도하다가 말아버려요."라고 했지요.

제 작은 수고를 통해 한 분이라도 위로를 받고 주님을 느낄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기쁨이 없지요. 

또 어제 오늘은 미영동생이 이쁜 사진을 보내주고 응원 문자를 주어서 반가웠구요.

가끔 뜻밖의 분들이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아참참..엄청 기쁜 소식을 빠뜨릴 뻔했네요.

지난 주일에 울 제부가 영세했습니다. 세례명은 아우구스티노입니다.

동생이랑 제부가 작년에 미국에 갔는데, 거기서 참 좋은 분들과 행복하게 지낸다고 합니다.

대부를 서주신 분도 영짱 맘짱 재능짱이신 분이시래요.

제부를 마지막으로 친정 가족 전원이 세례를 받았네요.

엄마 아빠, 남동생 가족 넷, 여동생 가족 셋, 울 집 넷, 13명이네요.

무늬는 이제 다들 성가정이니, 정말 주님의 자녀답게 살아야하겠지요.^^ 

축하 선물로 무얼 할까 생각 중입니다.

차신부님의 복음묵상 테잎이 미국에도 배송이 되니까, 일 년치를 보내줄까 합니다.

 

내일은 복부 초음파, 뼈검사, 유방 초음파, 피검사, 엑스레이, 유전자 검사 있습니다.

거의 종일 병원에 있게 될 거에요.

6시간 금식, 물도 먹으면 안되니까.. 자기 전에 뭘 좀 먹고 물도 많이 먹고 자야겠습니다.ㅎㅎㅎ

씩씩하게 잘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