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2년

요즈음 워떠케 지냈는지 대에~충

김레지나 2012. 6. 12. 23:22

요즘 제가 워떠케 지냈는지  사알짝  대충 알려드릴게요.

 

12차 맞기 전에는... 목돈이 좀 생겨서 은행 가서 여러 상품 알아보고 예금했네요.

10년짜리 방카슈랑스 예금을 들라고 혔드만... 저같은 환자는 못 든다고 하고,

또 보장이 없는 걸 들 수는 있는데, 제가 사망하면 해지가 된 후에 상속이 된다고 하대요.

초기에 해지가 되면 원금 손실이 된다고 해서 남편 이름으로 몽땅 다 넣었어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봐야겠더라구요.

은행 담당자가 저한테 "준비를 참 차분하게 잘 하시네요.! 울 아버지도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처음에는 잘 받아들이시는것 같았는데, 나중에는 당신 죽음을 못 받아들이고 힘들어하시다 돌아가셨어요." 라고 하대요.

저야 뭐.. 계속 히죽히죽 웃고만 있었지요.

 

지난 주에는 성당 분과 모임이 있었지요.

회의 후에 각자 준비해 온 재료들을 모아 모아서 맛있는 비빔밥을 맹글어 먹었어요.

저는 뭐 대충 쓱싹 비벼 먹을 줄 알았었는데 손 큰 언냐들이 얼마나 나물을 많이 준비해왔는지, 처음에는 이걸 다 누가 먹어? 했었답니다.

수녀님도 초대하고 사무실 가족들도 초대하고~~그 많은 걸 다 먹었네요. ㅎㅎ 정말 맛있었어요.

 

음...또.. 지난 금욜에는 약사이시고 화가이신 바다님의 작품 전시회가 있다고 해서 서울까지 한달음에 피융~ 날아갔었지요.

약속장소에 도착하기 전부터 지쳐서 헤롱헤롱했네요.

집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지쳐부렀어요.

날이 더워서 여름옷을 입으려고 아침부터 옷장을 뒤져서 이것 저것 걸쳐봤는데...

어휴~~ 정장이고 헐렁한 티셔츠고 하나도 안 맞는 거에요.

그도 그럴 것이 제 키에 7키로가 불었으니,, 바지도 들어가다 말고, 자켓은 쩍 벌어져서 팔도 제대로 안 들어가고 단추는 물론 못 채우고, 스판 티셔츠는 올록볼록 볼만해서 못 입겠고, 살랑거리는 반팔 블라우스는 팔뚝이 꼭 끼어서 입고 벗기도 힘들고,...

하는 수없이 예전엔 헐렁했으나 이젠 쫄티에 가까워진 긴팔 블라우스를 챙겨 입었죠.~~

선물할 책을 무겁게 낑낑 들고 버스 정류장에서 기둘리는데,, 글씨 이 놈의 좌석버스가 빈자리 없다고 기냥 통과해버리더라구요. 

마음이 급해서 택시를 불러서 앞 정거장으로 갈라공 전화까정 했다가 취소하고 다음 버스를 어찌 어찌 타기는 탔지요...

약속장소에 도착~~ 주인공 바다님은 이석증에 걸리셔서 못 나오시공, 반갑고 고마운 분들과 맛난 점심 먹고 차도 마시고 수다 떨다가 집으로 왔어요.

 

또, 울 둘째가 견진성사를 받았네요. ㅎㅎ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눈물이 나지요.

"울 아들이 이제 어른이 되었네~", "이렇게 좋은 순간을 앞으로 얼마나 더 함께 보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어요. 하느님께 감사 드렸어요.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된 보나 언니가 영성체 후에 제 손을 꼭 잡으면서 "오늘 이렇게 레지나 자매가 건강하게 내 곁에 앉아서 미사 드릴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기도했어~"라고 하시는 거에요. 얼마나 진한 사랑이 순간 제 맘에 전해지는지 고마워서 훌쩍 훌쩍 울었네요.

속깊은 보나언니도 같이 우시더라구요.  하하..

엉터리 레지나가 참 복도 많지요. 이렇게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음.. 또.. 어제는? 히히히.. 쇼핑했어요.

여름에는 부종이 빠지고 예전 옷들을 입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럴 수가 없으니 밖에 나가기도 싫고 기분도 별로가 되고..

이뇨제를 먹어도 별 효과도 없고,,,.다리는 여전히 누르면 안 나오는 정도.. 손가락은 부어서 구부릴 때마다 아프고, 관절들도 다 삐그덕~

그래서.. 땡처리 고별전을 하는 백화점에 가서 질렀어요.ㅎㅎ

좀 날씬해보이라고 검정색 옷으로 두어 벌 샀는데,,

한 벌은 항아리형 원피스에 볼레로 조끼이어용....몸매도 가려지고 폼이 쪼깜 나더라구요.

완존 새로운 스따일로 변신, 마음에 들었어요.

바지는 등산복 바지 코너에서 쭈욱쭈욱 늘어가는 스판으로 한두 사이즈 큰 걸로 샀어요.

 

머리가 조금만 더 길었어도 가발을 벗고 숏커트로 다니는 건데...

실리콘 넣은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가발 쓰고 다니느라 땀 깨나 흘렸어요.

근데,, 옷만 살 수 있나요? 신발도 샀어요. 겨우내 신고 다녔던 슬리퍼를 계속 신을 수도 없고 해서..

예전에 신던 신발보다 10밀리나 더 큰 걸로...ㅋㅋ 왕발이가 되어버렸어요..

사상 최고로 큰 치수의 옷과 신발을 입고서 거울을 보니,.

저도 제 몸을 오랫동안 봐서 많이 적응이 되었는지,, 봐줄만 하더라구용..ㅎㅎ

 

암튼... 기분이 무쟈게 좋아졌어요.

이젠 얼굴에 났던 왕종기 세 개도 다 나았고..

율리아 언니가 정성스럽게 만들어 보내주신 장아찌랑 밑반찬이 무지 맛있어서 히히 기분 좋네요.

내일부터 또 맛있게 먹고,,, 걷기 운동도 잘 하고...

쉬엄 쉬엄 밀린 글도 좀 쓰기 시작해야겠어요. 시간 내기가 쉽지 않군요.

 

고마운 님들..

모두 모두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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