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고백/투병일기-2012년

항암 11차 맞고 왔어요.

김레지나 2012. 5. 11. 21:11

 

레지나는 어제, 2012년 5월 10일, 항암 11차 맞고 왔습니다.

항암 주사약 때문인지 다시 먹기 시작한 이뇨제 때문인지, 정신을 못차리고 어제 오늘 누워있다가 이제야 기록 남깁니다.

 

어제 아침 7시 반에 집을 나서서 오후 4시 다 되어 끝났어요.

항암주사실에 대시시간이 길었어요.

 

의사선생님께 말씀드린 증상

손가락을 구부리면 아프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제일 심함. 세수할 때도 근육이 아픔.

항생제 일주일 먹고 다리가 벌겋게 되었던 건 좋아졌음. 가려움증은 많이 좋아졌음.  

발바닥 저린 증상은 조금 남아있음.

이뇨제를 끊은지 일주일 넘었음. 끊고나서 피곤하고 힘들었고 다시 좀 더 부었음.

체중 변화 없음. 아직 심하게 피곤함.(두세시간 외출하고 오면 이틀은 집에서 쭈그러져 쉬어야함.)

의사선생님 처방

피검사 결과 백혈구 수치, 당 수치 등등 다 정상. 혈압도 많이 정상으로 떨어졌음.

(누르면 아직 쏙 들어갈 정도로 부은 다리를 보시고는).. 이뇨제 더 먹으라고 하심.

관절이 아픈 증상은 항암 부작용이 아직 남아서 그렇다고 함. 좀 더 오래 갈 수 있다고 하심.

 

주사 맞을 차례를 1시간 반 기다렸는데, 의자 위에서 맞으려면 맞으라고 해서 그러겠다고 했어요.

혈압 재는 안마의자처럼 생긴 의자인 줄 알았더니, 무슨 소파같이 생긴 의자인데, 등판이 눕혀지기는 하는데, 제가 일어나 앉으면 의자가 다시 접혀져서 넘 불편했어요. 발에 주사를 맞으니까 앉아있는 건 별로 안 좋거든요.

또 주사 넣는 기계(알람도 되고 양도 일정하게 넣어주는)도 없는 겁니다. 간호사님이 그냥 링겔 줄로 조절하는 걸 걸이대에 걸어서 약을 갖고 왔는데.... 이불도 없고 불편해서 좀 짜증이 났습니다.

알람이 되지 않으면 약이 다 들어가는지 안 들어가는지 계속 보고 있어야하는데.. 저는 잊어버리고 자고 싶었거든요.

간호사에게 "여기서 안 맞고 싶어요." 라고 했더니, "진작에 말씀하시지" 하면서 약간 어이 없다는 표정이대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불편한 의자인 줄 몰랐지요." 했어요.. 암튼 그냥 주사 맞기로 하고 주사를 맞는데, 간호사님이 바빠서 지쳐서인지,,, 발등에 찔렀다가 실패, 다른 방향으로 찔러보고 실패, 계속 여기 저기 만지고 툭툭 두드리고만 있길래.., "다른 분한테 맡겨도 되는데..."하고 말했더니, 다른 간호사에게 맡겨주더라구요. 제 혈관이 너무 얇아서 그렇다네요.

(오늘은 항암주사 맞은 자리는 괜찮은데, 찔렀다 실패한 부분이 벌겋게 되고 붓고 가렵네요.

전에 종기나고 이곳 저곳 점막이 헐었을 때 피부과에서 받은 연고들이 몇 개 있는데, 박트로반, 카테스텐,  리도맥스 등.. 그 중에서 박트로반을 발랐는데, 제대로 골라 바른 건지는 모르겠네용.^^ )

 

다른 간호사님을 기다리던 중에 마침 옆 칸의 침대가 비길래 옮겨달라고 했어요.

 

주사 맞는 내내 정신 없이 잠.

중간에 화장실 가고 싶어서 깼는데, 휠체어 타고 가 화장실 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실수로 링겔 줄이 휠체어에 걸려서 바늘이 빠져버림.

마침 바로 곁을 지나가던 간호사님이 피가 튀어나오는 튜브를 막고 바늘 찌른 부위 지혈하면서 소독해주심.

화장실 다녀와서 다시 침대에 눕고 바늘 교체해서 계속 주사 맞음.

주사 다 맞고 원무과에서 서류 받고, 차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발이 느낌이 이상타 하고 봤더니, 양말 한짝을 안 신고 나왔음.ㅋ 주사실로 다시 가서 찾아봤는데 없었음.

발목이 확 늘어난 양말이라서 발목에 자국이 적게 남는 거라 아끼던 거였는데..~ 아깝당..ㅎㅎ 정신이 오데 멀리 가부렀었나보당.

 

부종이 여전히 심하다고 이뇨제를 또 처방받기는 했지만..

 

그래도 발 굽히는 건 잘 되니까 어기적 어기적 걷지 않고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어서 좋음.

예전에 신던 신발은 아직 들어가지 않음. 줄창 떨어진 헐렁한 슬리퍼만 신고 다니고 있음.

요즘에는 슬리퍼 속으로 발이 쏙 들어감. 꽉 조이는 느낌이 들지만 예전처럼 3분의 1만 들어가거나 하지 않음. 헷헤.

발목 부분 사진임. 엄청 많이 빠졌지만 아직도 상당히 부어있음.

 

이뇨제는 작년 12월부터 먹기 시작해서 6개월째임. 에효.~

암튼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다리가 아직 땡땡하니, 이뇨제 부작용보다  부종 부작용이 더 심하니까 약을 먹으라고 하신 것일 테지..

 

입원병원으로 돌아와서도 오한이 들고 추웠음.(허셉틴 부작용 중 하나임)

 

처방받은 이뇨제는 라식스정 40, 알닥톤 필름코팅 정 25g씩을 하루 두 번씩 복용, 14일분,

상태 봐가면서 용량 조절해 벅으라고 하심.

 

 

이뇨제 복약 안내문에.. 부작용으로

라식스에는 "수분 및 전해질 배설로 인한 전해질 불균한 증상(무력감, 근쇠약감), 급격한 체중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의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햇빛에 민감해질 수 있으므로 과도한 노출을 피하시고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알닥톤에는 "주의 - 어지러움, 근육피로감, 무기력감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이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전에 이뇨제 먹을 때는 항암 부작용이 넘 심한 때라 잘 몰랐는데,,, 어제 오늘 주글주글 몸이 녹을 것 같아서 약에 취한 듯 자주 잤어요.

항암 주사약 부작용에 이뇨제 부작용이 더해져서 힘없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만큼 힘이 든 것 같아요.

온 몸이 좀 아리고 특히 어깨가 아림. 무릎은 좀 요상시런 느낌인데, 아픈 것도 같고 가려운 것도 같고 괴롭네요.ㅎㅎ

하지만 탁소티어랑 카보플라틴이랑 같이 맞을 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당..ㅋ

 

 

정신 차리고 컴 앞에 잠깐 앉아 있었더니, 온 몸에 힘도 없고 넘 피곤해서 다시 눕고 싶어요.

레지나 또 흐물흐물 자야겠어요.^^

고마운 님들! 굳 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