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6일
에밀리아나 언니가 집에 오셨네요.
정말 정말 예쁜 부활달걀 바구니와 과일을 선물 받았네용.
을매나 이쁜지 자랑해야지 ^^
워떠유? 기분이 업업 되었겠지요? 아까워서 못 먹겠당...ㅎㅎ
언니~~ 고마버용.♡.♡.♡.♡.♡.♡.♡.♡
세 시에 언니들 두 분 태우고 십자가의 길 기도하고 왔어요.
윤 신부님께서 묵상글을 읽어주셨는데, 한 구절 한 구절 을매나 좋던지~
기도문 얻을 수 있는지 여쭈어보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ㅎㅎㅎ 포기.
엄지발톱에서 진물도 나고 다리도 아파서 앉아서 기도를 드렸네요.
온 몸이 다 부어서 불편했었는데, 지금도 많이 부어있지만 그래도 조금 빠져서 제법 움직일만 합니다.
발목이 왕창 늘어난 양말만 신고 지내는데,
두어시간 양말을 신고 있다가 발목에 자국이 남아서 어찌나 가렵던지
양말을 살짝 아래로 내리고 발등에 걸쳐놓았더니, 잠깐만에이렇게 되네요. 그래도 전보다는 낫지요?
집에 돌아와서 둘째 밥을 차려주고
끓여놓다가 졸아든 청국장 찌게에 밥을 비벼 먹으려다가
청국장 담긴 그릇을 쏟았어요.
이쁜 그릇이 깨져버리고..(식구 수 대로 딱 네 개만 산 건데)
먹고 싶던 청국장도 쏟아버리고
몇 년 동안 즐겨 입던 면바지도 찢어져버리고
힘들게 엉거주춤 엎드려서 깨진 공기 치우다가 손가락을 다쳐서 피가 났어요.
에고 ~ 에고~
제가 항암 부작용으로 한 가지 빼먹은 게 있네요.
오늘처럼 사소한 동작을 하는데도 집중이 안되고 부정확하다는 겁니다.
머리 속 회로가 망가졌는지, 일을 했다하면 거의 매일 물건을 떨어뜨리고 쏟고 손가락을 다쳐요.
그제도 과도로 손가락을 두 번이나 베어서 피가 많이 났었는데,
오늘 또 베었잖아유..ㅠㅠ
게장을 식탁에 쏟아서 식탁 아래 유리 속까지 다 닦느라 고생했고
김치 냉장고에서 김치통을 열어보고 꺼내다가 떨어뜨려서 김치냉장고에 김치국물이 쏟아져서 닦느라고 고생했고
다육이 화분 옮기다가 떨어뜨려서 쏟아진 흙 닦느라 고생했고...
대형사고만도 엄청 많아요.
사소한 동작 하는 데도 집중이 안 되고, 힘 계산이 안되는 것 같아요.
뇌회로가 망가졌나봐요..ㅎㅎ 좀 심각합니다.
건망증도 심해요.
제가 한 일도 기억 못하기 일쑤에요.
어제도 버섯 달일 때 무게 정확히 잴라고 주방저울을 하나 인터넷 주문했걸랑요.
오늘 "택배입니다.~" 하고 전화가 오대요. 근데, 무엇을 샀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나는 겁니다.
물건을 받아서 열어본 후에야 기억이 나요.
제 찢어진 바지 좀 보셔용. 6년 전에 엄마가 사주신 건데.. 흑흑..잉잉.
아무리 바지가 낡았다기로 청국장 그릇이 닿았다고 이렇게 찢어질 수 있는 건가요?
어이 업슴당.. 꿰매 입어야징..
엉터리 레지나가 또 한 바느질 하걸랑요...ㅎㅎ
(근데.. 바느질하다 가끔 손을 찌릅니다..ㅎㅎ 와 그라는지..ㅎㅎ 다림질 할 때도 남비 뚜껑 열 때도 집중이 안돼걸랑요. 그래서 잘 다칩니다. ... 점점 나아지겠죠? 아자! 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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