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묻힌 보물/책에서 옮긴 글

위기는 선물이다 - 안셀름 그륀

김레지나 2011. 9. 30. 19:07

 

<위기는 선물이다.>

             안젤름 그륀 신부 지음
              옮김 : 김 선태 신부

사람은 누구나 위기를 겪습니다.

위기를 겪는 사람은 자칫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혀 점점 경직되고 이성을 잃으며 혼란에 빠집니다.

그래서 객관적 판단력을 잃습니다.

안젤름 그륀 신부님은 위기를 겪는 현대인의 용기를 북돋기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위기와 정면으로 맞서는 구체적 방법 몇 가지를 이 책에 제시합니다.

불안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것,
냉정을 유지한 채 위기를 분석하고 객관화하는 것,
위기에 대해 하느님과 대화하고 그분께 맡기는 것,

작은 조치를 실행하는 것,
이웃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 등입니다.

이 책에서 근본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성령의 능력입니다.

성령께서는 하느님의 선물이며
우리 안에서 샘솟는 무한한 힘의 원천으로서
우리를 위로하고 힘을 주십니다.

특히 우리를 굳세게 하시어
위기와 맞서게 하고 올곧게 극복하도록 하십니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각자 안에
살아 계신 성령의 권능을 새롭게 깨닫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2011년 새해에 화산동 성당에서
 
                 옮긴이 :  김 선 태 신부

1) 성령의 힘

사람들은 위기에 직면하면
낙심하며 용기를 잃고 미래를 두려워한다.

필자는 경제적 이유든 다른 이유든 위기와 싸우는 사람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용감하게 도전에 맞서도록 도움을 주고 싶을 뿐이다.

필자의 관심은 금융위기만 아니라 삶에서
언제든 만날 수 있는 모든 위기에 대한 것이다.

위기 없이 성장은 없다.
이것은 개인적 성장뿐 아니라 한 사회의 발전에도 해당한다.

사람들은 위기를 맞으면 용기와 삶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다.

필자는 이 책에서 위기에 흔들리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능력을 믿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고 싶어 한다.

그리스도 전통에서는 위기상황이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언제나 하느님의 성령께 호소했고

성령 찬미가를 기도했다.

성령께서 공동체와 개인에게 길을 보여주시고 위기를 잘 견디어 내는 힘을 베푸신다고 믿었던 것이다.

성경에서는 내적 활력을 발전시키고 삶의 도전에 역동적으로 맞서는 능력을 성령의 특징으로 보고 있다.

이 능력은 삶이 요구하는 과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도록 우리를 돕는다.

자신의 능력을 믿는다는 것은 성령께서 당신 능력으로 우리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오시고
우리 힘을 굳세게 해 주심을  믿는 다는 뜻이다.

성령께서는 우리의 능력과 용기를 굳세게 해주시고
위기를 벗어나는 길을 찾도록 우리 영혼에 상상력과
창조력을 불어 넣으신다.

                     “위기는 선물이다.”

 

2) <위기의 본질>

인류 역사에는 커다란 위기로 지목되던 시대들이 있었다.

“인간이란 종족은 언제나 커다란 위기 가운데 하나에 연루되어 있었다.

인간은 존재하기 시작한 이래 늘 위기를 겪었다.”

니체는, 위기는 ‘삶의 자극제’요, ‘더 나은 삶’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이런 자극제를 위해 충분히 건강한 상태여야 한다.’라고 덧붙인다.

심리학은 인간의 삶을 성숙위기와 발달위기에서 비롯되는 항구한 결과로 묘사했다.

여기에는 탄생의 위기, 사춘기의 위기, 중년의 위기, 퇴직의 위기, 노년의 위기, 죽음의 위기 등이 있다.
이런 위기들은 삶의 성장과정에 속하는 일반적 위기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외에 외부에서 들이닥치는 뜻밖의 위기가 있다.
자연재해, 사고, 전쟁, 실직, 강도,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등이다.

위기가 닥치면 우리는 영혼의 압박을 점점 더 크게 느끼고 그 불쾌한 상황에서 빠져나올 출구를 찾는다.

그리고 위기에 직면하면 사람들 대부분 불안을 느껴 도망쳐 버린다고 합니다.

지금 겪는 위기에 직면하여 나는 과연 누구인지, 위기는 나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지 자문해야 할 것이다.
나는 이제까지 살아왔던 것처럼 계속 그렇게 살 수 없다.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히브5,8)

‘위험이 있는 곳에는 구원자 또한 자란다.’

이런 모든 말은 우리에게 위기에서 도주할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라고 조언하며 용기를 주는 것이다.

                       

3) 기회의 위기

이제까지 유지되던 영혼의 균형이 깨지는 것이 위기의 특징이다.

위기를 맞는 인간은 새로운 균형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처럼 위기는 새롭게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기회다.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은 우리 책임이다.

우리는 체념할 수 있고 마치 위기가 없다는 듯 계속 단순하게 살 수도 있다.

아니면 우리 삶을 새로운 기초 위에 세우는 도전의 기회로 보면서

우리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개발할 수도 있다.

인간의 삶은 위기의 연속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우리가 위기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삶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찾고 현재의 도전에 대처하는 새로운 능동적 태도를 취한다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으면
삶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발전시키며 새로운 인식을 지니게 될 것이다.

위기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영혼의 심연으로 이끄시는 절호의 기회다.

위기를 무시하거나 완화하는 사람은 내적으로 파괴된다.

위기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자신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묻는 사람만 거기서 배울 수 있다.

많은 사람은 위기를 겪으면서 새로운 길을 찾았고
성장을 위한 큰 발걸음을 내딛었다고 말한다.

암에 걸린 어떤 남자는 그 사실에 대해 감사했다.

질병이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도록 눈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삶의 방식을 바꾸어 진지하게 하루하루를 살고 자기 삶의 형태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리고 새롭게 영적 길을 열었다.

어떤 부인은 소심증 때문에 위기에 빠졌지만 서서히 기쁨을 되찾았다.

불안을 일으키는 경건한 소심증을 멀리하고 새로운 영적 길을 걸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