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말씀 (가나다순)/반영억 신부님

예수님을 위하여 성모님께로 - 성모승천 대축일

김레지나 2011. 8. 20. 22:07

2011년 8월 15일 월요일 성모 승천 대축일

 

모든 여자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십니다.
(루가 1,39-56)

 

 

말씀의 초대

 묵시록은 성모님의 예표하는 여인의 모습을 전한다. 그 여인은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쓰고 있다. 그 여인의 관에 있는 열두 개의 별은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와 신약에서 교회를 구성하는 열두 사도를 가리킨다(제1독서). 아담 한 사람의 범죄로 죽음과 파멸이 왔지만,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의 희생과 부활로 구원이 왔다. 죽을 운명인 인간은 그리스도를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어 누리게 되었다(제2독서). 예수님의 잉태 소식을 들은 마리아는 서둘러 친척 엘리사벳을 찾아간다. 엘리사벳은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하고 외친다. 이 말씀은 교회에서 온 백성이 드리는 아름다운 찬미의 기도가 된다(복음).

☆☆☆

오늘의 묵상

 ‘마리아께서 승천하신 날입니다. 마리아께서는 곧바로 하늘로 들어 올림을 받아 하느님 나라로 가셨습니다. 마리아께서 구세주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에 그렇게 되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 오해입니다. 그것은 마리아의 삶을 잘 모르고 그분의 승천만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마리아께서는 천사가 예수님의 잉태를 예고할 때, 처녀인 자신의 처지를 포기하고 ‘주님의 여종’임을 솔직히 고백하십니다. 이로써 마리아께서는 이제 개별적 인간 마리아가 아니라, 주님의 여종으로서 철저하게 주님께 순종하면서 살아가십니다.
처녀인 마리아께서 주님의 거룩하신 어머니, 인류의 어머니로 불리게 되신 것은 주님의 은총이기도 하지만, 성모님의 신앙 고백적인 삶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곧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내려지는 축복의 표지입니다.
마리아께서는 자신의 온 생애를 오로지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한 분만을 위하여 바치셨습니다. 그러한 성모님을 주님께서는 곧바로 하느님 나라로 들어 올려 주셨습니다. 우리 또한 성모님과 같은 삶을 산다면 그렇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을 위하여 성모님께로

  ~반영억 라파엘 신부~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구세주의 어머니를 우리에게 보내주셨고 어머니를 통하여 우리의 필요를 전구해 주시도록 안배하셨습니다. 오늘 성모승천 대축일을 맞이하여 성모님의 전구로 믿음의 사람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아울러 성모님을 예수님께로 나아가는 길에 있어서 모범이요, 안내자요, 동반자로 모실 수 있는 은총이 우리 모두에게 함께하기를 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하였습니다. 엘리사벳과 마리아의 만남은 행복한 만남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가슴에 담고 사는 이들의 만남이었기에 기쁨이 더합니다. 비천한 여종 마리아는 목숨을 걸고 순명함으로서 복된 여인이 되었고, 젊은 날에 아이를 배지 못하는 돌계집이라고 손가락질 받던 엘리사벳은 하느님의 놀라운 자비를 입어 아기를 임신하였습니다. 이러저러한 일들이 마음을 뒤 흔들어도 주님 자비의 손길을 믿으며 굳건하게 서 있는 것이 큰 은총입니다.

 

마리아의 방문을 받고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참으로 복된 마리아입니다. 참으로 행복한 마리아 입니다. 그런데 그 행복이 어디서 왔느냐 하면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고 믿은 것,”입니다. 믿음에서 왔습니다. 루카복음 11장 27절, 28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 군중 속에서 어떤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하고 예수님께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사람, 다시 말하면 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고, 그대로 행하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그리고 결국 구원의 역사는 믿음의 행위로 시작되고 또 열매 맺게 됩니다. 마리아는 처녀인 그가 구세주를 낳을 것이라는 하느님의 메시지를 믿었습니다. 그리고 구세주를 낳았습니다. 그 큰 믿음이 오늘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길 기원합니다.

 

성모님은 당신의 겸손과 순명의 삶으로 모든 사람에게 모범이 되었고, 예수님께서는 성모님의 청을 거절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카나의 혼인잔치 현장에서 첫 기적을 행하셨는데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 마리아님의 마음을 헤아려 여섯 개의 물독에 물을 가득 채워 포도주로 변하게 하여 그의 청을 들어주셨습니다.(요한 2,1-12)

 

그러므로 성모님을 통하여 은총을 구하십시오. 성모님을 통하여 반드시 얻을 것입니다. 당신을 믿고 섬기는 이들에 대한 성모님의 사랑은 무어라 말할 수 없을 만큼 크고 강합니다. 성모님의 뒤를 따른다면 방황하지 않을 것이고 성모님의 손을 잡고 있는 한 어떤 유혹에도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성 베르나르도) 여러분은 성모님의 마음을 여러분의 것으로 삼아 잘 활용하십시오. 그분의 마음으로 사랑하고 거기에 견주어 여러분의 마음을 성찰하고 그분을 닮지 않은 것이면 무엇이나 다 마음에서 몰아내십시오.(가경자 메리 포터)

 

우리는 성모님처럼 생각하고 그분이 바라신 것을 바라고 그분이 하시고자 하는 바를 행하고 그분이 지향하시는 바를 지향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예수 그리스도님 안에 있기 위해서는 먼저 성모님 안에 있으라는 말입니다. 예수님께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예수님께 누구보다도 가까이 계셨던 어머니께로 가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모토는 “성모님을 통하여 모든 것을 예수님께로! 예수님을 위하여 모든 것을 성모님께로!”입니다.

 

그런 의미로 오늘 미사에 참여한 여러분에게 “매고성모님을 새겨 넣은 손십자가”를 나눠드립니다. 이 십자가는 특별한 것입니다. 우리 매괴성모성당이 본당설립115주년을 맞이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 성당건물은 신자들의 증가로 인해 3번째로 지어 매괴성모님께 봉헌한 성당입니다. 1930년입니다. 세월의 흐름속에 마루바닥을 보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6월 보수공사를 하면서 뜯어낸 마루바닥재를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하였고 ‘손십자가’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80여년을 지나오면서 믿음으로 기도하던 우리 부모형제들, 주님께 영광을 드리며 찬미하던 신앙의 선배들, 위로와 희망을 찾던 모든 이들의 간절한 소망과 열매, 그들의 숨결이 이곳에 배여입니다. 그래서 그 신앙을 조금이라도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매괴성모님을 새겨 넣어 수난 받으신 어머니의 크신 품을 우리의 마음으로 간직하고 예수님께로 나아가는 기쁨을 더할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러므로 ‘손 십자가’를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성모님은 믿음의 어머니, 순명의 어머니, 우리를 위해 전구해 주시는 어머니이십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을 잉태하실 몸이었기에 그리스도의 예견된 공로에 힘입어 원죄로부터 보호를 받아 당신 자신이 원죄 없이 잉태 되시는 특은을 누렸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구원 활동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남김없이 봉헌 하시어 평생동정의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외아들의 삶의 여정에 함께하여 누구보다도 철저히 주님을 뒤따랐던 성모님을 성자 예수님께서 누리신 영광에 동참하게 하기 위해서 몽소승천 하게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천상영광을 누리고 세상의 모든 이를 위한 전구자로 세우셨습니다. 그러므로 구원 받기를 원하는 이는 성모님의 도우심을 청해야 합니다. 구지 성모님을 통하지 않아도 되지만 통하지 않으면 그만큼 전구하심 의 은혜를 누리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성모님께 의탁함으로써 더 큰 은총을 입으시기 바랍니다.

 

성모님께서 예수님의 생애에 있어서 잉태의 처음부터 죽음의 끝까지 동행하시면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모범을 보여 주셨으니 우리도 험한 세상의 모든 맞바람에도 불구하고 믿음을 지켜나가야 하겠습니다. 성모님께서 부르심을 받은 것은 평범한 일상생활의 한 가운데서입니다. 성모님을 부르신 그 하느님께서 오늘 우리의 일상에서 나를 부르십니다. 봉사와 희생의 삶, 사랑의 실천에로 부르십니다. 고달프더라도 기꺼이 응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리하여 어머니처럼 영광스럽게 하늘에 오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성모님께서 “정령 믿으셨기에 복된 분”이셨듯이 우리도 믿음으로 복된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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