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6일 토요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마태오 17,1-9)
하느님께서는 살아 계신 분이십니다. 모든 존재는 그분에게서 생명력을 받아야 움직일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생명 그 자체’이십니다. 우리는 이러한 교리를 수없이 들어 왔습니다. 그렇지만 강렬한 느낌은 없습니다. 나날이 생명력을 주시는 분이신데도 뚜렷한 감정이 생겨나지 않습니다.
막연히 하늘에 계신 분으로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아니 계신 데 없으시고’ 모든 사람 안에 계신다고 하지만 감각적인 깨달음은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체험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힘을 느끼고 부딪혔던 체험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수없이 만나고 함께하면서 경험하였지만 그냥 지나쳐 버렸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 세계 밖에 존재하시는 분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와 함께 계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 있건 감싸 주시는 분이십니다. 나무들을 감싸고 새들을 감싸고 들판의 풀들과 미물(微物)까지도 감싸 주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의 변모에만 놀란 것이 아닙니다. 만물 안에 숨겨진 창조주의 모습을 비로소 깨달았기에 감동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니 변모 사건은 은총입니다. 제자들에게 드러내신 그분의 사랑입니다. 오늘의 우리에게도 주님께서는 그렇게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계십니다.
욕심을 부리려면
-반영억신부-
“어떤 개가 고기 한 첨을 물고서 강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물속에 비친 제 그림자를 본 그 개는 그것이 더 큰 고기 덩어리를 물고 있는 다른 개라고 생각했습니다. 물속의 개가 가지고 있는 고기를 빼앗으려고 덤벼듬과 동시에 자기 입에 물고 있던 고기 덩어리를 놓치고 말았습니다.”(이솝우화) 이 이야기는 현재 가진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욕심내는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좀처럼 이미 가진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언제나 없는 것에만 생각합니다.”(쇼펜하우어)
베드로 사도도 그랬습니다.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만을 데리고 산에 오르셔서 해처럼 빛나는 얼굴을, 그리고 빛과 하얀 옷을 보여 주셨습니다(마태 17,1-2). 이때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께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마태17,4)하고 말하였습니다.
좋은 것을 보았으니 그 체험을 영원히 간직 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입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욕심을 부리려면 이런 욕심을 부려야 할 것 같습니다. 주님을 온전히 차지하고 싶은 욕심 말입니다.“주님, 당신 외에는 아무 것도 원치 않습니다. 주님만을 차지하게 하소서”(예수아기의 성녀 데레사). 사실 주님은 “세상의 빛”(요한 8,12)이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빛의 자녀이며 대낮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밤이나 어둠 속에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1데살5,5) 그러므로“빛의 자녀답게 살아야 합니다.”(에페5,8)
그러기 위해서는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17,5)하시는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생겨난 모든 것이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요한2,3-4)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영광스런 변모는 곧 체험하게 될 부활의 표지입니다.
“우리는 모두 너울을 벗은 얼굴로 주님의 영광을 거울로 보듯 어렴풋이 바라보면서, 더욱더 영광스럽게 그분과 같은 모습으로 바뀌어 갑니다.”(2고린3,18).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1요한3,2). 그러므로 다른 욕심은 접고 주님을 뵙고자 하는 마음을 차지하시기 바랍니다.또한 우리의 마음도 해와 같이 빛나도록 가꾸어야 하겠습니다.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알되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불행하며, 이 모든 것을 모르나 하느님을 아는 사람들은 행복합니다.”(성 아우구스티누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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