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묻힌 보물/책에서 옮긴 글

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 - 성 아우구스티노

김레지나 2011. 1. 6. 22:42

오랫만에 옛날 메일을 뒤적이다가 발견한 글입니다.

 

여러 책에서 옮겨 정리한 주옥같은 글들이 꽤 많았었는데,

컴퓨터가 자주 말썽을 일으켜서 대여섯 차례 자료가 다 날아가는 바람에 잃어버린 것이 많습니다.

소화 데레사 자서전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 정리하고 느낌 정리한 파일이 제일 아까웠지요.

 

반갑게도 우연히 이렇게 발견되는 글도 있네요.

 

 

(성 아우구스티노)

 

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

이렇듯 오랜,

이렇듯 새로운 아름다우심이여,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내 안에 님이 계시거늘

나는 밖에서, 나 밖에서 님을 찾아

당신의 아리따운 피조물 속으로 더러운 몸을 쑤셔 넣었사오니!

님은 나와 같이 계시건만

나는 님과 함께 아니 있었나이다.

 

부르시고 지르시는 소리로 절벽이던 내 귀를 트이시고,

비추시고 밝히시사 눈멀음을 쫓으시니,

향내음 풍기실 제 나는 맡고 님 그리며,

님 한 번 맛본 뒤로 기갈 더욱 느끼옵고,

님이 한 번 만지시매

위없는 기쁨에 마음이 살라지나이다.“(고백록 제 10권 제 27장)